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깨끗한나라(대표이사 최병민)가 그리스 신화 속 야누스처럼 두 얼굴을 갖고 있는 모양새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5일 진행된 제52회 납세자의 날 행사에서 매년 성실한 납세를 통해 국가 재정과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깨끗한나라 측은 "기업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했을 뿐인데 수상을 하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납세의 의무를 충실히 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생리대 파동 때 문제가 된 제품 '릴리안'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깨끗한나라의 말을 믿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당시 깨끗한나라 측은 "초기 접수 고객까지 환불을 진행했고, 연말까지 환불 절차를 모두 완료하겠다"고 소비자들 앞에 약속했다.
깨끗한나라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환불 작업은 99.8%까지 진행됐다. 0.2%는 연락이 닿지 않거나, 개인정보 미기입 등으로 완료되지 않았다는 게 깨끗한나라 측 설명이다.
하지만 깨끗한나라의 이 같은 집계와는 달리, 해가 바뀌고, 동장군이 물러나 포근한 봄날이 찾아온 지금까지도 환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소비자들이 대다수다. 온라인상에서는 물론, 오프라인상에서도 깨끗한나라의 환불 작업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 <시사오늘>과 만난 릴리안 피해자 A씨는 "환불이 이뤄지지 않아서 깨끗한나라에 문의했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도 "제품은 수거해 놓고, 입금이 안 되고 있다"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이 무슨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을 늘어놓느냐"고 꼬집었다.
성실한 납세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다. 납세의 의무를 충실히 했다고 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이 아니다. 그저 의무를 이행한 것뿐이다. 진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선 소비자와의, 국민과의 약속부터 지켜야 한다.
'성실 납세'라는 가면으로 '불량 환불'이라는 본 모습을 가릴 수는 없다. 소비자들은 다 알고 있다.
좌우명 : 隨緣無作
까내리고 싶어서 첫줄을 일부러 자극적이게 적으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