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군정반대로 서대문 형무소에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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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 군정반대로 서대문 형무소에 구속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0.12.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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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세력 군정연장 시도하자 YS 등 야당인사 반대투쟁 결의
김영삼(YS) 전 대통령에 대해 세간에서는 흔히 ‘군대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 ‘민주화투쟁을 했지만 형무소에 간적이 없는 사람’ 등으로 알려져 있다. YS 또한 세간의 의심에 대해 시원한 답변을 한 적이 없다. 다만 YS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군복무 기간에 찍은 사진이 공개돼 ‘군대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란 멍에를 벗었다.

그렇다면 YS가 형무소에 간적은 없을까. 복진풍 전 환경관리공단 이사장의 말로 답변을 대체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YS가 형무소에 간 적이 없다고 말하는데 이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꼭 하는 말이 있다. 당신은 역사공부를 더해야 한다. 내가 바로 YS 감방 동기생이다.”
 
▲ 군정연장 반대 데모에 앞장선 YS.     © 시사오늘

YS의 구속은 일명 ‘백조그릴’ 사건으로 명명된다. 1960년 쿠데타에 성공한 박정희 군부세력은 1962년 3월 4천 374명의 정치인들에게 ‘정치활동정화법’이란 재갈을 물려 놓고 공화당 사전조직을 서둘렀다. 

YS 등 정치인들이 정치활동정화법에서 해금된 시간은 1년이 지난 1963년 2월 1일. 정치활동이 해제된 이들은 민정당(民政黨)에 참여해 군정에 대한 정치공세를 펴 나갔다.
이에 당황한 쿠데타세력은 1963년 2월 18일 민정불참을 선언했다가, 이를 바꿔 3월 16일에는 군정을 4년 더 연장할 것을 공표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YS 등 야당인사들은 ‘이대로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 군정연장반대투쟁을 벌이기로 결의했다. 물론 이 일의 주도는 YS가 했다. YS는 실무책임을 ‘복진풍’에게 맡겼다.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복진풍은 60년 4?19 직후 경찰에 쫒기다 우연히 김영삼의 서울 보문동 집으로 도피해 YS와 인연을 맺은 인물이다.

복진풍은 이 같은 인연 때문에 5대선거 때 YS 지원연설을 했고, 그 후 YS 집에 살다시피하면서 수행비서처럼 지냈다. YS의 안암동 집에 기거하면서 복진풍은 낮에 정보부의 눈을 피해 동대문시장에 나가 등사기와 광목 등을 사다 유인물과 플래카드를 만들었다.

3월 22일 무교동 백조그릴 위장결혼식장으로 김준연 김도연 박순천 등 정계인사 150여명이 모여들었고, 이후 윤보선 유진산 정해영 등이 입장하면서 모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정치집회장소로 변했다.

각계 인사들은 ‘민주구국선언’을 낭독하고 가두시위에 나섰다. 백조그릴을 시작으로 을지로 태평로 광화문을 거치자 군중들은 늘어갔고, 시위대는 ‘박정희는 군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

광화문에 다다르자 경찰들은 시위자들을 연행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YS를 포함한 이들을 수도방위사령부 보통군법회의 관할관으로부터 포고령 위반으로 구속영장을 발부 받아 서대문 형무소에 수감했다. 당시는 계엄령으로 군인들이 모든 것을 장악한 살벌한 시기였다.
 

백조그릴서 구국선언 낭독후 가투
결국 군법회의에 넘겨져 YS 구속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YS와 함께 김동영 김상흠 복진풍 서정귀 등 10여명이 큰 방 하나에 같이 있게 되었는데 김상흠은 평소 “난 독립운동을 하다 함흥감옥에 갇힌 적이 있다”고 자랑삼아 무용담을 늘어놨다.

하지만 감옥에 갇힌 후 김상흠은 태도가 돌변했다. 면회자들이 오면 “어떻게 되는 거냐”고 겁먹은 표정으로 물어봤고, 수감 중이던 인사들에게 “우리 모두 사형 아니면 무기래요”라며 전전긍긍하고 다닌 것.

YS도 당시를 회상하며 “그분 참 겁쟁이였어, 정말 사형 당할지 모른다고 생각했는지 면회 오는 사람만 있으면 붙잡고 ‘우리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어봤지…”라고 답했다. 아무튼 군사재판은 빠르게 진행됐고, 이들은 남산 근처에 위치한 군사재판정에 계속 불려 다녔다.

그러나 서슬 퍼런 쿠데타세력도 미국 앞에서는 꽁무니를 뺐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구속정치인 석방’을 요구하자, 미국 눈치를 보느라 이들을 서둘러 석방했다. 결국 YS는  22일만에 서대문형무소에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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