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KB금융 ‘사외이사’
스크롤 이동 상태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KB금융 ‘사외이사’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8.01.22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지난해 11월 20일 KB금융지주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에게 질의하는 모습.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KB금융지주가 금융감독원에 사외이사 관련, 잘못된 보고를 했던 사실이 밝혀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울러 노조에서도 ‘회전문 인사’를 막겠다는 취지에서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만큼 당분간 잡음은 지속될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KB금융에 자체 점검을 지시했다. 이번 점검은 KB금융이 금감원에 사외이사 평가결과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실무자 개인의 실수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사건은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B금융은 금감원에 사외이사 평가문서를 전달하며 사외이사 가운데 A씨가 중간 점수, B씨가 최하 점수를 받았다고 구두 보고했다. 매년 금융사들이 금감원 측에 사외이사의 활동내역과 평가결과 등을 전달해왔던 만큼, 일상적인 업무보고였다.

문제는 금감원의 현장점검을 통해 A씨가 최하 점수, B씨가 중간 점수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구두 보고를 통해 최하 점수라고 알려졌던 B씨는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아 올해 3월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는 사외이사다. 반면 실상은 최하 점수지만, 중간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고됐던 A씨는 연임할 예정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사외이사 연임에 있어 경영진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A씨는 경영진에 우호적인 사외이사였지만, B씨의 경우 이사회에서 자주 반대 의사를 피력했던 인물”이라며 “실무자 개인의 실수일수도 있겠지만 정황상으로만 보면 경영진과 관계가 불편한 사외이사에게 불이익을 준 것으로 오해할 만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감원이 금융지주사들에 대해 지배구조검사를 시행한다는 점도 경영진 개입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금감원은 금일(22일)부터 KB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등에 대해 지배구조검사를 실시한다. 이번 검사는 회장직 선출, 사외이사 선임 등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이와 관련 KB금융 관계자는 “(금감원의 지배구조검사가) 사외이사 허위 보고건과 관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당국에서 금융지주사들을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후 일정이 조율되면서 전 금융지주사를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한 것이지, 우리 하나만을 바라보고 감사하는 것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이 가운데,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이하 노협)와 우리사주조합도 회전문 인사가 반복되는 상황을 막겠다며,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선임 및 정관개정에 나선 상태이다. 회전문 인사란 ‘회장이 사외이사를 뽑고, 다시 사외이사가 회장을 뽑는’ 금융지주사들의 행태를 비판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이번 주주제안에는 △낙하산 인사의 이사진 선임 배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의 대표이사 배제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 세 건의 안건이 포함됐으며, 주주제안을 할 사외이사 후보는 숙명여대 경영학부 권순원 교수로 확정됐다.

KB국민은행지부 박홍배 위원장은 “KB금융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는 포장만 요란할 뿐 실제로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사외이사 예비후보 풀(Long List)과 인선자문위원 선정이 불투명한 점, 그리고 회장이 직접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참가하는 등 모든 과정에서 사실상 대표이사 회장의 손바닥 위에 있다는 점에서 ‘셀프 연임’, ‘참호 구축’ 등으로 비판 받았던 지난 회장 후보 선임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