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선 빈소] “늘 시대의 아픔을 고민해 온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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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선 빈소] “늘 시대의 아픔을 고민해 온 분”
  • 인천=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3.0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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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인천이 큰 건 이분 덕이 큽니다˝…민주화 운동세력의 외교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인천/김병묵 기자)

▲ 최기선 전 인천시장이 지난달 28일 타계했다. 사진은 인천 가천길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최 전 시장의 빈소. ⓒ시사오늘

최기선 전 인천시장이 지난달 28일 타계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격동의 정치를 이끌었던 원로 정객이 또 한사람 떠났다.

조문을 위해 찾은 최 전 시장의 장례식장엔, 엘리베이터 문앞부터 조화(弔花) 화환들이 길을 만들듯 늘어 서 있었다. 최 전 시장이 정치계, 그리고 인천에서 차지하고 있었던 인망을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보낸 조화와 조기(弔旗)가 빈소를 가득 메웠다.  서거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대신해 손명순 여사가 보낸 조화도 놓여있었다.

최 전 시장의 정치역정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YS의 상도동계의 핵심 인사다.

최 전 시장은 서울대학교 법학대학 재학 시절이던 1964년, 일명 6·3 시위로 불린 한일회담 반대 시위 등의 활동을 하다 제적되기도 한 민주화 운동의 초기 인사다. 

최 전 시장은 뛰어난 영어 실력으로 YS와 김대중(DJ) 전 대통령 등 민주화 세력의 상황을 세계 언론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YS의 단식을 알린 것도 최 전 시장이다.

지난 2012년 본지 인터뷰에서 최 전 시장은 ˝세계의 언론들이 나와 접촉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AP통신, 로이터 통신, 미국 ABC, LA 타임스, 시카고 트리뷴, 영국 타임지, 프랑스 르몽드지 등. 그래서 제가 대한민국 대변인 비슷하게 됐다. DJ 쪽도 제가 외국 언론에 연결시켜주고는 했다.˝라고 회고했다.

이후 최 전 시장은 제 13대 국회의원과 세 차례의 인천시장을 지냈다. 민선 1·2기엔 민주자유당과 자유민주연합으로 재선했다. 민주계 인사인 최 전 시장의 자민련 출마 당선은 당시 김대중 정권 탄생 당시, DJP연합이 경기와 인천의 공천권을 나눠가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알려졌다.

생각도 잠시, 늦은 시간까지 최 전 시장의 빈소엔 상당한 수의 조문객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장례식장을 나서는 한 조문객에게 최 전 시장과의 인연에 대해 물었다. 인천 부평구에 산다는 조문객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참 괜챃은 분이었습니다. 내가 이 분 선거를 세 번이나 도왔습니다. 한번은 졌지만, 인천이 큰 건 이분 덕분이 꽤 큽니다.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돌아가셨다고 해서 왔습니다. 늘 시대가 원하는 것, 또 아픔을 고민했던 분이 보고습니다.˝

최 전 시장의 장례식은 4일 인천시민장으로 치러진다. 유 시장은 최 전 시장의 부고를 듣고 같은 날 ˝최 전 시장께서는 인천이 인구 300만에 제2경제도시로 발전하는데 지대하게 공헌하셨고 많은 시민으로부터 신망을 받는 지도자이셨다˝며 ˝시민의 슬픔을 담아 애도를 표하고자 시민장에 준하는 예우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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