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한혜선 한국쓰리엠 어린이집 원장)
햇볕은 쨍쨍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
모래알로 떡 해놓고 조약돌로 소반지어
언니 누나 모셔다가 맛있게도 냠냠
<햇볕은 쨍쨍>(최옥란 요/홍난파 곡)은 소꿉놀이 하는 장면의 노랫말이다. 우리는 어릴 적에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소꿉놀이를 하며 자랐다. 친구들과 함께 반짝이는 미소를 주고받으며 엄마, 아빠 놀이를 하던 때가 떠오른다.
우리는 이런 저런 부족한 것들을 지닌 채 살아간다. 그것이 재물이든, 능력이든, 환경이든, 관계이든, 건강이든 부족한 것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족하기에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간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넉넉하고 여유로운 정서를 지녔다. ‘정(情)’이 많아서 남을 배려하고, 위해주고, 참고, 기다려주는 ‘함께’ 하는 마음이 햇빛처럼 빛나는 민족이다.
요즘에도 우리에게서 이런 넉넉함을 찾아 볼 수 있을까? 우리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바쁘고, 남들보다 ‘앞서가기’에 급급하다. ‘빨리빨리’가 입버릇이 돼 식당에 가도, 어디에 가도 모두가 ‘빨리 빨리’를 외치고 있다. 성내기에도 앞서간다.
참을 ‘인(忍)’이 세 번이면 살인을 면한다는 옛 말처럼 성내기를 더디 한다면 요즘 사회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사건들이 줄어들지 않을까하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어린이 왈츠
꽃과 같이 곱게 나비 같이 춤추며 / 아름답게 크는 우리
무럭 무럭 자라서 이 동산을 꾸미면/ 웃음의 꽃 피어나리
<어린이 왈츠>(원치호 요/권길상 곡)의 노랫말이다.
이 노래를 부르노라면 마음이 고와지고 따뜻해지는 것 같다. 함께 어우러져서 웃음꽃이 만발한 세상을 이룰 것 같은 희망이 마음에 생긴다.
요즘에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남들보다 ‘앞서 가기’가 목표인 부모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빨리 걷기를, 좀 더 빨리 말하기를 아이에게 요구하는 부모들은 아이의 상태를 살피기보다는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조급함이 앞선다.
그런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남을 돌아볼 여유가 있을까? 혼자 ‘앞서 가기’에 익숙해 ‘함께 가기’를 어색해 하지는 않을까?
함께하면 더 잘 해
내가 노래를 부르면
너는 춤을 추고
내가 춤을 추면
너는 노래를 부르고
혼자서도 잘해요
함께하면 더 잘해
- 한혜선 동시집 <그러니까 딩가딩> 중 -
‘함께’ 하는 것에 대해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쓴 시다.
우리는 이런저런 부족함이 있고 그 부족함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혼자서도 잘하지만 함께할 때 더 잘 할 수 있다.
‘꼴찌도 함께 가는~’ M 방송사의 옛 로고송이 생각난다. 산을 오를 때도 능숙하게 먼저 오르는 사람이 있고 뒤쳐져 오르는 사람이 있듯이 세상일에는 앞서는 사람이 있고 따라가는 사람이 있다.
다만 ‘함께 가기’를 기억한다면 세상은 살만하지 않을까?
‘앞서 가기’보다 ‘함께 가기’가 넉넉하다. 이 나라를 이끌어갈 우리의 아이들이 ‘함께’ 무럭무럭 자라서 이 동산을 꾸미면 웃음꽃이 피어나리라 기대해본다.
한혜선 한국쓰리엠 어린이집 원장
·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유아교육 전공
·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 명지전문대 유아교육과 겸임교수 역임
· 인하대 아동학과 겸임교수 역임
· <그러니까 딩가딩>(2015)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