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남매 희비]'옥중' 이재용, 이부진·이서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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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3남매 희비]'옥중' 이재용, 이부진·이서현 앞섰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2.01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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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해진 오너 리스크, 총수 없으니 더 잘나가는 삼성
'전문경영인체제'·'오너일가 배제 지배구조 개편' 목소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루며 동생인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을 앞질렀다. ⓒ 삼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을 앞섰다. 오너 공백 속에서도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룬 반면, 호텔신라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오너일가를 배제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나온다. 오너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무색해진 데다, 오히려 총수가 없을 때 더 실적이 낫지 않느냐는 지적도 일각서 제기된다.

이재용 '활짝'·이부진 '안개'·이서현 '훌쩍'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 연결기준 잠정 매출 239조5754억 원, 영업이익 53조645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7%. 83.5% 오른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률도 22.4%로 집계됐다. 모두 역대 최대다.

당초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의 부재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확대가 지난해 실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앓는 소리에 그친 셈이 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반도체 시장의 역대급 호조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건 맞지만 총수 부재 영향은 앞으로 5년을 지켜봐야 한다"며 "오너 리스크가 장기화 되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옥중에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좋은 성적표를 받은 반면, 그의 두 동생인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자유롭게' 이끌고 있는 호텔신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다소 힘겨운 눈치다.

공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매출 4조115억 원, 영업이익 730억 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8.0%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7.4%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9.1% 감소했다. 이는 업계의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지속된 국내 경기 불황과 중국발(發) 사드 경제보복 후폭풍 영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지만, 일각에서는 호텔신라가 신사업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 특성상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부진 사장이 야심 차게 내세운 해외면세점, 신라스테이 등 신사업이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한 1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매출 1조7496억 원, 영업이익 32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삼성물산 측은 "브랜드 효율화 영향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수익성 개선으로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 당시 매출을 매년 10% 이상 늘리고 오는 2020년까지 매출 6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이서현 책임론도 나온다. 이서현 사장이 야심 차게 준비한 에잇세컨즈, 준지 등 해외시장 겨냥 브랜드가 이렇다 할 실적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 호텔신라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고전 등을 감안하면 국정농단 사건 이후 삼성그룹 측이 우려한 오너 리스크가 무색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삼성은 이건희 회장 공백기 당시에도 이학수 체제 때 더 잘나갔고, 지금도 비슷한 흐름"이라며 "강력한 1인 리더십이 아니라 각 부문 전문가들의 집단 지성을 활용한 경영방식이 더 합리적이라는 방증이다. 50대 전문경영인들이 삼성을 진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연일 압박을 가하고 있지 않느냐"며 "삼성이 오너-전문경영인 병행이 아닌 완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오너일가를 배제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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