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인터뷰-충남②] 양승조 “세종시 원안, 삭발로 지켜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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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인터뷰-충남②] 양승조 “세종시 원안, 삭발로 지켜낸 사람”
  • 충남=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5.1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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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기본, 복지는 필수…재원 문제 없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충남=김병묵 기자)

6‧13 지방선거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선거들에 비해 좀처럼 분위기가 뜨지 않는다는 평이 있지만, 전국 곳곳에서 조용하지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중이다. <시사오늘>은 격전지르포 그 첫 번째로 충청남도를 찾아갔다. 현 시점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후보와 자유한국당 이인제 후보를 찾아 12~13일 이틀간 밀착취재와 동행인터뷰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취재가 약속된 날은 13일이었다. 그런데 12일 전날인 아침, 우연히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양 후보를 만났다. 빼곡한 일정 때문인지 빠르게 걸음을 옮기던 그는 자원봉사자들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사진을 잠시 찍은 뒤, 짧게 나눌 줄 알았던 대화는 길어졌다. 양 후보는 무슨 이야기인가를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저런 식으로 엄청난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까. 궁금해진 기자가 물었다.

-아까 무슨 이야기를 나누신 건가요.

“자원봉사자들에게 혹시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가 한 번 물어봤습니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잘 해주셔서 듣고 있었지요.”

-바쁜 일정일 텐데 소통을 상당히 중요하시나 봅니다.

“그럼요. 전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도 그랬습니다. 소통의 중요성은 따로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말을 잘하는 것만큼 잘 듣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 유관순평화마라톤이 13일 열린 독립기념관.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에 대해 물어봤다. ⓒ시사오늘

다음날인 13일은 목천에 있는 독립기념관에서 유관순평화마라톤이 열리는 날이었다. 오전 8시, 기자가 길을 잘못 든 탓에 이미 양 후보는 떠나고 없었다. 대신 상당한 숫자의 인파가 몰려있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약 4천여 명이 신청했다고 했다. 그냥 떠나기엔 아까워 시민들에게 몇 가지를 물었다.

-충남의 선거 구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다른 곳은 모르겠는데 천안은 민주당이 유리한 것 같아요. 대통령의 인기가 워낙 좋잖아요.”

-양승조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것에 대한 생각은요.

“될 만한 사람이 됐다고 생각한다. 제가 천안에 살아서 그럴 수도 있어요. 양승조, 박완주는 천안에서 가장 유명한 여당 정치인이이에요.” -(송모 씨·충남천안시불당동)

“아직 (선거에)관심이 별로 없습니다. 이인제 씨가 나온다는 것은 압니다. 여당 후보도 지금 이름을 들으니 누군지 알 것 같네. 예전에 세종시 때 단식했던 양반 아닌가.” -(박모 씨·충남서산시)

“여당이 꽤 유리하다고 봐야죠. 여기(충남)는 원래 반반이었는데, 한국당이 아주 민심을 잃었어요. 홍준표가 말을 잘못했습니다. 한 단어 때문에 망했어요.”

-그 단어가 뭡니까.

“‘쇼’요. 아무리 정부가 맘에 안들어도 그러는 건 아니지. 그냥 붙었어도 양승조 씨가 상당히 센데, 위에서 그래놓으니…” -(익명요구‧충남당진시)

마라톤 행사장에서 만난 시민들 대부분이 여당의 우세와, 양 후보에 대한 호평과 함께 승리를 점치고 있었다.

▲ 국제라이온스클럽 연차대회가 13일 열린 보령종합체육관. ⓒ시사오늘

양 후보의 촘촘한 일정은 쫓기도 벅찬 수준이었다. 결국 다음 일정 예정지인 보령에서 다시 취재를 진행하기로 했다. 보령종합체육관에선 국제라이온스클럽 충남‧세종지부 연차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천안에서 한시간 반 정도를 달려 보령에 도착하니 12시였다. 천안이 아닌, 보령에서 양 후보의 인기는 어떤지 궁금했다.

-천안에서는 민주당 양승조 후보의 인기가 대단하던데, 보령도 그런가요.

