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상황이 바뀌니 마음도 바뀌네
[6·13 지방선거] 상황이 바뀌니 마음도 바뀌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3.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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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이인제, ‘신중론’에서 ‘출마’로 가닥…김병준은 ‘불출마’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정치 환경이 달라지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던 인사(人士)들에게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6·13 지방선거 공천 구도가 바뀌고 있다. 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좀처럼 보수 결집이 이뤄지지 않는 데다, ‘미투 운동(Me Too Movement)’의 여파로 ‘전통적 텃밭’의 의미가 퇴색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치 환경이 달라지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던 인사(人士)들에게서도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 ‘출마 임박’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문재인 대통령 측근’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다. 당초 김 의원은 경남지사 출마에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쳐 왔다. 기본적으로 경남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치러진 지난 대선에서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1위로 만들어 준 보수 강세 지역인 데다, 지역구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지 채 2년도 안 된 초선 의원이 지선에 출마하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실제로 김 의원은 ‘경남지사 차출론’이 불거지자 “부산·경남은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면서도 “도지사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초선 의원으로서 우선 지역 주민에게 충실하겠다”며 불출마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러던 김 의원의 행보가 최근 달라지고 있다. 당의 출마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한국당마저 지지부진(遲遲不進)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리얼미터>가 3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조사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부산·경남·울산에서의 한국당 지지율은 27.7%로 민주당(52.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조사해 공개한 결과에서 김 의원은 한국당 후보로 안홍준 전 의원(39.6% vs. 26.9%)과 윤한홍 전 의원(41.8% vs. 21.8%) 중 누가 출마하든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섰다. 김 의원 입장에서는 ‘모험’을 걸어볼 만한 분위기가 조성된 셈이다.

이러다 보니 김 의원도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3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출마 여부를 놓고 더 오래 끄는 것은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들에게도 부담이 되고 당에도 부담이 된다”며 “3월 말, 다음 주까지는 가부(可否)간 결론을 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마 여부는) 다른 후보들과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예상 밖으로 유리한 상황이 김 의원의 마음도 돌린 셈이다.

서울시장 ‘출마설’ 김병준은 불출마할 듯

반대로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는 출마에서 불출마로 마음을 바꿔 먹었다. 김 전 부총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놨다. 그는 1월 10일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제대로 된 위치에서, 세상을 바꿀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때는 이 한 몸 던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1일에는 <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출마할)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를 이야기할 수 없다”며 “서로 상황을 봐야 하는데, 당 밖에 있는 사람이 당 내 사정을 좀 보자고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쪽(한국당)에서 적극적인 (영입) 의사가 있다면, 그때서야 저도 (한국당에) 향후 개혁 프로그램이 있는지 또는 제가 어느 정도까지 발언을 해도 되는지 등을 물어볼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한국당에 보내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3월 말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현역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가운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까지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울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16.3%(앞선 리얼미터 조사 기준)로 민주당 지지율의 1/3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김 전 부총리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너무 늦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정치를 해왔고, 당에 속해 있었던 사람이라면 공천을 받아서 곧바로 출마할 수 있지만, 내가 정치를 하려면 명분이 필요하고 그 명분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제 그런 설명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출마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 자유한국당 이인제 고문도 충남지사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 뉴시스

‘신중론’ 펴던 이인제도 충남지사 출격 준비

자유한국당 이인제 고문은 ‘미투 운동’ 여파가 마음을 바꾼 케이스다. 이 고문은 지난해 12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3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뒤부터 지속적으로 충남지사 후보 하마평에 올랐다. 정진석·홍문표·이명수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출마를 고사(固辭)하면서,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거물(巨物) 정치인인 이 고문에게 한국당의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이 고문 역시 충남지사 출마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안 전 지사의 영향력이 여전한 충남에서, ‘안희정 친구’이자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전 대변인이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고문은 2월 9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당에서는 자꾸 나가라고 하는데, 나랑 맞지가 않다”며 “6월 선거에서 당과 보수 세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지만, 사실 재·보궐선거를 통해서 일선에 복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재·보선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안 전 지사가 성폭력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박 전 대변인도 불륜 의혹으로 낙마(落馬)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충남의 아이돌’로 불릴 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안 전 지사의 성폭력 논란은 충남 민심의 이반(離叛)을 가져올 만한 파괴력을 갖춘 까닭이다. 26일 <시사오늘>과 만난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충남지사 선거가 ‘안희정 재신임’ 성격으로 진행됐다면 필패였을 텐데, 지금은 승패를 알 수 없게 됐다”면서 “잘하면 (홍 대표가 약속한) 6곳 이상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이러자 이 고문도 충남지사 출마로 마음을 굳힌 모양새다. 한국당 측 당직자는 2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당에서 이 고문에게 충남지사에 나서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고, 이 고문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고문 측도 “아직 결심을 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당도 나라도 어려운 만큼, 당에서 공식적인 제안이 온다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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