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유해한 배터리, ‘처치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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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유해한 배터리, ‘처치곤란’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08.10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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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만큼 다양한 곳에 사용되는 물건도 없다. 가전제품의 리모컨에서부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 배터리가 사용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쓰고 난 배터리는 그 처분 자체가 쉽지 않다. 인체나 환경에 유해하기 때문이다. 사용 한 배터리라도 미세한 납과 카드뮴 성분이 남아 있어 이를 매립하거나 소각할 경우 환경, 특히 토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또한 납과 카드뮴 같은 중금속들이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결국 폐배터리가 골칫거리인 것.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자동차용 납산 배터리는 전해액(증류수)에다 황산(H2SO4)을 타서 과산화납과 납의 금속전극사이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구조로 돼있다.
 
배터리에서 납과 카드뮴 성분 배출
납중독으로 면역체계 막대한 지장초래
카드뮴은 ‘이타이 이타이’병의 원인

 
납산 배터리의 주된 성분인 납은 호흡기를 통해 폐 안으로 들어와서 혈액을 통해 몸의 곳곳으로 이동한다. 납은 일단 체내에 들어오면, 대부분은 뼈와 치아 등에 축적되고, 적은 양만이 소변과 대변을 통해 배출된다.
 
사람이 차량용 배터리에서 배출되는 납에 중독되면 지능이 떨어지고 청각손실, 간 기능장애, 신장 기능 장애, 체중감소, 설사, 무력감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때문에 납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인체 유해 물질이다.
 
납과 더불어 폐배터리에서는 중금속인 카드뮴이 배출된다. 이 카드뮴 성분은 지난 1874년 일본 후지야마 현에 있는 카미오카 광산 지역에서 발병한 ‘이타이 이타이’ 병의 원인이기도 하다.

당시 이 지역의 광업소가 불법으로 공장 폐수를 흘려보냈고, 이 하천에는 다량의 카드뮴이 포함됐다. 이 후 하천지역 일대에서는 기이한 증세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발견됐다. 광업소 주위의 마을 사람들은 허리의 심한 통증을 호소했다. 이 같은 통증으로 시작한 증세는 등줄기에 근육통과 관절통으로 이어졌고, 나중엔 골연화증이나 골다공증, 다발성 척추골절 등으로 발전해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곤 했다.
 
이처럼 폐배터리가 환경 및 인체에 미치는 피해는 심각하다. 유럽지역 내에서도 폐배터리가 유해중금속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폐기물과 분리해 회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정하게 됐다.
 
때문에 지난 2006년 유렵 환경부는 처음 배터리지침을 발표했고, 폐배터리가 환경적 악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해 최근에는 2010년부터 적용할 폐배터리와 폐축전지에 대한 새로운 재활용 규정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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