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현대ENG·포스코건설·SK건설, 상장 물건너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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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초 만난' 현대ENG·포스코건설·SK건설, 상장 물건너 가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5.24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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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기업공개 작업에 나설 것으로 여겨졌던 건설사들의 행보가 최근 불투명해 지고 있다 ⓒ 시사오늘

연초부터 기업공개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건설사들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상장이 이뤄지는 업체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해 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잡음 피하려 택한 직상장…또 다른 잡음 가능성

국내 건설업계 기업공개와 관련, 가장 '뜨거운 감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정몽구·정의선 부자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16.4%)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실제로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위해 지난 4월부터 대형 증권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엘리엇의 반대로 작업이 다소 지연되긴 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지배구조 개편안 검토가 마무리되면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을 추진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을 우회상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직상장을 택한 이유는 합병 비율 등 잡음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이 되레 화를 부를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서 제기된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특혜 논란이 불거지면서 관계당국이 재벌대기업의 상장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공산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은 2013~2015년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공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12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은 공사원가 변동사유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우회상장보다는 직상장으로 가는 게 논란을 최소화하는 길이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며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과정에서 또 다른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우리는 물론이고, 현대차그룹에서도 상장 작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며 기업공개 자체를 일축했다.

포스코건설, 모그룹 회장 인선으로 투명성 강화 '발목'

인사가 만사를 그르친 곳도 있다. 포스코건설은 2015년 포스코그룹이 직접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상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업체로 통했다.

하지만 이후 모그룹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올해 초에는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매각에 친박계(친박근혜계) 정치인들이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기업공개는 지속적으로 지연됐다.

또한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의 낙마로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착수하면서 포스코건설의 연내 상장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의 한 관계자는 "당분간 기업공개는 어렵다고 보는 게 회사 안팎의 지배적인 전망"이라며 "모그룹 회장 인선이 완료되면 내년께 기업 투명성 제고 등의 일환으로 상장이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건설, 갈 곳은 최태원 품인데…'님은 딴 곳만'

SK건설은 상장이 확실시 되는 업체 중 하나다. 2018년 사업계획서에 기업공개 추진안을 포함시켜 놨기 때문이다.

문제는 시기다. 당초 업계에서는 SK건설이 올해 하반기 중에 상장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기업이 SK디스커버리로 지주사 전환하면서 최태원-최창원 간 계열분리 문제 해소가 더욱 시급해진 것이다.

현재 SK건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주주인 SK(주)가 지분 48%로 1대 주주에,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가 지분 28.25%로 2대 주주 위치에 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지주회사는 계열회사가 아닌 기업 주식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SK(주), SK디스커버리 중 어느 하 쪽이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비상장 상태에서는 막대한 인적·물적 자원이 요구돼 손해가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SK건설이 기업공개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후 SK디스커비리가 상장을 통해 지분을 매각하고, 최태원 회장이 SK건설을 품에 안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최창원 부회장은 2016년 자신이 보유한 SK건설 지분을 전량매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SK건설의 상장은 내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회장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의 한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열린 주요 임원모임 자리에서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라는 지시를 내렸다. 올해 내 두 회사의 시총을 합쳐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이 돼야 한다는 구체적인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SK루브리컨츠가 공모가격에 미달해 상장을 철회한 데 따른 부담이 발생한 점도 SK건설의 상장작업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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