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식품·유통업계의 아슬아슬한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올림픽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사용해 교묘하게 규제를 피해나가는 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앰부시 마케팅이란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이 간접적으로 자사 광고나 제품 홍보 활동을 벌이는 행위를 뜻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식재산권과 함께 거액을 후원한 공식 스폰서 기업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공식 후원사 이외의 업체에서는 ‘평창’, ‘올림픽’ 등의 단어를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평창올림픽 특별법 개정안에도 대회 관련 상징물과 표어, 음악 등 혹은 이와 유사한 것을 조직위원회의 승인 없이 사용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올림픽 특수를 노리는 대다수 업체들은 직접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단어 대신 ‘겨울축제’, ‘응원’ 등의 문구를 활용해 각종 이벤트·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문구의 연관성뿐만 아니라 이벤트 기간도 대부분 2월 한 달 내로 올림픽이 연상될 수밖에 없다. 

피자헛은 지난 5일부터 겨울 시즌을 맞아 프리미엄 피자를 주문하는 고객에게 치즈 토핑 또는 콜라 음료를 추가 증정하는 ‘팽창 투게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모션 기간은 오는 25일까지다. 

이 프로모션은 프리미엄 피자 주문 시 간단한 쿠폰코드를 입력하면 치즈토핑 또는 콜라를 무료로 추가 증정하는 이벤트다. 피자헛 측은 축제 분위기가 가득한 올 겨울 피자헛과 함께 즐거움이 ‘팽창’되길 바라며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올림픽, 평창 등의 용어 대신 축제, 팽창이라는 문구를 교묘하게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평창과 발음이 비슷한 팽창은 최근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국가대표 팽창 롱패딩’을 판매하며 앰부시 마케팅 논란이 일기도 한 용어다. 당시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평창 롱패딩이 열풍을 일으키자 위메프가 이에 편승하려 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더욱이 해당 제품의 상세정보란에는 ‘금메달의 염원이 담긴 가격’, ‘국가대표 롱패딩 입고 대한민국을 응원하세요’ 등의 홍보 문구도 쓰여 있어 소비자 혼란을 부추겼다. 논란이 일자 위메프는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했으며 올림픽조직위원회는 위메프에 경고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프랜차이즈 또봉이통닭도 앰부시 마케팅 논란에 휩싸였다. 새해 첫 ‘착한 경영’의 일환으로 진행한 이벤트 ‘평창 동계 올림픽 또봉이가 응원합니다’가 문제가 됐다. 

또봉이통닭은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6개 품목을 5% 할인 판매하며,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당일에는 할인폭을 15%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중 평창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 금메달 등 올림픽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단어가 논란이 됐다. 특히 판촉물 이미지에 쓰인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 등의 용어는 색상을 달리하거나 글씨를 크게 만드는 등 강조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앰부시 마케팅은 대가는 치르지 않고 올림픽 특수만을 노린 무임승차 행위나 다름없다”며 “일종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인 만큼 제대로 된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지예 기자 sisaon@sisaon.co.kr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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