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보니] “북미회담, 결렬되지는 않을 것…문제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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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북미회담, 결렬되지는 않을 것…문제는 속도”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05.10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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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5人의 전망, 북한의 비핵화 향방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날짜와 장소를 놓고, 뜸 들이는 북미 정상회담. 순항할까? 북미 정상회담 성패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국제적 분쟁의 화약고가 될 수 있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한반도 앞날을 판가름할 희비의 척도다. 최근 <시사오늘>은 북미 정상회담 관련, 대북 외교 정치 전문가들에게 전망과 분석을 들었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와는 전화 통화로 진행했다.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상임대표(전 통일부장관),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전 국무총리),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의 경우, 지난 3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학술회의 발언을 정리했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북미 정상회담, 결렬되지는 않을 것"
"북폭 두려움과 제재 압박에 굴복한 것"

 

▲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시사오늘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지는 않을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에는 북핵을 폐기하고 체제 보장하고 경제 지원하는 약속 등은 이뤄질 것 같다. 그러나 이후 과정은 상당히 지켜봐야 할 문제다.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다. 최소 1~2년 걸리는 문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남북관계를 좋게 하겠다고 하는 태도는 좋은 일이다. 그러나 너무 자신하다간 곤란하다. 북한이 북핵을 완전히 포기할 거라고, 다 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북핵 문제는 기본적으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압력, 대북 압박 두 가지다. 하나는 북폭 위협, 다른 하나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제재이다. 북한이 비핵화 대화 모드로 나온 이유는 냉정히 보면 트럼프 압박에 굴복한 거나 다름없다. 북폭에 대한 두려움과, 경제 제재에 따른 어려움이 맞물려 개혁 개방하지 않고는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자주성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미국에 예속적인 삶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격이다. 남북이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 미국에 기대고 있는 형국이다. 내가 김정은이면, 미국과 회담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핵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 핵을 포기하겠다.” 나 같으면 이렇게 한다. 핵 포기 선언은 북미 회담을 않고도 할 수 있다. 제재야 핵만 포기하면 저절로 풀어진다. 압박에 굴복한 것, 그리고 의존적 태도가 아쉽다."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
"북미 정상회담 성과 없으면, 트럼프 중간선거 악영향"
"올해 말까지 비핵화 하겠다는 미국 셈법 어려울 수도"

 

▲ 강상호 한국정치발전연구소 대표는 북한의 비핵화가 단기간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시사오늘

"트럼프는 중간평가이기도 한 11월 상하의원 선거가 고비다. 공화당이 민주당에 지면, 탄핵 위기에 내몰린다.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핫이슈로 만들어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트럼프가 CVID 방식에만 집중하다,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다면, 11월 선거 결과 또한 좋지 않을 수 있다. 서로 비핵화에 대한 해석차가 달라도, 여지를 두고 합의서를 만들고, 이를 핫이슈 화해 선거전에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미국 쪽에서는 금년 말까지 비핵화를 하겠다고 하지만, 불가능하다고 본다. 완전한 비핵화는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단시간 내 끝내기 어려운 문제다. 북한이 갖고 있는 모든 핵을 폐기하고, IAEA 사찰을 받겠다고 해도, 최소한 몇 개의 핵을 숨겨뒀을 거라는 의심이 나오기 마련이다. 핵 폐기 사례 관련, 리비아,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 케이스, 이란 방식 등이 있다.

그런데 어떤 경우도 북한과 다르다. 리비아 경우 핵을 개발 중에 포기했다. 압박을 받아 실제로 핵을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스스로 개발한 것이 아닌, 소련 시절에 배치된 거라, 그것을 응용할 정도로 관리능력이 있지 않았다. 반면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핵에 대한 강력한 욕구를 갖고 지난 70여 년 동안 개발했다. 이처럼 강력한 의지를 갖고 핵을 개발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성공한 나라도 없어 북한에 대입하긴 어렵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북미정상회담, 포괄적 합의 이뤄질 수 있어"
"김정은 압축적 비핵화 할 수도, 문제는 미국"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북미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합의 정도는 이뤄질 수 있으리라 본다고 했다.ⓒ시사오늘

"북미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합의 정도는 이뤄질 수 있으리라 본다. 미국의 요구와, 북한의 요구를 절충한다면,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방법으로 될 수 있겠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태도를 보면, 핵물질, 시설 폐기 등 압축적으로 비핵화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미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2년 임기 동안 북한에 연락사무소 설치하고, 비핵화를 완전히 마무리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11월 중간선거나 국내법적 절차의 문제, 그리고 여론 동향 등 정치적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일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북한이 이십 년 동안 노래를 불렀던 것이 북미수교와 정전협정, 평화협정이었다. 그런데 정전협정 서명의 당사자였던 중국이 차이나 패싱이 돼 배제된다면 평화협정을 위한 시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서 중국에 역할을 줄 필요가 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핵 사찰까지 받겠다는 北, 그만큼 절실한 것"
"체제보장, 평화협정, 북미수교 조치 뒤따라야"

 

▲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속도에 있다고 있다.ⓒ시사오늘

 

"북한 협상의 파트너인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은 강경파이지만, 트럼프와의 관계가 굉장히 가깝고 지적인 사람이다. 강경하긴 하지만, 머리도 좋고 논리적이고 정확히 설명해주면 이해력이 빠른 것으로 알고 있다. 협상에 있어 예측 가능한 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이 만났을 때 간헐적으로 나온 얘기 나오면 사찰까지 받겠다는 얘기를 한 모양이다. 미국 측 실무요원들도 평양에 남아 핵 전문가들과 실무협상을 하는 것을 안다. 완전한 핵 폐기까지 나온 것으로 봐 아마 그만큼 김정은 위원장은 절실했던 것 같다. 대신 체제보장과 평화협정 궁극적으론 북미수교까지 가는 상응하는 조치들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문제는 속도다. 언제까지 해낼 건가. 문재인 대통령은 4년 임기가 남아 시간이 넉넉하다. 트럼프는 2년밖에 남지 않아 비핵화 문제를 2년 안에 종결해야 한다. 이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하지 않으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
"북미 정상회담, 순조롭게 진행할 듯"
"트럼프, 실패 선언 시 정치적 타격 커"

 

▲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다.ⓒ시사오늘


"북미 정상회담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 뼛속같이 사업가인 트럼프 또한 굉장히 적극성을 띠고 있다. 만약 실패를 선언할 경우 자신에게 올 정치적 타격이 너무 큰 상황이다. 그러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다.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소리를 듣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큰 과업을 실패했다, 루저다, 이런 혹평은 참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 무력 완성 후 경제발전을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상황이다. 핵 폐기에 있어 체제보장이 핵심이지만, 경제적 요인도 큰 배경이었다고 본다. 북한 주민들에게 우리가 핵을 만들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자 했을 듯싶다.

만약 여러 나라가 노력해 북한의 경제발전에 참여한다면 평화체제 구축에도 도움이 되고 전쟁 가능성도 적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한반도 평화 논의로 다자간 안보협의체가 만들어지고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공동번영이 오는 계기이기를 바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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