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잡는 BBQ 올리브유치킨?…알고보니 가공정제 올리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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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잡는 BBQ 올리브유치킨?…알고보니 가공정제 올리브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4.25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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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부상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최근 이를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원료로 쓴 BBQ치킨을 섭취하면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BBQ의 이 같은 마케팅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BBQ가 사용하는 올리브유는 순수 압착 올리브유가 아니라 대두, 첨가제 등이 포함된 가공 정제 올리브유라는 이유에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BBQ는 미세먼지 공포가 확산되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BBQ치킨이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당시 BBQ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원료로 한 BBQ 올리브오일을 도입해 전(全)치킨 메뉴를 해당 기름으로 조리하고 있고, BBQ가 원료로 사용하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맛과 향, 지방의 구조 측면에서 다른 식용유보다 월등한 품질을 자랑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또한 "고객들의 건강을 위해 타 식용유보다 4~5배 비싼 올리브유를 튀김유로 사용하고 있다. 올리브유로 조리한 BBQ치킨을 섭취해 초미세먼지로 인한 혈관진환을 예방하길 바란다"고 홍보했다.

지난 2월에는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직접 나서서 BBQ 올리브오일을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띄우기도 했다.

윤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중해 연안에서는 감기에 걸려도, 상처가 나도 올리브오일을 먹고 바른다. 만병통치약"이라며 "요새 10년은 젊어 보인다는 얘길 듣는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가 하고 있는 것은 매일 공복에 올리브유와 BBQ 한 마리씩 먹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BBQ와 윤 회장의 이 같은 주장처럼 올리브유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문제는 BBQ가 닭을 튀길 때 사용하는 올리브오일이 효능이 증명된 순수 압착 올리브오일이 아니라 가공 정제 올리브유라는 것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제너시스BBQ가 출원한 '올리브유 조성물 및 여과 올리브유 제조 방법'에는 원료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70~100℃로 가열하고, 흡착제 등을 사용해 여과·불순물 제거 단계를 거치면서 대두(d-토코페롤), 규소수지, 로즈마리 추출물 등을 첨가해 BBQ 올리브오일을 만든다고 명시돼 있다.

올리브유는 열이 가해지면 주요 성분이 손실되고, 심한 경우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배출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실제로 2015년 영국 레스터 드몽포트대학교 연구팀은 올리브유 등 식물성 기름을 180도로 30분 간 가열하면 상온에 뒀을 때보다 발암물질인 알데히드(aldehyde)가 최대 50mmol/㎏ 많아진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데히드를 하루 9.4mmol/㎏ 이상 섭취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물론, BBQ가 가공한 올리브오일은 180℃가 아닌 70~100℃의 가열 과정을 거치지만 유해물질 배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더욱이 이미 한 차례 가열된 올리브유를 다시 닭을 튀기는 데에 사용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발연점(가열 시 연기가 나기 시작하는 온도)이 낮아 튀김에 사용하면 맛을 손상시키고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생성될 수 있어 주의해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첨가제로 사용되는 대두(d-토코페롤)에 대한 위험성도 거론된다. 지난 23일자 <탑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BBQ 매장에 쓰이는 올리브유 기름통에는 대두가 함유돼 있다고 표기돼 있다. 대두 알레르기 주의 문구도 쓰여 있다.

하지만 BBQ가 판매하는 치킨 포장용기나 BBQ 공식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제품에 대두가 포함돼 있다는 설명이 전무한 실정이다. 대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국민이 적지 않은 만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대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성분 표시를 의무화한 식품 중 하나다.

BBQ치킨을 섭취한 소비자가 질환예방은커녕 발암물질 알레르기 반응 유발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사용하면 건강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건 확인된 사실이지만, 이를 가열하거나 튀김 요리에 사용할 경우에는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BBQ가 보다 소비자에게 친절하고 구체적으로 제품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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