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인물이 없다…“이인제·김용태·조경태 너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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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인물이 없다…“이인제·김용태·조경태 너마저…”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1.31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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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지지율-인재영입 실패-낮은 지지율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 형성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현 상황을 “당 지지율이 낮으니까 저명인사들이 입당을 안 하시려고 하고, 경쟁력 있는 현역 의원들도 안 나서려고 하니까 국민들은 외면하는 악순환”이라고 진단했다 ⓒ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6·13 지방선거는 자유한국당에게 극도로 불리한 구도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궤멸되다시피 한 보수 세력이 채 복원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도 ‘정권 심판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집권 초반 선거는 여당에게 유리한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인재 영입’이다. 지역 일꾼을 선출하는 선거 특성상, 지방선거는 인물 선거 경향이 강했다.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새 인물로 바람을 일으킨다면, 불리한 구도를 뒤집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홍준표 대표가 직접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외부 인사 ‘안 오고’ 내부 인사 ‘안 나가고’

그러나 현실적으로 구도와 인물을 떼어놓고 생각하기는 불가능하다. 구도가 불리하면 당선 확률은 낮아지고, 당선 확률이 낮은 정당은 인물 영입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도 한국당이 겪고 있는 인물난(人物難)은 이 자연스러운 매커니즘이 가져온 결과물이다.

당초 홍 대표는 홍정욱 전 의원, 장제국 동서대 총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의 ‘새 얼굴’을 영입해 지방선거의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었다. 한때 대권 잠룡(潛龍)으로까지 평가됐던 홍 전 의원과 안 전 대법관, 지역 사회에서 평판이 좋은 장 총장을 서울과 PK(부산·경남)에 공천하면 ‘인물론’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홍 대표의 구상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홍 전 의원과 장 총장, 안 전 대법관은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자 약속이나 한 듯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외에도 한국당이 탐냈던 저명인사들은 하나같이 출마에 난색을 표했다. 홍 대표 스스로도 “현재 (한국당) 지지율이 낮은 편이니 인재난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인정했을 정도다.

인물난은 외부 인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홍 전 의원, 장 총장, 안 전 대법관 등의 영입이 무산된 뒤, 홍 대표는 조경태 의원과 이주영 의원, 박완수 의원 등 경쟁력 있는 당내 중진 의원들에게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역시 저마다의 이유로 고사(固辭)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더 나아가 김용태 서울시장 출마설와 이인제 충남지사 출마설이 흘러나왔지만 본인들은 "출마 얘기는 소설이다"며 고사했다.

홍 대표가 29일 “지방선거 패배하면 홍준표가 물러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여러분이 다 망한다”고 일갈한 배경이다.

쇄신 없이 측근·현역 중심 출마…악순환 고리

결국 홍 대표는 자신의 측근과 현역 단체장을 중심으로 지방선거 후보 라인업(Line up)을 구축하고 있다. 부산시장에는 현역인 서병수 시장이 재선(再選)에 도전하는 분위기고, 인천과 울산에도 각각 유정복·김기현 시장이 재공천될 전망이다. 경남지사 후보로는 경남도 행정부지사를 지낸 ‘친홍(親洪)’ 윤한홍 의원이 거론된다. 또 한 명의 홍준표계 인사인 이종혁 전 최고위원도 부산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문제는 이들의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각종 여론조사 가상대결 결과에 따르면, 서병수 시장과 유정복 시장은 모두 민주당 후보들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대표가 ‘젖은 장작’이라고 표현했던 윤한홍 의원 지지율도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안으로 내세운 후보들의 경우, ‘바람’을 일으키기에는 인지도나 영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한국당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새 인물’ 수혈로 당을 환골탈태(換骨奪胎)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현역과 홍 대표 측근들이 등판하자, 당 지지율도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낮은 지지율이 인물난을 가져오고, 새 인물 영입이 이뤄지지 않으니 지지율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31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홍 대표가 진짜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진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당 지지율이 낮으니까 저명인사들이 입당을 안 하시려고 하고, 경쟁력 있는 현역 의원들도 (지방선거에) 안 나서려고 하니까 국민들은 외면하는 악순환”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름값 있는 분들이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마음으로 나서주셔야 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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