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평당 흡수론…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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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민평당 흡수론…손익계산서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1.29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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得 : 의석으로 실리…통합신당에 간접타격
失 : 선명성 흐려지고 ´호남 집안싸움´ 우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일각에선 민주평화당의 마지막 행선지가 더불어민주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만약 민주당이 민평당을 흡수한다면 그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통합신당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민주평화당 창당을 준비하는 통합 반대파에 눈길이 쏠린다. 민평당엔 지금까지 17명의 국민의당 국회의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 중 지역구 의원들만도 14인이다.

그런데 민평당의 마지막 행선지가 민주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지역구 15개가 모두 호남지역인 민평당의 입장에서, 결국엔 압도적인 지지율로 호남의 지지율을 되찾은 민주당과의 통합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원래 민주당으로부터 분리돼 나온 데서 출발한 당임을 생각하면 간단하진 않다. 만약 민주당이 민평당을 흡수한다면 그 손익계산서는 어떻게 될까.

得 : 의석으로 실리…통합신당에 간접타격

우선 의석이다. 121석의 민주당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118석)과 3석이라는 근소한 우위를 지키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의원의 출전 여부에 따라 기호가 바뀔 만큼의 작은 차이다. 다수여당으로서의 입지를 지키고, 문재인 정부의 행보에 힘을 싣기 위해선 의석이 더 필요하다.

최소 14석, 최대 17석까지도 바라보고 있는 민평당의 흡수는 그런 측면에서 민주당에 강한 실리를 가져다줄 수 있다. 한국당이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의석수는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을 포함해, 확정된 재보선 지역을 모두 합쳐도 6석이다. 산술적으로 바른정당 전체를 모두 흡수해야 추가 의석이 15석이 되는데,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이 민평당을 흡수할 경우, 어지간한 변수가 없이는 다음 총선까지 수적 우위를 굳히는 셈이다.

그리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추진 중인 통합신당에도 간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중도 보수표를 겨냥한 통합신당은 창당 전부터 심상찮은 기세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마다 다르지만, 지난 24일 한 조사에선 통합신당은 한국당의 지지율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 반대파인 민평당의 흡수는 호남에서 기반을 다지고, 통합신당을 호남에서 떼 낼 명분이 될 수 있다. 큰 틀에서 여전히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있는 한국 정치지형이다. 민평당의 흡수로 보수진영으로 통합신당을 가두면서, 진보진영의 파이를 독식할 수도 있는 기회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애초에 갈라섰을 때를 감안하면, 그분들(민평당)과 함께 해야 할 이유를 찾을수는 없다”면서도“정치공학적으로, 그리고 민주당의 최종목적을 위해서는 한 석이라도 아쉬운 상황이 맞다. 진정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영원히 함께 못할 것도 없다”고 전했다.

失 : 선명성 흐려지고 ‘호남 집안싸움’ 우려

반면 민평당 흡수에 성공한다고 해서 꼭 민주당에게 좋은 일만 있으리란 법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명성 문제다. 국민의당의 호남파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 시절 당을 깨고 나간 장본인들이다. 얻을 실리가 크지만 잃을 명분도 적지 않다.

게다가 현재 민주당의 고공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한 지지세력이다. 특히 강경 지지파는 국민의당을 고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 호남계 의원들을 반갑게 맞아줄리 만무하다. 최악의 경우 지지율의 하락을 각오해야 한다.

내부 교통 정리도 문제시 될 수 있다. 이미 한국당이 한바탕 홍역을 치르며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를 보여줬다. 한국당에선 바른정당으로 떠났던 이들이 복당하면서, 새로운 지역위원장들과의 충돌이 일어난 바 있다.

갈라져 있던 시간이 긴 민주당은 훨씬 심하다. 호남엔 지난 총선서 아예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당 후보로, 충돌한 바 있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당내 잡음을 피할 수 있는 확률은 희박하다.

광주 여권의 한 관계자는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자기 편할대로 당을 나갔다 들어갔다 아주 호남 민심이 우습지 않고서야 그럴 수 있겠나”라면서 “지난 총선 당시 저쪽(국민의당)의 행보에 치를 떠는 당원들이 꽤 많다”고 전했다.

▲ 지난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1간담회의실에서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조배숙 창당추진위원장(가운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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