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박인터뷰] 이태규 “안철수가 끝났다고? 그에겐 아직 소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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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인터뷰] 이태규 “안철수가 끝났다고? 그에겐 아직 소임이 있다”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06.14 23:50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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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이 전하는 6·13 선거 총평
˝安, 마이너스 정치 극복하고, 맨 바닥서 새로 시작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안철수의 제갈공명’으로 불린 바 있던 바른미래당 이태규 사무총장. 지략가로 통하는 그는 6·13 선거에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당의 전멸이 확정된 순간에도 13일 자정께 쉽사리 여의도 중앙당사를 떠나지 않았다.

대부분 떠난 개표 중계석에서 정당득표율 추이를 지켜봤다. 냉정하게 수치를 따져 당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거라고 했다. 지도부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이었지만, 본 게임은 앞으로가 될 것임을 내비쳤다. 잠시 개표실 밖을 나와 인터뷰를 청했다. 대화는 상황실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 바른미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안철수 전 대표가 맨 바닥에서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한국 정치 발전에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시사오늘

안철수는 이방인, 맨 바닥에서 새로 시작해야”
“安, 마이너스 정치 극복 후 큰 역할 기대”
“당 어느 누구도 안철수 탓할 수 없어”
“김문수, 안철수 꺾은 것으로도 성과 보여”
“제주도민 안의 원희룡만이 갖는 독특한 위상이 당선 요인”
“남경필, 원희룡 세대교체 앞서 실리 쫓은 모습은 대중 평가로…”   
“김경수 이재명 당선은 ‘묻지마 선거’결과, 언제고 폐해 올 것”
“바른미래당은 스펙트럼 넓은 당, 치열한 노선 투쟁 후 재정립”

<다음은 일문일답.>
 
- 여당의 압도적 승리이다. 선거 결과 어떻게 봤나. 

“‘묻지마 선거’가 여당의 일방적 승리를 가져왔다. 판문점 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적 요소 등의 여파로 후보의 자질과 정책들이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다. 그런데, 생각 외로 정부 여당의 당선자 수나 득표율이 높기 때문에 이를 단순히 외적인 이유로만 치부해 볼 수는 없다. 그와 별개로 야권은 대안세력, 견제세력으로서 신뢰를 받지 못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 두 가지 요소가 겹쳐져 여당의 일방적 승리를 가져왔다고 본다.”

- 바른미래당 참패의 원인은.

“바른미래당으로만 따진다면, 당은 동서화합정당과 양당 기득권 타파, 이념과잉 정치극복, 혁신적인 한국정치의 구조적인 개혁을 화두로 통합을 시도했지만(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내용과 달리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던 측면이 패배의 요인이 됐다. 공천갈등 등을 보여주는 모습이 당의 신뢰를 상실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 지도부 총사퇴 여부는.

“과거 관행상으로 보면 선거 지도부는 거의 다 사퇴했다. 남아서 버티는 지도부는 없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지도부 임기는 지방선거 끝난 다음에 열리는 전당대회까지다. 사퇴를 하나 안 하나 임기라는 게 길어야 앞으로 두 달 남짓이다. 굳이 사퇴를 할 필요가 있겠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전당대회까지 관리하고. 물러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다.”

- 지방선거 이후 양당제 복귀 관측도 있는데. 

“여론조사에서는 다당제 선호가 많지만, 야권의 경우 분열된 구도로 가면, 선거에서 질 우려가 많기 때문에 양당구도를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한국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다당제 구도로 가야한다고 본다. 영호남 지역주의 기반 구도를 깨야 한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정치적 이익 앞에서 제3당의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이 됐다. 때문에 당의 개혁 문제나 야권 개혁 문제 등 치열한 당내 노선투쟁이 진행되고, 그것이 일차적으로 전당대회를 통해서 평가를 받지 않겠는가 싶다.”

- 그 다음 전개 양상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총선이라는 사활을 거는 정치일정을 두고 야권이 재편될 거냐, 통합할거냐, 다당제 구도로 갈 거냐 등이 개헌과 맞물려 같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헌 같은 경우도 대통령제를 그대로 갖고 갈 거냐. 이원정부제로 갈 거냐 등…. 그렇게 되면 필연적으로 콜리션(coalition·연정) 문제가 대두 될 수밖에 없다”

- 이번 선거 결과로 개헌도 여당 입김이 세질 것 같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회 의석이라고 하는 부분은 비등하지 않나. 다수당은 분명히 있지만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 당의 정체성을 놓고 좌우 양쪽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중도개혁정당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고 또 일부는 중도진보라고 생각하는 분들, 일부는 개혁보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어찌됐든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 스펙트럼이 넓은 것이 선거에는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다.

