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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범의 뷰파인더] 영화 <데드풀2>,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란 이런 것
코미디와 액션의 절묘한 조화로 만든 또 다른 흥행 공식
2018년 05월 15일 12:37:42 김기범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영화 <데드풀2>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액션 오락물이나 슈퍼히어로물에서 전편의 흥행 성공에 힘입어 시리즈물로 제작되는 영화들은 대개 상투적인 몇 가지 공식이 있다.

우선, 전편에서 화려하게 등장했던 주인공의 매력은 더욱 진화하지만, 영화 흥행에 기여했던 조연들은 관객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후속편에서 속절없이 사라지기 일쑤다.

최소한 배역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지는 이들 조연의 희생은 영화 시리즈가 성공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기도 한다. 전편 못지않게 인상적인 조연들의 등장을 예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에 맞서는 배역들도 더욱 강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전편에 비해 더 강력해진 능력치를 지닌 이들은 거의 전편의 캐릭터들과 연관성을 띠기 십상이다. 시리즈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이러한 양상은 흥행 성공을 위한 명과 암이 된다. 이는 시리즈물이 가진 숙명이지만, 때론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영화계의 속설을 여실히 증명하는 요체로 작용하기도 한다.

<록키2>나 <에일리언2>, <터미네이터2>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기’ 마련인 시리즈물은 그만큼 큰 위험부담을 내포한다. 전편의 흥행성과에 기댈 수밖에 없는 제작자나 감독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런 의미에서 16일 개봉하는 <데드풀2>는 시리즈물이 쉽게 가질 수 있는 함정에서 몇 발자국 떨어진 모양새다. 한 영웅의 기원담을 시끌벅적하게 알렸던 전편은 더욱 발전해 조력자의 수는 더욱 많아졌고, 이들이 모인 ‘엑스 포스’(X-Force)의 공식 출범을 선포한다. 

물론, 그 한가운데에는 여타 캐릭터들과 차별화되는 <데드풀> 고유의 설정이 있다. 주인공 자신이 어디까지나 만화와 영화의 소재라는 사실을 알고 관객과 소통하는, 소위 ‘제4의 벽’을 넘는 모습은 그대로 유효하다.

영화 전편을 이끄는 찰진 대사 못지않게, 주인공이 자신과 주변 인물들의 실제 이력을 소재로 장난치는 ‘배우 개그’는 <데드풀> 만의 시그너처로 자리 잡았다. <데드풀2>에 등장한 조쉬 브롤린이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서 맡았던 ‘타노스’ 배역에 대한 주인공의 깐족거림은 여지없이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식이다.

여기에 ‘시네필’(cinephile)을 자처하는 이들에게 <데드풀2>는 풍성한 볼거리를 양산한다.

영화 <007> 시리즈의 오프닝 시퀀스를 비롯해 여러 명장면들을 패러디 하는 기법은 90년대 유사 장르에 대한 추억까지 소환한다. 특히, 3인조 팝 밴드 ‘아하’(A-ha)가 불렀던 <Take On Me>의 뮤직 비디오까지 본뜨는 모습은 중장년층 이상의 올드팬까지 아우르겠다는 감독의 노림수와 욕심이 드러난다.

<데드풀> 시리즈 특유의 한계도 여전하다.

소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 불리는, 마블 스튜디오의 독자적 세계관을 이해 못한 이들에겐 접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MCU는 물론, 미국식 유머 코드나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상당한 지식이 없다면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데드풀이 쉴 새 없이 떠드는 입담 대부분은 음담패설로 이뤄진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데드풀2>는 그러한 한계점을 극복한 채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설사 미국식 정서에 익숙하지 않고, 전편과의 연결고리가 없는 관객일지라도 영화 자체가 내세우는 코미디와 화려한 액션은 절대 가볍지 않다.

<데드풀2>의 성과는 슈퍼히어로물에 코미디를 더욱 확실히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오히려 히어로물이라기 보단, 코미디 장르에 가중치를 부여해도 무방할 정도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진기한 입담이나 현란한 액션 못지않게 요소요소에 배어 있는 코미디는 이 영화의 독보적 위상을 보여준다.

감독이 바뀌었음에도 전편의 명맥을 계속 이어가며 그 유전자를 진화시킨 것만으로도 <데드풀2>의 결과치는 상당하다.

성공한 영화 시리즈가 지닐 수 있는 후속편의 한계를 넘어서며 앞으로의 일정을 밝게 한 것만으로도 <데드풀2>는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한 셈이다.

이로써 <데드풀>이라는 돌연변이는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흥행세로 전 세계 슈퍼히어로물을 장악하고 있는 마블 스튜디오의 야심에 더욱 힘을 싣게 됐다.

<데드풀2>에서도 비꼬았듯 가뜩이나 암울한 분위기의 DC 유니버스는 점점 쪼그라지는 자신들의 설 자리를 하루빨리 찾아야 할 듯싶다.

청소년관람불가인 만큼 얼마나 흥행 성적을 올릴 지가 관건이다.

 

뱀의 발 : 2개의 쿠키영상 외에도, 엔드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가는 순간까지 배경 음악도 음미해 봄 직하다.

 

★★★☆

 

 

담당업무 : 에너지,물류,공기업,문화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파천황 (破天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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