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로 보는 정치] 큰그림 흥선대원군 vs 사천 논란 홍준표
[역사로 보는 정치] 큰그림 흥선대원군 vs 사천 논란 홍준표
  • 윤명철 논설위원
  • 승인 2018.04.01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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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萬事가 될 지 萬死로 끝날지 여부는 인사권자의 능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흥선대원군(왼쪽)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대원군 사진은 양상현 교수 제공

“능력만 있다면 정적 안동 김 씨도 중용한 대원군의 큰그림 정치가 그리워진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가 될 지 만사(萬死)로 비극을 초래할 지 여부는 인사권자의 능력에 달려있다.

흥선대원군은 안동 김 씨의 세도정치를 증오했다. 대원군의 눈에는 안동 김 씨와 풍양 조 씨는 60여년간 왕권을 위협하며 국정농단을 저지른 구태정치의 전형이었다. 두 세력 모두 왕권을 농락한 역적의 무리였지만 현재 권력자인 안동 김 씨부터 제거해야 했다.

하지만 몰락한 종친 대원군은 권력이 없었다.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정치의 생리가 아니던가? 대원군은 신정왕후 조 씨와 손을 잡기로 했다. 신정왕후도 안동 김 씨에 밀린 폐족 풍양 조 씨의 여인이었다.

왕권 강화를 부르짖는 종친의 대표와 몰락한 풍양 조 씨의 부활을 원하는 왕실 최고 어른의 만남은 권력자 안동 김 씨 몰락의 신호탄이 됐다. 대원군은 병약한 철종 사후의 정권 장악 시나리오를 신정왕후에게 전달한다. 자신의 아들 명복을 익종(신정왕후의 남편)의 양자로 삼으면 신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통해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신정왕후은 대원군의 정권장악안이 마음에 들었다. 철종이 승하하자 곧바로 대원군의 아들 명복을 조선의 왕으로 지명했다. 철종 사후의 정치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안동 김 씨는 대원군에게 허를 찔린 셈이다.
권력을 장악한 대원군은 곧바로 안동 김 씨 제거에 착수한다. 대원군은 안동 김 씨 정권을 향해 다음과 같이 공표했다.

“나는 천리를 끌어들여 지척으로 삼고자 하며 태산을 깎아 평지로 만들고자 하며 남대문을 높여 3층으로 만들고자 한다.”

즉 안동 김 씨를 중심으로 한 세도정치세력을 제거하고 그동안 권력에서 배제된 남인 등 유능한 인재를 등용해 탕평책을 펼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물론 최종 목적은 왕권 강화였다.

하지만 대원군은 안동 김 씨도 능력이 있다면 중용했다. 김병학과 같은 인물은 정권에 참여시키는 통합의 정치도 펼쳤다.

대원군의 개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권력의 정점에 있던 비변사를 척결하고 정치는 의정부에게, 군권은 삼군부에게 맡겨 정상적인 통치체제를 복원했다. 세도정치의 정치적 기반인 서원도 과감히 정리했다. 유생들의 반발 따위는 “진실로 백성에게 해가 되는 것이 있으면, 공자가 다시 살아난다 하더라도 나는 용서하지 않았다”는 한 마디로 묵살했다.

비록 흥선대원군이 근대화라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조선의 멸망에 일조했지만, ‘개혁’의 본질은 잘 아는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사천 논란으로 당이 내홍에 휩싸였다. 홍 대표는 이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측근인사들을 전략공천해 분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홍준표 식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고 있어 적전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흥선대원권은 악마와도 손을 잡는다는 ‘큰그림’의 통 큰 정치를 펼치며 안동 김 씨를 몰아내고 10년 간 정권을 장악했다. 사천 논란에 빠진 홍준표 대표에게 필요한 건 대원군의 정치스타일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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