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20 화 18:31
> 뉴스 > 오피니언 > 기자수첩
     
문재인 정부의 ´통일인식´에 대한 잘못된 계산
<기자수첩> 남북 단일팀, 왜 지지율 하락을 불렀나
2018년 01월 26 15:10:46 김병묵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국민 상당수가 다양한 논란거리에도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행보에 환호하는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때부터 내걸었던 슬로건, ‘평등한 기회’‘공정한 과정’‘정의로운 결과’에 있다. ‘통일’은 이제 더 이상 이러한 슬로건을 초월할 만큼의 만능 단어가 아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60% 대로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64%를 기록했다.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문재인 정부가 주춤하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한 가지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대응 문제고 다른 하나는 바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단일팀 등을 진행하면서 일어난 잡음이다.

특히 남북 단일팀 관련, 동일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이 국정을 ‘잘못 수행하고 있다’는 27%의 응답 중 ‘평창 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동시 입장(25%)’이 꼽혔다.

남북 단일팀은 엄밀히 말해 정치적 공세를 펼칠 만한 사안은 못 된다. 이미 한국당 등, 현 야당들도 지난 정권 당시엔 남북 단일팀을 주장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과정이었다. 지난해 6월, 국회 추경연설에서 최초의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이는 등 소통을 강조했던 문재인 정부의 모습이 아니었다.

물론 북한과의 관계는 워낙에 예측이 쉽지 않기에, 문재인 정부라고 한들 준비하기 어려웠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이는 핵심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통일에 대한 인식이다.

분단이래 통일은 기본적으로 전 국가적인 목표였고, 또 염원이었다. 기자가 학창시절을 보낸 1990년대에도, 통일은 반드시 풀어야 하는 한국의 마지막 숙제라고 배워왔다. 하지만 통일에 대한 인식은, 세대마다 아주 달라진 지가 오래다.

이러한 경향은 정치권에서 보다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자가 만난 원로정치인들 상당수가 자신의 마지막 목표를 통일에 대한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보다 조금 젊은 세대의 현역 정치인들은 통일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혹은 한국의 성장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경제적 돌파구로서의 통일을 논한다.

결정적으로 소위 2030이라고 묶어 부르는 젊은 층에게, 통일은 우리에게 상당히 객관적인 실리(實利)를 가져다주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행위가 됐다. 특히 젊은 층은 무리한 통일에 대해 맹목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 분단 이전에 대한 기억도 전무한데다, 지금 당장 겪고 있는 삶의 체감적 무게만도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이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 단일팀 성사, 그 자체로 큰 박수를 받을 것이라는 오판을 한 게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까지 충분한 설명을 곁들인 행보를 이어온 문 정부의 기획력이 갑자기 이렇게 일시에 무너지긴 어렵다. 심지어 야권 정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5일 기자와 만나 “운동권 출신 인사가 청와대에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냐고 농담하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엔 일본 극우나 야당이 거는 프레임인 ‘평양 올림픽’ 같은 변수는 크지 않아 보인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통해 체제 선전을 한다’‘국정원이 현송월을 모신다’같은 주장을 한다고 해서 거기에 넘어갈 국민들이 많다고 여기는 것은 이미 시대착오다.

다만 오히려 문재인 정부는 지지층의 자신들에게 거는 기대에 대해, 일부 잘못 읽고 있음을 보이며 신뢰도를 소폭이나마 떨어뜨렸다. 그리고 그것은 즉각적인 수치로 나타났다.

물론 문재인 정부도 억울할 수 있다. 평화는 전쟁과 달리, 유지되는 것이지 새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결단이었을 가능성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안에 비해 설명도, 소통도 부족했다.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실수를 한 적 없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실언성 발언도 이와 유사한 맥락이다.

국민 상당수가 다양한 논란거리에도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행보에 환호하는 이유는 문 대통령이 후보 때부터 내걸었던 슬로건, ‘평등한 기회’‘공정한 과정’‘정의로운 결과’에 있다. ‘통일’은 이제 더 이상 이러한 스스로의 슬로건을 초월할 만큼의 만능 단어가 아니다.

*본 기사가 인용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담당업무 : 국회 및 더불어민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行人臨發又開封
     관련기사
· [정치오늘] 유승민 “소득주도성장 쓰레기통에… 靑 운동권 북한에 씌어”
· [이병도의 時代架橋] 권력기관 적폐, 본질적 청산 계기로
· [포토오늘] 보수단체, ‘평창올림픽 한반도기 사용 규탄’ 집회
· [만평] 평화와 평양의 대결장, 평창올림픽
ⓒ 시사ON(http://www.sisao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문사소개 | 회사위치 | 광고안내 | 제휴안내 | 기사제보 | 구독자불편신고 | (정기)구독신청 | 저작권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
시사오늘 : 121-844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 16길 14 (성산동 113-3, 명문빌딩 3층) : 전화 02)335-7114 : 팩스 02)335-7116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다07947ㅣ등록일자 2008년 3월 17일
-------------------------------------------------------------------------------------------------
시사ON : 발행·편집인 정하균ㅣ정기간행물 서울아01018ㅣ등록일자 2009년 11월 6일ㅣ청소년보호책임자 정하균
Copyright 2005 펜과오늘.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isa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