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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구단주 GS 허창수의 '베트남 뜬금포'
<기자수첩>홍보효과 얻고, 마음 잃고…축구영웅 이용 스포츠 마케팅 '자충수'
2018년 02월 07일 12:49:43 박근홍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프로축구 K리그 유명구단 FC 서울 구단주인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에 격려금 명목으로 약 5700만 원을 전달했다.

허 회장이 베트남 축구 대표팀에 거액을 전달한 이유는 박항서 감독과 이영진 수석코치 때문이다. 박 감독과 이 코치는 FC 서울의 전신인 럭키 금성, LG 치타스 등에서 선수·코치로 활약한 바 있다. 허 회장은 1998년 LG 치타스 구단주로 취임한 이후 FC 서울 구단주까지 20년 간 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GS그룹 측은 2018 AFC U-23 축구대회에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준우승의 쾌거를 거둔 박 감독, 이 코치와 허 회장의 깊은 인연을 격려금 전달의 명분으로 내세워,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잠재적인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은 잃은 눈치다. 허 회장의 격려금 전달 관련 기사에는 'FC 서울 투자는 언제하느냐', '뜬금없이 타국 국가대표팀에 왜 격려금을 주느냐', '남의 나라에 투자하지 말고 안에 있는 사람부터 잡으라'는 식의 비판적 댓글이 무수하게 달렸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쌀딩크' 박항서 감독의 국위선양에 편승한 진정성 없는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허 회장이 구단주로 있는 FC 서울은 지난 시즌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됐다. 최근에는 팀의 상징이자, K리그 레전드 데얀을 최대 라이벌 수원 삼성에 넘겨줬다.

기부금이 뚝 떨어진 것도 눈총을 살 만한 대목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과 재벌닷컴에 따르면 GS그룹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부금은 전년 동기 대비 33.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GS의 광고선전비는 48.9% 올랐다.

허 회장의 베트남 축구 대표팀 격려금 전달이 뜬금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축구영웅을 이용한 스포츠 마케팅이 되레 자충수가 된 셈이다.

   
▲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격려금 전달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누리꾼들의 반응이 부정 일색이다 ⓒ 네이버 캡처

이 같은 사례는 GS그룹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재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에 나섰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조현아 땅콩회항'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 기업 수장들이 국가적 행사에 총출동하자, 누리꾼들은 '시작부터 적폐 올림픽', '돈·권력이면 다 되는 세상'이라는 비아냥거림을 서슴지 않았다.

한화그룹이 한화건설의 이라크인 직원 오사마 아야드씨를 성화봉송 주자를 내세우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김승연 회장이 직접 나섰다면 아마 앞선 세 기업 CEO들과 같은 비판을 받았을 것이다.

지난 5일 세계를 놀라게 한 판결로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복귀 후 첫 행보로 평창행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상당함을 감안하면, 이 또한 홍보효과만 노리다가 마음을 잃는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이 왜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보는 경영의 묘(妙)를 살리지 못하는 것인지,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다. 자기 자신을 띄우기에만 급급한 재벌 오너일가들이 성찰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및 IT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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