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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식의 正論직구] 반려견 두리의 감성노트
“우리 애는 남을 절대로 물지 않아요”
“당신에겐 가족이지만 나에겐 공포야”
2018년 05월 17일 10:13:36 김웅식 기자 212627@hanmail.net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웅식 기자) 

멍! 멍! 저는 반려견으로 가족이 절 두리라고 불러요. 우리 가족은 저를 포함해 엄마 아빠 형 누나로 다섯 식구인데, 지금의 가족을 만난 지 1년쯤 됐어요. 때때로 꼬까옷도 입혀 주고, 아프면 병원에도 데려가고, 저를 사람 이상으로 보살펴 주고 귀여워 해준답니다.

아빠는 이른 아침 저를 한강공원으로 데려갑니다. 아니, 제가 우리 아빠를 운동시키려고 한강변으로 이끈다고도 할 수 있어요. 아무래도 집 안에 있을 때보다 바깥에 나가면 장 운동이 활발해져 그런지 변이 잘 나와요. 요즘엔 아빠가 제가 길거리에 싼 똥을 봉지에 주워 담아 가져옵니다. 전에는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똥을 내버려 두기도 했는데, 방송에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니 사람이 달라졌어요.

요즘은 반려견에게 목줄을 해 산책하는 게 정착된 것 같아요. 밖에 나갈 때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듯이 우리도 마스크(입마개)를 해줬으면 해요. 그렇게 해서 사람들과 보다 더 친밀하게 지내고 싶어요. 마스크를 하고 있는 반려견 친구를 만나기란 쉽지 않아요. 아빠, 엄마들은 귀여운 우리 애기가 남을 해칠 리는 없다고 생각하나 봐요.

제가 겁이 많아 사람을 경계할 때가 있거든요. 한번은 아빠가 회사 사람들과 밤늦게까지 모임을 하는데, 엄마 누나와 함께 차로 데리러 간 적이 있어요. 밤 10시쯤 된 것 같은데, 마침 아빠와 회사 직원들이 식당에서 나오고 그중 한 분이 저에게 다가오더니 손을 뻗는 거예요. 저를 해치려는 듯 보여 물어버렸어요. 비명을 지르며 그 사람이 손을 빼는데, 이빨이 빠지는 줄 알았어요. 그 사람은 제가 귀여워 머리를 만지려고 했다는데, 한밤중에 생면부지의 사람이 다가오니 방어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며칠 전에 겪은 일 때문에 요즘 기분이 꿀꿀합니다. 아빠와 함께 한강공원을 산책하고 있는데 어떤 어르신이 호통을 치지 않겠어요. 제가 길거리에 똥을 싸거나 누구에게 해를 끼치진 않았어요. 아빠는 고개를 조아리며 사과를 했답니다. 아빠는 말했어요. “우리 애는 남을 절대로 물지 않아요.” 그분이 입마개를 하지 않고 저를 데리고 다닌다고 뭐라 한 거 같아요.

사회적으로도 반려견에게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 한다 안 한다 논란이 있잖아요. 어르신은 만약의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며 호통을 치더군요. “이것 봐, 당신 개가 본인에게는 가족이지만 나에게는 공포야.” 슬픈 하루입니다.

담당업무 : 산업부 소속으로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2004년 <시사문단> 수필 신인상
좌우명 : 안 되면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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