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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결집 외치는 한국당의 고민
<기자수첩> 코어 지지층이 선택한 한국당 후보들…승리 위해선 코어 지지층 극복해야
2018년 04월 18일 17:45:21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얻은 득표율과 유사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서울시장 후보 김문수 전 경기지사 ⓒ 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둔 2017년 초, 극우 시민단체가 주도한 탄핵 반대 집회에 낯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었다.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두 사람은, 손에 작은 태극기를 들고 “탄핵 기각”을 외쳤다.

이 장면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보수 진영 내에서 강경보수가 주도권을 장악했다는 신호였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온건보수는 자유한국당에 등을 돌렸다. 온건보수가 떠나자, 한국당의 세력 구도는 강경보수 중심으로 재편됐다. 강경보수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온건보수 이탈은 가속화됐다. 자연히 보수 정치인들은 하나 둘 ‘태극기 집회’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국당의 주류를 형성한 강경보수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였다.

이런 현상은 미묘한 결과를 가져왔다. ‘코어(Core) 지지층’을 잡은 인물들은 조금씩 한국당에서 입지를 넓혀갔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홍준표가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가 공정한 재판을 받는다”던 홍준표 대표는 한 자릿수 득표율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를 깨고 24.0%의 지지를 받았다. 김 전 지사와 이 전 최고위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각각 서울시장과 충남지사 후보로 공천됐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들은 민심으로부터 괴리되는 ‘반대급부’를 감수해야 한다. ‘한국당 후보’가 됐다는 사실은 대다수 유권자들에게 ‘강경보수의 대변자’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보수 결집에 ‘올인’했던 지난 대선에서의 홍준표 후보 득표율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당시 홍 후보의 전략과 현재 한국당의 지방선거 전략이 크게 다르지 않은 까닭이다.

실제로 <뉴시스>가 의뢰하고 <리서치뷰>가 4월 13~14일 양일간 수행해 16일 발표한 서울시장 선거 가상대결 결과를 보면, 김 전 지사는 20.4%를 획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에서 홍 후보가 기록한 서울 지역 득표율(20.8%)과 거의 일치한다. <중앙일보>가 4월 13~14일 조사해 15일 공개한 충남지사 가상대결 결과에서는 이 전 최고위원이 23.4%를 얻었다. 제19대 대선에서 홍 후보는 충남 지역에서 24.8%를 득표한 바 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나서는 한국당 후보들은 사실상 ‘강경보수의 대변자’에 가까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선거의 당락(當落)은 20% 내외의 코어 지지층이 아닌, 온건·중도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강경파의 역설’에 빠진 한국당은 과연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까.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어쩌면 자신들의 지지층과 거리를 두는 데서 출발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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