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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정치상식] 선거구제 바꾸려면 개헌을 해야 한다?
선거구제 개편은 개헌 사항 아냐…공직선거법 개정만으로 가능
2018년 04월 25일 17:28:15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선거구제 개편은 공직선거법 개정만으로도 가능하지만, 각 정당 간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좀처럼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 뉴시스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검색어 몇 자만 입력하면 감당할 수 없는 텍스트가 쏟아지는 세상이다. 그러나 정보가 흘러넘치는 만큼, ‘제대로 된’ 정보가 무엇인지를 분간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졌다. 이런 이유로 <시사오늘>은 잘못된 정치상식을 바로잡는 ‘정치정보 팩트체커’ 역할을 하기로 했다. <시사오늘> 팩트체크의 여덟 번째 주제는 ‘선거구제 개편은 개헌 사항인가’다.

일반적으로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은 ‘한 묶음’으로 다뤄진다.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개헌에 앞서 선거구제 개편이 전제돼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시정연설에서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으로 새로운 국가의 틀이 완성되기를 기대한다”며 “정부도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함수 관계’ 탓인지, 사람들은 선거구제 개편을 개헌 사항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 시민들은 물론, 정치권 관계자들조차도 선거구제를 바꾸려면 헌법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언론조차도 선거구제 개편을 ‘개헌의 쟁점’ 중 하나로 선정하는 실수를 범할 정도다.

그러나 선거구제에 관한 내용은 헌법이 아닌 공직선거법에 규정돼 있다. 우리 공직선거법 제21조 제2항은 ‘하나의 국회의원지역선거구에서 선출할 국회의원의 정수는 1인으로 한다’고 정해뒀다. 즉 ‘소선거구 다수대표제’인 현행 선거구제에 변화를 주려면, 공직선거법을 일부 개정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재적의원 2/3 이상의 동의와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개헌에 비해 개정 절차가 훨씬 간단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1988년 제13대 총선을 앞두고 소선거구제를 도입했는데, 당시 기사를 보면 선거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즉시 선거구제가 개편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민정당이 야당의원들의 강력 저지 속에 전면 소선거구제 안을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킴으로써 선거구 조정을 둘러싸고 2개월여 동안 혼미를 거듭해 온 선거법 협상 정국이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유신 잔재로 비난받았던 1구 2인 선출의 동반 당선제 선거관행에 종지부를 찍고, 지난 71년 5월 25일 8대 선거를 끝으로 사라졌던 1구 1인의 소선거구제가 17년 만에 부활됐다.
1988년 3월 8일 <경향신문> ‘세대교체·양당제 가속’’

그렇다면 ‘민의(民意)가 왜곡된다’는 평가를 받는 현재 선거구제를 국회가 개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선거제도가 도입되느냐에 따라 각 정당의 이해득실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까닭이다.

가령 비례성 강화를 위해 각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 도입할 경우, 자유한국당이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텃밭’인 영남에서 2위 득표자를 다수 배출할 가능성이 있지만, 호남에서 한국당 출신 2위 득표자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 이처럼 선거구제 변화는 곧바로 국회의원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될 수밖에 없어, 절차의 난이도와는 관계없이 개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Fact – 선거구제 개편은 공직선거법 개정만으로도 가능하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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