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또 물타기 의혹 보도자료 배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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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또 물타기 의혹 보도자료 배포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8.04.13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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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논란마다 시의적절치 못한 보도자료 배포 되풀이…구태 벗고 진정성 보여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갑질 논란과 관련해 SNS를 통해 사과를 전했다. ⓒ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오너家이자 회사 임원인 조현민 전무와 관련한 갑질 논란과 관련해 또 다시 미숙한 대응을 보이고 있어 화를 키우는 모습이다. 이미 조현아 전 부사장(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땅콩회항 논란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전력이 있음에도 이후 큰 이슈가 벌어질 때마다 진정성 있는 반성보다는 사건을 무마하려는 듯한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땅콩회항 사건 이후 지난 2016년 12월 발생한 기내난동 대응과 관련해 미숙한 대처로 입방아에 올랐지만 그 다음날 사회공헌 보도자료를 배포, 논란을 덮으려는 듯한 늬앙스를 풍긴 바 있다.(관련 기사 : 대한항공, 기내 난동 미숙 대응 덮으려 사회공헌 보도자료 배포?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454)

하지만 대한항공은 이번에도 구태의 모습을 벗지 못하고, 실망스런 모습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 12일 불거진 조현민 전무의 갑질 논란이 발생한 다음날에도 어김없이 사회공헌 보도자료와 전술 무인항공기 생산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 속된 말로 '물타기'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들 자료를 살펴보면 대한항공은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로 거듭난 정현 선수에 대한 후원과 군 전력 증강에 앞장서고 있음을 강조, 국위선양에 힘쓰는 기업임을 부각시킨다. 분명 좋은 일은 칭찬받음이 마땅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경솔한, 부적적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

상식적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부정적 이슈가 터지면 사건과 관련한 공식 입장이나 사과문을 발표, 그나마 여론이 용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태 진화에 나서게 된다. 기업 차원에서의 사과가 우선 돼야만 국민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은 여지껏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조현민 전무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어찌됐든 회사 업무와 관련해 벌어진 논란임에도 이에 대한 조치는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중 언성이 높아졌고 물이 든 컵을 회의실 바닥으로 던지면서 물이 튄 것은 사실이나, 직원 얼굴을 향해 뿌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이후 조 전무는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일일히 개별적으로 문자를 보내 사과했다"고 해명했을 뿐이다.

당사자인 조 전무의 경우에는 같은날 SNS를 통해 "해서는 안될 행동을 저질러 죄송하다"며 "제 감정을 관리하지 못한 큰 잘못이다. 머리숙여 다시 한 번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조현민 전무는 미리 계획됐던 연차대로 지금은 해외 휴가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들은 청와대 청원을 통해 조 전무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휴가 복귀없는 그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모르겠다. 다만 지금 이순간에도 대한항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있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라면, 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라면 오너가의 자성과 함께 기업 차원에서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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