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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1987> 관객 수와 문재인 지지율
영화는 영화다… 진영 유불리 따지는 정치적 해석은 ´시대착오´
2018년 01월 17일 16:16:32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영화 <1987> 포스터 ⓒ CJ엔터테인먼트

영화 <1987>이 개봉한지 3주 만에 600만 관객 수를 돌파했다. 

<1987>은 30년 전인 1987년 1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용기를 다룬 드라마다. 당시 진실을 알리려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희생은 결국 군사독재 정권의 종언을 고하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촉발시켰다.

개봉 4주차에 들어선 현재 <1987>은 1300만명을 동원한 <신과함께-죄와 벌>을 제치고 9일 연속 영진위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러한 <1987>의 묵묵한 흥행 기세의 중심에는 진정성 있는 배우들의 열연과 감독의 농밀한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실화를 바탕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역사의 울림이 있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가 늘어나면서 어느 순간 사회고발극이나 정치적 지향성을 갖는 장르도 우리들 한가운데 굳건히 자리 잡았다.

대표적으로 2011년에 개봉돼 사회적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던 <도가니>가 우리의 치부를 드러냈다면, 2013년의 끄트머리를 장식했던 <변호인>은 노무현이라는 한 정치인의 모습을 통해 당시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도를 끄집어냈다.

<변호인>은 관객 수 1100만 명이 넘는 흥행 성적을 기록했지만, 한편으론 박근혜 정부라는 당대 상황과 맞물려 우리를 보수와 진보로 이분화 시키는 척도가 되기도 했다.

   
▲ 영화 <변호인> 포스터 ⓒ NEW

집권 세력의 눈 밖에 난 <변호인> 제작 관계자들이 불이익을 받았다는 후문이 일었다. <변호인>은 감독과 주연 배우가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했다. 

영화의 힘은 위대하다. 30년 전의 고문치사 사건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 놓는 계기가 됐듯, 영화 또한 사회적 메시지와 함께 우리의 일면과 자화상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 더 이상 이 나라가 작위적으로 갈라지는 어리석은 과거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한다.

<1987>은 어찌 보면 30년 전을 살았던 우리 모두가 역사의 희생자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만, 거대한 흐름에 역행하려는 역사의 패배자가 있었음을 내세운다.

지난 <변호인>이 상영됐던 시기, 당시의 정치인들은 한 편의 영화에 얼마나 깊은 정치적 함의를 부여하며, 사회 구성원들을 ‘갈라치기’ 하는 데에 성공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안보나 민주화를 내세워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짓이 더 이상 소용되진 않을 것이다.

이미 600만을 동원한 <1987>을 대통령이 관람하며 눈물을 흘렸다 해서 화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1987>이 정점을 향해 치닫던 지난 2주 동안 문 대통령의 취임 36주차 국정수행 지지도는 70.6%을 기록해 여전히 70%대에 머무르고 있다. 차라리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논란이 문 대통령의 지지도에 약간이나마 영향을 주었을 뿐이다.

   
▲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율은 <1987>이 흥행 가도를 달렸던 올 초에도 여전히 7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리얼미터

더 이상 특정 영화는 위정자들에 의해서 국민을 우매하게 만들지도 못하며, 그만큼 정치에 이용할 수도 없다. 그저 우리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감성의 산물일 뿐이다.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경찰청장이 <1987>을 보고 눈물 흘린 사실을 놓고 호들갑스럽다는 일부 매체의 삐딱한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30년 전이나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던,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자연인으로서 가슴 뻐근한 통증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게 아닌가. 그것이 영화의 힘이고, 사람이다.

<1987>은 그런 힘을 지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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