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녹차…6대 차류 중 최고의 茶는?
[칼럼]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녹차…6대 차류 중 최고의 茶는?
  • 김은정 茶-say 아카데미 대표
  • 승인 2018.03.21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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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의 茶-say>알고 마시는 녹차-1 (6대 茶류 기획)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은정 茶-say 아카데미 대표) 

▲ 김은정 대표 ⓒ茶-say 아카데미

봄이 되면 필자는 유난히 설렌다. 모든 만물이 소생하듯, 차밭에서 겨우내 추위를 견디며 땅속 영양분을 충실히 지켜낸 차나무 새싹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차라고 하면 단연 녹차를 떠올린다. 우리나라 녹차는 대부분 보성과 하동에서 생산되며 최근에는 제주도에서도 여러 곳의 차밭을 발견할 수 있다.

간혹 드라마와 광고 배경으로 차밭이 많이 이용되는데 그 배경이 보성의 ‘대한다협’이다. <여름 향기> 등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져 지금은 관광지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제주도 ‘오설록 티 뮤지엄’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필자가 지난해 여름 휴가차 제주도를 갔을 때 일행과 잠시 떨어져 오설록 티 뮤지엄을 방문했었다. 제주도에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필자는 휴가 일정보다는 제주도의 차밭과 티 뮤지엄을 본다는 기대와 작은 설렘이 있었다. 넓은 평지에 작지 않은 규모의 차밭과 티뮤지엄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고, 약간의 돈을 지불하고 차의 기초를 경험하고 체험하는 시간도 있었다. 

필자가 가끔 인사동에 갈 때면 꼭 오설록의 차 상점에 들러 어떤 블렌딩 차들이 나와 인기가 있는지 알아보고, 시음해 보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일반인들을 위한 향과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차가 차인들만의 음료여서는 발전이 없을 것이다. 일반인들에게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좋은 향에 가벼운 차들을 연구개발해서 점차적으로 차 인구가 늘어나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 보성 차밭

차나무는 사철 잎이 푸른 상록관엽수다. 연평균기온은 13C 이상으로 서리, 가뭄, 장마 피해가 적은 곳이 좋다. 뿌리는 1m 이상 수직으로 깊이 자라는 직근성이므로 통기성이 좋고 물 빠짐이 원활한 계단식 토양이 생육 환경에 적당하다. 특히 온도가 높은 열대지방에서 생산되는 홍차에 비해 녹차는 약간 서늘한 기온이 좋다. 반양반음(半陽半陰)이라 해서 양지바른 숲속 그늘이 좋은 것이다.

햇빛을 많이 받은 차나무는 폴리페놀 성분 안에서 플라본의 함량으로 인해 쓰고 떫은 맛이 강해진다. 그래서 녹차를 가루 내어 만든 말차를 즐겨 마시는 일본인들은 녹차 밭에 해가림 막을 설치하는 반그늘 상태의 차광 재배를 한다. 차광 재배를 하면 쓰고 떫은맛은 덜하고, 달고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을 축적시켜 차의 품질과 맛을 높인다. 말차는 찻잎을 맷돌에 갈아 온전히 다 마시는 것이라 영양적인 면에서도 탁월하다. 알수록 매력 있고 빠져드는 차가 말차다.

녹차는 10% 이하의 산화도로 발효가 안 된 불발효차다. 푸른색을 유지시키고 풀냄새를 제거하며 차향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녹차이다. 차의 수확은 연중 3, 4회 정도 한다. 곡우 5일 전후가 정석이나 우리나라는 입하 전후 5월 10일 경이 적당하다. 질 좋은 차를 수확하기 위해 손 수확을 원칙으로 하나 경제적인 이유로 요사이는 기계 수확을 많이 한다.

우리나라 녹차는 찻잎을 따는 시기와 찻잎에 등급에 따라 우전, 세작, 중작, 대작 순으로 등급을 나누며 가격 또한 차이가 크게 난다. 우전은 곡우 5일 전 4월 20일 전후에 따며, 가장 처음 난 어린 싹의 잎으로 만들었다 해서 첫물차라고도 한다. 그 때문에 은은하고 순한 맛이 특징이며, 만드는 과정 또한 조심스러워서 생산량도 적고 비싼 고급차다. 차나무에 처음 난 차 싹의 모양이 참새의 혀 모양과 비슷하다 해서 작설차라고도 한다. 세작은 4월 20일에서 5월 5일 사이에 따며, 중작은 5월 5일부터 20일 사이에 딴다.

대작은 5월 5일 이후 따는 차다. 이 시기에 따라 먼저 딴 차일수록 고급차로 분류되며 가격 또한 고가다. 그러나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듯 선호하는 차 맛 또한 다르다. 고가의 우전보다는 세작 또는 잘 고른 중작도 훌륭할 수 있다. 희소성과 높은 가격보다 정성껏 검소하게 우려낸 한 잔의 차가 더 정신건강에 좋으며 그것이 곧 몸 건강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이 차의 정신인 정행검덕이기 때문이다.

불발효차는 잎을 딴 즉시 가마솥에 덖거나(280C 가마솥에서 누르며 뒤집기를 반복) 증기로 쪄서 산화효소 작용을 억제시키며, 발효되지 않게 해 녹색을 유지시켜 만들어내는 차다. 녹차는 3녹이라고도 한다. 차의 잎과, 탕색, 우려낸 차의 엽저 또한 녹색이기 때문이다.

우려내는 동안 퍼지는 은은한 녹차 향과 비취색의 맑은 차물은 마치 봄날 갓 돋아난 새싹들의 향연 같아 숲속 안에 있는 듯하다. 잔을 들어 입안으로 차를 머금는 순간 싱그럽고 은은하며 고소한 맛이 정신을 맑게 하고 잠을 깨워준다.

▲ 제주도 오설록 티 뮤지엄

필자에게 수험생 딸이 있는데 졸릴 때면 녹차를 달라고 요구한다. 친구들 중 몇몇이 잠을 쫓기 위해 보온병에 커피를 갖고 학교에 온다며 커피 마시는 친구들한테 녹차를 경험시켜 줘야겠다고 보온병에 챙겨가기까지 한다. 청소년기라 차에 효능이 더 빠르게 반응으로 나타나는 거 같았다.

필자가 중국에 있을 때 교육열이 높은 한국 엄마들 사이에서 철관음이라는 발효도가 낮은 청차가 정신을 맑게 하고 졸음을 쫓는다 하여 한참 동안 유행한 적도 있었다. 차는 청소년기부터 마시면 커피에 중독돼가는 젊은 층들에게 더없이 좋은 건강 음료가 될 것이다.

차는 커피에 비해 결코 비싸지 않다. 복잡하지도 않고 예를 갖추며 격식을 따지지 않아도 된다. 그냥 편하게 머그컵에도 충분히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즐기다 보면 좋아질 것이고 건강해질 것이다. 나른한 봄 날 따뜻한 녹차 한 잔으로 맑은 정신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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