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의 종말인가, 새로운 북풍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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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의 종말인가, 새로운 북풍일까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6.07 23: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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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공세 실패하며 스텝 꼬인 한국당
민주당내 '文에게 그만 기대야' 자성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둔 5월 열린 '천안함 사건 북풍몰이·은폐조작 앞장서는 이명박 정부 규탄' 기자회견. ⓒ뉴시스

북풍(北風)의 종말일까, 아니면 새로운 북풍일까. 남북정상회담에서 불어온 훈풍은 지방선거의 다른 이슈들을 삼켰다. 과거의 북풍과는 다른 바람이지만, 선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분단 이래, 선거때만 다가오면 '북풍'이 언급됐다. 북한의 동향에 따라 보수표의 결집 등 선거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해서다. 마치 상수처럼 여겨지던 변수였다. 대개의 경우는 보수정당이 수혜자였다는 것이 중론이다.

예외는 있다.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직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은 6·15 남북정상회담을 발표한다. 당시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한 야권 정계의 한 인사는 지난 4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다분히 전략적인 발표타이밍이었다. 사상 초유의 북풍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번 '북풍'도 유사하다. 북미정상회담도 정상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간의 이목이 그리로 쏠렸다. 회담일도 선거 전날인 12일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미국도 적극 개입된 형태의 북풍이라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항상 일관적인 대북관과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해온 자유한국당은 혼란에 빠졌다. 미국이 나서서 벌이는 대 북한 외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서도 내부 이견이 일었다.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안보에 가장 위험한 북핵문제를 미국의 손에 넘겨버렸다"면서 "미국 대통령에 우리 대한민국과 민족의 운명이 오롯이 맡겨져 있다. 가련한 신세"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야당의 한 당직자는 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다가 이젠 트럼프 대통령을 욕하게 생겼다"면서 "옛날식 북풍은 끝났다. 남북문제보다는 민생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 선거에 이득일 텐데 다수의 중진들이 이를 외면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예전식 북풍의 시대는 끝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두언 전 국회의원은 지난 3일 본지 인터뷰에서 "시대가 변했다. 여전히 반공이데올로기에 매몰돼 있으면 미래가 없다"며 "종북몰이, 친북몰이의 시대는 끝났다"고 전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러한 분위기를 적극 이용하면서 세 몰이를 하고 있다. 후보들 대부분이 '평화'를 구호 전면에 내세우면서 선거운동 중이다.

그러나 당 일각선 이러한 지나친 남북이슈 강조 전략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지난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남북평화가 좋긴 한데, 지나치게 이것만 밀고 나가면 예전에 보수에서 북풍을 이용하던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한 뒤 "벌써 민생이나 경제문제로 역공이 들어온다. 중앙당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권의 관계자 역시 7일 기자와 만나 "한국당이 워낙에 한심하기에 망정이지, 평화나 통일 같은 추상적인 문구는 바닥민심까지 닿기 어렵다"면서 "그런일은 없어야겠지만,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지 말고 이참에 정책적인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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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효 2018-06-09 17:05:13
딱. 맞는 지적입니다.
북풍몰이, 엉뚱한 곳에서 터져 나올 반격에 대비하며.
민생과 경제면에서 효과있는 정책 제시와 운영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