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에 출마한 노동운동가들…‘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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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에 출마한 노동운동가들…‘눈에 띄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5.17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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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최문순·이인제·송철호도 ´노동 관련´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6‧13 지방선거의 대진표가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 각 지역별 행정의 장을 뽑는 선거니 만큼, 여야를 막론하고 상당수의 관료 출신들이 포진돼있다. 그 사이에서 이목을 끄는 ‘이력’이 있다. 바로 노동운동가다. <시사오늘>이 오는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 중, 노동운동에 투신했던 이들을 살펴봤다.

▲ (왼쪽부터)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뉴시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자유한국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가장 유명한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이다. 활동 당시 많은 후배들의 흠모를 받았으며, 소위 ‘노동운동계의 전설’로 불렸다. 때문에 1994년 보수정당에 몸담으면서 ‘전향했다’라는 비판에도 시달려야 했을 정도다.

김 전 지사는 1970년 대학 입학 후 전태일 사건을 계기로 노동계몽운동을 시작했다. 다수의 인터뷰에서 그는 전태일 열사 분신사건에 대해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후 김 전 지사는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과 함께 서울 구로공단에 위장취업해서 활동하다가 1974년 대학 제적 후 본격적인 노동운동가로 활동했다.

김 전 지사는 이후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내내 해고와 체포, 구속과 고문 등을 반복하며 노동운동계의 일선에 있었다. 아내인 설난영과도 이 때 결혼했는데, 그 역시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을 지낸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또한 김 전 지사는 1985년 서울노동운동연합의 설립의 주축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듬해 인천 5‧3 운동으로 김 전 지사가 체포된 뒤 그 후임이 한국 노동운동의 대모라는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라는 사실도 김 전 지사가 얼마나 당시 노동운동의 핵심적 인물이었는지를 방증한다.

노태우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재오 전 의원 등과 함께 민중당 활동을 시작으로 김 전 지사는 정치권에 사실상 발을 들인다. 그러나 1992년엔 노동인권회관의 소장으로 추천되었고 이듬해에는 한국노동연구원 현대자동차 노사관계진단팀장에 임명되는 등, 지속적으로 노동운동과의 끈은 놓지 않았다. 15대 총선을 통해 국회 입성 후에도 관련 법안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한 때 노동운동에 투신했음을 아는 사람들은 의외로 적다. ‘전국수석', '제주가 낸 천재’ 같은 강렬한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어서다. 그러나 원 지사에게도 활발한 노동운동을 벌였던 시절이 있다. 그는 지난 2014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구로공단은 나에게 최고의 인생대학이었다. 나의 생각과 감각을 일깨우는 힘이다. 해외 유명 대학에서 유학한 것보다 훨씬 소중하게 녹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982년 대학 입학 후 학내 시위로 정학당한 원 지사는 이 기간부터 약 3여 년 간 구로공단에서 야학과 함께 일당 노동자로 일한다. 이후엔 당시 노동운동의 경향에 따라, 원 지사는 1985년 인천공단에 위장취업을 통해 노조결성을 시도했다.

이 시기 압착기에 빨려들어갈 뻔 한 사고 등을 겪으면서 죽을 고비를 넘기며 일했지만, 1년이 되기도 전에 신분이 탄로 날 위기에 처하면서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게 됐다. 원 지사는 1990년대 동구권의 몰락과 함께, 노동운동에서 사법시험으로 진로를 돌렸다.

은수미 전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후보는 아니지만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노동운동으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은 전 의원은 1992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의 핵심 인물로 분류되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무려 6년 간 복역했다.

국민의정부에서 1998년 사면복권 받은 뒤, 은 전 의원은 한국노동연구원에 재직하게 되는데 은 전 의원이 노동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이 시기다.

노동 부문의 전문가로 관련 업계에서 유명세를 타게 된 은 전 의원은,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에서 비례대표로 영입돼 국회에 입성한다. 이후 원내에서도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지로 위원회 위원’‘청년 유니온 자문역’ 등을 맡는 등 여전히 민주당 내 노동전문가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명·최문순·이인제·송철호…노동과 깊은 관련

한편 노동운동가라고 분류하기엔 조금 어렵지만, 이재명 전 성남시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위원장도 노동에 관심을 갖는 지방선거 출마자들이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가는 이 전 시장은 위장취업이 아닌 진짜 공장노동자 출신이다. 유여곡절을 겪던 끝에, 팔이 기계에 끼며 장애를 입기도 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 개업 초기에 노동운동과 인권과 관련된 변호를 주로 했다.

언론인 출신인 최 지사는 1995년 MBC 노조위원장이 됐다. 이듬해 한 차례 해직됐다가 복직했는데, 1998년부터는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맡아서 활동했고, 2000년 전국언론노조 초대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충남지사 후보인 이 전 지사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에서 초대 노동부장관을 지냈다. 당시 고용보험 도입이 대표적인 성과로 손꼽힌다.

울산시장 선거에 나가는 송 전 위원장도 1987년 현대자동차 노조와 현대중공업 노조의 변호를 시작으로 변호사 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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