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갈림길 선' 금호타이어, 노사 갈등 여전…부도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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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갈림길 선' 금호타이어, 노사 갈등 여전…부도 맞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02.07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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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데드라인 2월 말 '코앞'…속타는 사측, 노조에 고통분담 호소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에서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노동자들이 자구안 철폐 구조조정 반대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모습. ⓒ 뉴시스

금호타이어가 이달 말까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사간 입장차가 극명하게 엇갈리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사측에서는 생존을 위한 고통 분담을 호소하며 자구 노력에 매진하고 있지만 노조에서는 이에 반발, 강경하게 맞서며 투쟁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오는 2월 말까지 노사간 자구안을 도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이하 채권단)와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서(MOU)를 체결해야 부도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이는 채권단이 지난 1월 실무 회의를 통해 금호타이어의 외부 자본 유치를 위한 소요 기간을 감안, 차입금 만기 1년 연장과 이자율 인하 등의 유동성 지원 방안을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이러한 대책이 발효되기 위해서는 금호타이어가 노사 자구안 합의를 이끌어낸 후 채권단과 안건 결의기준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MOU를 맺어야만 한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다.

이에 금호타이어 사측은 임금체계 개선·삭감, 경영개선 절차 기간 중 임금동결, 복리후생 항목 조정 등을 담은 자구안을 노조에 제시, 고통 분담을 통한 경영 위기 극복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사측은 조직·임원 감축을 비롯해 일반직 희망퇴직, 특수관계자 거래 개선, 해외 영업망 정비 등의 자구노력을 이행, 이미 500억 원 수준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사측은 미지급된 두 달치임금 가운데 한 달분인 180억 원을 당좌대월로 마련, 우선 지급하는 등 임직원 처우와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의 적극적인 경영정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해당 자구안 수용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을 근로자들에 전가하는 꼴이라며, 반대 의사를 고수하고 있는 것.
 
노조는 지난해 12월 29일, 올해 1월 24일에 걸쳐 두 차례 상경 투쟁을 벌이는 등 자구안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송강 금호타이어 노조 곡성지회장은 최근 CBS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도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요구한다는 것은 정리해고의 사전 수순으로 볼 수 밖에 없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6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열린 2016 임단협 46차 본교섭 자리에서도 되풀이, 노사간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여실히 노출했다는 평가다. 여전히 자구안을 둘러싼 노사간 입장차가 크다 보니 협상은 진전없이 끝났고, 오히려 2월 말로 다가온 채권단의 경영 정상화 지원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만 키웠다는 것이다.

때문에 사측은 노조가 투쟁에서 벗어나 전향적인 태도와 함께 용단을 내려주길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노조가 자구안에 합의해주지 않는 이상 회사는 P플랜 등의 부도 위기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 급여조차 줄 수 없는 경영 환경에서 노조가 당장의 고용·임금 유지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회사 생존과 미래에 우선 순위를 두는 등의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도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회생 가능한 기회를 준 만큼 노사 합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를 거듭할 수록 업체들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시점에 금호타이어만이 경영 위기, 노사 관계에 발목을 잡혀 뒤쳐지고 있다. 향후 정상화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경영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며 "노조 역시 진정성 있는 자구 노력에 동참해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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