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닮은 홍준표의 '삐뚤어진 언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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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닮은 홍준표의 '삐뚤어진 언론관'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8.01.23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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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洪, 불편한 질문은 피하고 특정 언론사에 빈정거리는 태도
겉은 文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형식, 태도는 "나가라"고 외치는 트럼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언론관’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 때 홍 대표가 기자들을 향해 내뱉은 말 때문이다. ⓒ 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언론관’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 때 홍 대표가 기자들을 향해 답한 말 때문이다.

홍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도중 기자들과 질의응답 도중 ‘대구시장 홍 대표 출마설과 최근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임명’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전국적 선거를 총괄 지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원 보궐선거나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며 “더 이상 그 질문은 하지 마라”고 일갈했다.

이어 또 다른 기자가 ‘기자한테 이런 질문은 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씀하셨고, 그전에도 KNN, SBS 관련한 발언으로 (홍 대표의)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홍 대표는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그건 대답하지 않겠다”고 대답을 회피했다.

‘평소 막말 논란에 많이 휩싸였다. 막말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질문에는 “내가 뭘 막말을 했나. 막말한 사례를 이야기해주면 내가 대답하겠다”고 톡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가장 상처받는 것이 팩트다. 허위로 이야기를 하면 절대 상처를 안 받는다. 철부지들은 그게 막말로 보이는 것”이라고 ‘막말 논란’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처럼 홍 대표는 본인에게 불리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는 언론사 기자의 질문을 받고서는 “오마이뉴스도 우리당에 출입하나? 아이고, 죄송합니다”라며 빈정대는 태도를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홍 대표가 ‘삐뚤어진 언론관’을 보여준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는 “KNN, SBS를 좌파정권에 빼앗겼다”라고 말했고, 지난 8일 ‘경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는 “이명박 정권 때 MBC가 하도 좌편향 방송을 해서 당시 원내대표였던 제가 종편을 만들었는데, 전부 저쪽으로 넘어갔다. 나중에 우리가 집권하면 (종편) 절반을 없애야겠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1년에는 한 기자로부터 ‘삼화저축은행 불법자금 홍준표 유입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너 진짜 맞는 수가 있다”며 폭언까지 서슴치 않았다.

이와 같은 홍 대표의 언론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마련된 언론 공개 행사에서 CNN 기자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거지소굴’ 발언과 관련된 질문을 하자 손가락으로 기자를 지목하며 “OUT(나가라)”이라고 외쳤다. 당시 지목당한 기자는 평소 트럼프 대통령과 종종 설전을 주고받는 기자였다.

작년 7월에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CNN은 가짜뉴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CNN 로고가 얼굴에 합성된 남성을 트럼프 대통령이 바닥에 때려눕히는 장면이 나오는 28초 분량의 영상을 게재해 크게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CNN은 성명을 내고 “오늘은 미국 대통령이 언론인에 대한 폭력을 조장한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언론에 대해서는 ‘가짜뉴스(fake news)’라는 딱지를 지속적으로 붙이며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
 
지난 22일 홍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은 국내여론과 외신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처럼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받지 않고 즉석에서 기자를 지목하고 답변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날 홍 대표가 보여준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적‧왜곡된 언론관’을 보는 것 같아 불편함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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