“누군지 여기선(보령) 잘은 모릅니다. 민주당 후보입니까.”

 -민주당 후보입니다. 여기선 아직 많이는 알려지지 않았나요.

“글쎄요, 한 번 민주당에서도 왔다 갔다고 들은 것은 같은데, 아직은 잘 모릅니다. 올해는 선거가 있는지, 없는지 조용해서…” -(박모 씨‧충남보령시)

“이번에도 민주당이여. 양승조라고 쩌그(거기) 있어. 4선 의원이여. 사람 좋다고 하더라고.”

갑자기 취재 중 한 시민이 끼어들면서 말을 걸어왔다. 그 때 양승조 의원 측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보령으로 내려오던 도중 도저히 구본영 천안시장 개소식에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 부득이하게 차를 돌렸다는 이야기였다. 급히 기자도 다시 천안으로 향했다.

오후 2시. 간신히 시간에 맞춰 도착한 구본영 민주당 천안시장 후보의 개소식도 인산인해였다. 박상돈 한국당 천안시장 후보와 같은 층을 쓰는 구 후보의 선거사무소 건물은, 전날은 박 후보의 지지자로, 이날은 구 후보의 지지자로 가득 메워졌다.

양 후보는 개소식이 시작되고 도착했다. 들어오는 복도에서 악수를 청하는 지지자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고, 사진 요청에 응답하느라 더욱 입장이 늦어졌다.

▲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사진과 악수 요청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시사오늘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인 박완주 의원의 축사로 개소식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박 의원은 “민주당만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 천안의 발전, 충남의 도약을 이룰 수 있다”면서 “충남지사는 양승조, 천안시장은 구본영, 재보선은 이규희를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개소식에 참석한 한 시민은 “천안이 충남에서 가장 큰 도시인데 천안 출신이 도지사 할 때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 더불어민주당 구본영 천안시장후보 개소식에서 축사하는 양승조 충남지사 후보. ⓒ시사오늘

개소식이 끝나고 양 후보에게 다시 질문을 하기 위해 이동차량 앞에서 기다렸다. 얼마간 기다렸지만 양 후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비서관이 ‘또 어디를 가셨담’이라고 말하며 오던 길을 되짚어 갔다. 양 후보의 모습이 보였다. 말을 거는 이들에게 하나하나 대답해주다 보니 시간이 걸리는 것 같았다. 한 걸음 마다 시민들이 악수를 청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내서 500만 충청인을 우롱할 때, 삭발하고 단식하면서 싸웠던 게 접니다. 도민들의 애환을 함께하고 이해해온 사람이 저 양승조입니다.” ⓒ시사오늘

-소통을 중시하시다 보니 일정이 더욱 촉박하신 게 아닌지요.

“그러네요. 정신이 없지만 제가 말을 듣고 그냥 가지를 못해서…원래 그렇습니다. 하하.”

-출마 준비를 오래 하셨는데, 이번에 직접 선거에 들어가 보니 어떻습니까.

“우선 15개 시군을 다 돌아본 결과, 민심은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에 동의하는 분이 많습니다. 충남을 새롭게 이끌 지도자를 원하는 분들도 많고요.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많이 격려해 주시고 성원해주셔서 희망도 가지고, 힘도 내면서 계속 뛰고 있습니다.”

-천안에서는 인기가 상당히 높은 것 같은데.

“별말씀을…그렇습니까. 감사한 일입니다. 그래도 오랫 동안 정치를 해온 곳이라 조금 더 많이 알아주시는 거죠.”

-하지만 남서부 쪽은 야권 성향이 더 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공략할 복안이 있으신지.

“당연히 도민들의 마음을 얻어낼 공약이 진작부터 마련돼 있습니다. 간단히 몇 가지만 언급드려 볼게요. 우선 홍성은 우리 충남의 도청소재지입니다. 내포신도시에 정주요건을 잘 마련해서, 충남의 커다란 발전 축으로 비전을 제시할겁니다. 부여는 농업인구가 많은 곳이니 농촌을 보다 더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고, 농업하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공약의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부여와 공주는 또 백제의 고도(古都)기도 하거든요. 그 위상을 더 올려서 관광도 활성화 시킬 예정입니다. 태안 같은 곳은 해안도시로서 해양산업, 어업에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 그 방향 안에서 도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입니다.”

