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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기억해야 할 YS와 IMF
<기자수첩> 암호화폐 사태, 보다 신중히 대처해야
경제적 사고(事故) 엔 개혁정치도 묻힐 수 있어
2018년 01월 18일 19:01:49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17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설치된 전광판에 가상화폐 가격이 표기되고 있다. ⓒ뉴시스

암호화폐 폭락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의 거래소 폐쇄 발언이 결정적이었다. 여론은 이와 관련해서 여전히 논쟁 중이지만, 일각에선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한 누리꾼은 “정부가 경제를 살리지 못할망정 위기의 불을 당겼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지구의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미지의 상황에서, 정부의 입장을 평가하긴 이르다. 그러나 한번 돌이켜 봐야 할 사태가 있다. 바로 문민정부의 ‘IMF’ 사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와 유사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탈권위적 행보, 과감한 적폐청산 드라이브, 그리고 임기 초반의 고공 지지율까지. 우연하게도 동향(同鄕)의 두 대통령이 선보인 새 정부는 매력 넘치는 첫 발을 뗐다. (관련기사 :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709)

그런데 YS의 임기 말은 평탄치 못했다. 결정적으로 IMF 구제금융 사태로 인해, 역대 가장 낮은 지지율로 쓸쓸한 퇴장을 해야 했다. YS는 퇴임사에서 “영광의 순간은 짧았고, 고뇌의 시간은 길었다”는 말을 남겼다. YS가 평생을 바쳐 쌓아 온 민주투사의 이미지와, 한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던 과감한 개혁들은 대부분 잊혀졌다. 사람들은 YS를 IMF로 기억하게 됐다.

사실 IMF가 전적으로 YS와 문민정부의 문제였느냐는 것에 대해선 최근 들어 재평가가 이뤄지는 분위기다. 여와 야,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증언이 존재한다. 한 예로, 한국당 이성헌 전 의원은 지난해 10월 기자와 만난 자리서 “사실 IMF는 노태우 정권에서 난립한 단자회사들 때문에 일어났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원인을 따져 들어가기 전에, 문민정부 말 터진 경제적 대형사고(事故)이니 만큼 그 책임은 국가의 수장이었던 YS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암호화폐는 냉정하게 말해 문재인 정부에서 태어난 정책이나, 기획이 아니다. 당연하게도 정부에게 투자자들의 자금을 보호해줄 의무는 없다. 사회적으로 거대한 현상이 벌어졌고, 정부는 사태를 관망하다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서’ 결국 움직였다. 이조차도 직접적인 행동이라기보다는 강력한 경고에 가깝다.

그러나 정부의 책임 폭은 넓다. 정부가 국민들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것처럼, 국민에 대해 일정 부분의 책임을 늘 가지고 있는 것이 정부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도 암호화폐에 대해, 거래소 폐쇄 같은 극약처방성 언급보다 규제안부터 발표하는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을 하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무엇보다 기자가 우려하는 부분은, 암호화폐 사태로 인해 문재인 정부의 개혁행보마저 제동이 걸리거나 영향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문민정부는 다행히 몇 가지 개혁을 완수한 뒤에 일이 벌어졌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제 시작하는 시점이다.

YS는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지만, 지금도 일부 사람들은 마치 YS가 자신의 회사를 망하게 하거나 돈을 잃게 했다는 투로 말한다. 암호화폐도 마찬가지다. 일부 투자자들은 마치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의 돈을 잃게 만들었다는 식의 주장을 펼친다. 억울할 수도 있지만 정부가 안고 가야 할 딜레마다.

IMF 사태가 이미 임기가 끝난 YS와 문민정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임기를 시작하는 문재인 정부는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암호화폐가 가져온 혼란에 대해, 빠른 속도보다 신중한 대처, 그리고 친절한 설명으로 여론을 다독이고 반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억울하게도’ 문재인 정부의 다른 훌륭한 행보들마저 발목 잡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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