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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 이사장 사퇴와 문재인 정권 '관치' 적폐
〈기자수첩〉촛불 염원으로 탄생한 정부, 국민 기대감에 역행하나
2018년 02월 09일 15:33:26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 뉴시스

지난 5일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의 황록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임기가 절반도 더 남은 황 이사장의 사퇴 결심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더 의아한 점은 금융위가 이미 지난달 말에 신보에 이사장 신규 선임을 위한 임추위의 구성을 지시했다는 신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미 정부쪽에서는 황 이사장의 사퇴 압박 수위를 최대로 높였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황 이사장에 대한 신보 조직 내부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물론 그도 2016년 취임 당시 친여권 성향의 인물로 지적돼 신보 노조의 반발을 샀었다. 신보 노조는 황 이사장에 대한 검증을 별렀다. 그러나 결국 황 이사장의 소통 능력과 업무추진력은 조직원들의 인정을 받았다.

국민은 투명한 과정으로 능력과 소신 있는 인사를 중용하길 바란다. 이전 정권에서 임용됐더라도 조직을 운영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면 같이 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임기제의 개념이다.

물론 '적폐 청산'과 개혁을 위해선 문제 있는 인사들에 대한 문책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개인의 역량이나 소신과는 상관없이 정권교체기마다 실행되는 공공기관장 인사는 재고돼야 한다.

일찌감치 문재인 정부는 적폐 청산을 내세우며 국정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사와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적폐 청산의 명분하에 또 다른 적폐를 양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현 정권은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광장에서의 촛불 집회에 의해 탄생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민의 열망에 부응해야 할 책무를 지니는 이유다.

정부의 국정 철학도 중요하지만, 조직 구성원들이 바라는 민주적인 절차가 결여된 인사는 또 다른 적폐를 낳는다. 국정철학 공유의 명분으로 ‘보은인사’를 재연하고, 공무원들의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낙하산 인사’를 지속한다면 악순환은 반복될 뿐이다.

무조건적으로 국정철학을 내세우기에 앞서 이를 자연스레 공유할 수 있는 정부의 운영의 묘가 아쉽다. 

진영을 떠나 능력과 전문성을 중시한 탕평인사만이 공공기관이 갖춰야 할 공공성을 보장받는 첩경임을 현 정부는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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