질문을 던지자마자 지역별로 공약과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기자가 간략하게 말해달라고 하자, 양 후보는 “홈페이지나 나중에 공약집 같은 걸 보시면 됩니다. 다 들어가 있을 테니까요”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대표적인 공약으로 복지수도를 내세웠습니다. 상대는 이에 맞서 경제를 들고 나왔는데요.

“제 공약 중에 복지가 가장 전면에 내세워져 있지만, 슬로건 중에 ‘기업하기 좋은 충남’도 있습니다. 혁신도시지정 법률 지정안도 냈고. 충남으로 이전하거나 창업하는 기업에 대해 인센티브 등을 통한 유인책을 쓸 생각입니다. 경제를 중요시 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경제는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라면 기본인 거죠. 기업하기 좋은 충남을 만들고, 경제를 활성화 시키면서 동시에 도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것이 복지입니다. 아시다시피 충남은 자살률이 전국에서 수위권을 다툽니다. 노인빈곤률도 심각하고요. 여러 가지 상황에서 도민이 인간답게 살기위해선 복지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아이들, 어르신들을 위한 공약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충남형 아동수당을 보완하는 방법을 통해 저출산도 극복하고, 아이키우기 좋은 충남을 만들 계획입니다. 그리고 70세 이상은 버스를 무료로 하는 정책도 고려중입니다.”

-복지를 하다보면 재원(財源) 문제가 지적됩니다.

“재원은 문제가 없습니다. 어르신들 무료버스만 해도 충분히 감당이 됩니다. 예산이 1000억 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는데, 기초단체와 해서 절반씩 하면 넉넉한 수준입니다.”

-그 밖에 특별히 내세우는 공약이 있습니까.

“중요한 것이 미세먼지 저감 문제에요. 충남이 전국에서 미세먼지 노출도가 1위입니다.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완화하고, 마침내 없애는 것이 가장 큰 현안문제에요. 단기적으로는 어린이집과 초‧중‧고에 공기청정기를 지급하는 방법이 있겠고요. 중장기적으로는 노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고 친환경 발전소로 대체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 화력발전소가 59기가 있는데 충남에 29기가 있어요. 30년 이상 발전소 8개 중에선 4개가 충남에 있고요. 4기 조속하게 폐쇄하고, 나머지는 차차 손을 대야 합니다.”

-이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불명예 퇴진으로 인한 여파는 없는지요.

“안 전 지사 일에선 당원으로서는 진심으로 사과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하지만 도민들께서 전임 도지사의 일은 개인적 일탈행위고, 민주당이나 도정을 이끄는 데는 직접적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아 주고 계십니다. 현명한 판단을 해주고 계시다고 봅니다. 전임 지사에 대한 실망을 새로 올 후보자에게까지 연결시키는 분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다니면서 크게 그 여파를 느낀 일은 없습니다.”

-충남이 양승조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습니까.

“충남의 미래를 그리고, 그동안 충남을 발전시킬 후보가 누구인지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충남을 잘 알면서 여러 가지 현안문제를 해결해왔고, 문재인 정부와 함께 갈 힘 있는 여당 후보가 필요한 시점이고요. 충남의 발전, 누가 더 잘 이끌 것인가? 그런 면에서 저 양승조가 적임이다, 그런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그리고 충남 도민들이 일차적으로 선택해 주신 후봅니다. 경선과정에서 당원 말고도 50%의 도민들도 양승조를 선택해 주셨습니다. 일방적으로 중앙당에서 뽑은 후보와는 다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내서 500만 충청인을 우롱할 때, 삭발하고 단식하면서 싸웠던 게 접니다.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한 분과는 달리, 정말 오랫동안 충남도민과 함께해왔습니다. 초선부터 지금까지, 제 아이들도 어린이집부터 유치원,초·중·고를 모두 충남에서 다녔죠. 도민들의 애환을 함께하고 이해해온 사람이 저 양승조입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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