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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없는 한전 '비리 온상'으로…이번엔 직원이 뇌물챙겨
임직원 곪은대로 곪아 '도덕불감증' 도마에
‘태양광 발전사업‘과 연계해 업체로부터 수수
관련 사업에 한전의 투명한 관리 필요
2018년 02월 13일 06:00:00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전남 나주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 뉴시스

수장 공백이 장기화 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에 또다시 악재가 터졌다. 각종 비리로 얼룩진 한전이 이번엔 일부 직원들의 도덕 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가족 명의로 '태양광발전소' 사업을 하며 관련 업무를 부당처리하고, 시공업체로부터 금품수수 등 뇌물을 챙긴 한전 직원들이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 8일 ‘태양광 발전사업 관련 비리점검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감사원은 한전 직원 38명과 지자체 9명을 포함한 47명에 대해 징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전 직원 13명과 지자체 12명에 대해 주의를 요구했다.

이 중 비리 혐의가 중대한 한전 직원 4명에 대해서는 해임 요구와 함께 검찰 수사도 의뢰했다. 징계 대상자 중 해임을 요청한 4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정직 12명, 경징계 이상 31명이다.

감사원이 해임을 요청한 4명의 한전 직원들이 개입한 비리 행태는 모두 태양광 사업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14년 한전 지사의 팀장으로 있던 A씨는 49개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겠다고 신청한 시공업체를 위해 연계 가능용량이 부족한 사실을 무시하고, 모두 연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아내 명의 2개, 아들 명의 1개, 처남 명의 1개의 발전소를 분양 받았으며, 그중 아들 명의의 발전소를 2016년 시공업체에 1억 8000만원에 매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받은 돈은 2억 5800만원이었다. 7천 800만원을 더 챙긴 것이다.

2016년에는 한전 지사 과장으로 있던 B씨가 13개 태양광발전소의 연계를 처리해 줬다. B씨 역시 해당 업체에게서 배우자 명의로 발전소 1개를 매입했으며, 아파트를 팔면 돈을 주기로 하고 1억 9000여만원을 업체가 대납하도록 했다.

2014년 한전 지사의 C 파트장은 1개만 가능한 태양광발전소의 연계를 4개까지 처리해 주고, 그중 1개를 2억 2500만원에 아들 명의로 시공하도록 했다. 이 가격은 일반 시공비보다 2500만원 낮은 금액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한전 D 지사장은 14개 태양광발전소를 신청한 업체에 대해 연계 용량이 부족하다는 실무자의 보고를 무시하고 모두 연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D 지사장 아내와 처남 명의로 발전소를 분양 받았고, 공사비 913만원은 업체가 부담했다.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한전 전력계통에 연계돼야 한전이 사 줄 수 있는데 지역별로 연계가능용량이 한정돼 있다. 연계가능용량을 초과하더라도 바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변압기 고장 등 비상상황에서는 안전문제의 소지가 있다. 또한, 한전 임직원은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자기사업 등 겸업이 금지된다.

밝혀진 한전 직원들의 비리 사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자신들의 관할 구역에서 전기설비공사업체 대표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한전 직원도 있다.

안경록 광주지법 판사는 지난 9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전 직원 E씨에 대해 징역 1년에 벌금 3000만원·추징금 27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한전 직원 F씨에 대해서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00만원·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E씨와 F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공사업체 대표 G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E씨는 지난 2015년 G씨로부터 200만원을 받는 등, 2016년까지 16회에 걸쳐 총 2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F씨는 2013년 전북의 한전지사에서 G씨로부터 100만원을 받는 등, 2014년까지 6회에 걸쳐 총 600만원을 받은 혐의가 인정됐다.

E씨와 F씨는 당시 전북의 한전지사에서 같이 근무했으며, G씨는 해당 지역 내 배전공사를 담당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현 정부의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해 한전의 부실한 관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한전의 사업 관리가 불투명할 경우, 태양광 사업이 오히려 새로운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 사업이 한전의 새로운 취약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사업내용과 사업자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만이 업체와 연관된 직원 비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담당업무 : 에너지,물류,공기업,문화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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