“도움이 안 된다. 제가 이것 가지곤 안 된다고 했다. 왜냐. 대중들은 분명할 걸 요구하니까.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계인의 정치가 훨씬 더 필요하다고 보여 지는데 그걸 설명하기가 복잡하고 어렵다.
이를 둘러싸고, 앞으로 의원들 간에 논쟁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확실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매번 일이 있을 때마다 사단이 나니까. 그것이 저는 이 당이 살아남기 위한 생산적인 논쟁이라고 본다. 분열이나 이런 것이 아니고. 당내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어떻게 정리해나 갈 것이냐….
바른미래당의 가치와 노선, 당 개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또한, 어떻게 다시 깨어나는가. 그걸 국민들께 보여줄 수 있다면 다음 총선에서 선택받을 수 있다고 본다.”

- 선거기간 드루킹 이슈로 곤혹을 치룬 김경수 후보도 당선됐고, 사생활 논란의 이재명 후보도 당선됐다.

“그런 측면에서도 이번 선거는 설명이 안 되는 ‘묻지마 선거’였다. 정상적으로 성숙한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나라에서 이런 후보들이 당선되는 것은 어렵다고 보여 진다. 한국정치의 도덕적 수준, 윤리관이나 이런 것을 타락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 폐해는 언젠가는 나타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런 측면에서 우려한다.
과거 박근혜 이명박 정권 하에 국정원 댓글이 있었다면 드루킹은 사설 국정원이나 다름없다. 선거 여론을 왜곡시키고 민주주의를 갉아먹는 문제다. 다만, 야권이 신뢰를 얻지 못하다 보니, 어떻게 보면 대중들은 야당만큼 분노하지 않았다. 야당만큼 분노했다면 표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 거다. 우리는 왜 분노하지 않을까 부터, 먼저 고민해야 된다. 과연 그게 뭘까. 저는 그게 신뢰의 문제라고 보여 지는 거다. 한편으로는 먹고사는 문제가 더 우선적인 과제일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

- 민생 문제도 선거 결과를 좌우할 큰 이슈는 못 됐던 것 같다.

“민생문제 어렵지만 ‘너네는 어떻게 해결해줄 건데?’, ‘그럼 너네 걸 갖고와봐.’, ‘근데 그게 없잖아.’ 야당이란 건 기본적으로 비판세력이다. 그런데 네거티브, 안티체제로는 한계가 있다. 안티를 넘은 대안체제로 가야 한다. 그것이 야당의 개혁과제다. 그것이 정치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있다고 보여진다."

- 원희룡 후보는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야권재편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제주도에서 ‘원희룡’이 갖는 존재는 아주 특별하다. 제주도민이 인정하는 수재, 제주도민이 만들어낸 인물, 학력고사 전국 수석하고 입지전적 인물이다. 다른 후보들에게는 없는 그 독특한 위상이 여전히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다만 중앙에서 대중들이 어떻게 볼 거냐. 그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싫어서 바른정당에 왔다가 무소속으로 빠져나간, 결국은 정치적 실리를 계산했던 측면이 있다.

이는 남경필 후보와 비슷한 걸 거다. 결국 이분들이 옛날에 한나라당에서 소장개혁파로 자기의 정치적 입지나 이미지를 구축해왔던 분들인데, 그런 원칙과 소신이 아닌 실리를 쫓아다닌 모습에 있어 이런 부분들이 또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이건 저 같은 한 개인이 평가할 부분이 아니라 대중들이 평가할 부분으로 보여 진다.”

- 야권재편과정에서 세대교체 기류도 형성될 것 같다.

“전반적으로 야권에 인물이 부재한 상황이다. 세대교체를 하려면 일관되게 확고한 철학과 가치 등이 있어야 하는데, 유일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안철수 전 대표가 이번 선거 결과로 재정립 후 다시 출발해야 되는 상황이다. 세대교체를 하자면 남경필 원희룡 이런 분들인데, 모두 바른정당에 있다가 탈당했지 않나.”

-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3위 결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의 힘으로 양당구조를 깨기가 이렇게 어렵구나. ‘안철수’로 깨보려고 했는데 안 된 거다. 그렇지만, 당의 어느 누구도 ‘안철수’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 정당통합과정에서 호남 떨어져나가고, 선거의 리드를 안철수 전 대표한테 맡긴 거다. 어려운 지역에 혼자 나가서 헌신해서 싸운 거다. 전체 선거를 리드해주길 바랐는데 그게 안 된 것이어서 안타까운 것이고….
그럼에도 안철수 전 대표는 기득권 정당에 꾸준히 맞서서 자기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 그건 높이 평가해야 한다. 다만, 과거 7년 전 대중들이 ‘안철수’한테 열광하고 요구했던 부분과 현재의 ‘안철수’를 비하면 매력도나 신뢰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또한, 대선후보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올 때는, 달라진 ‘안철수’의 모습이 있어야 했는데 과거 대선후보 안철수의 콘셉트가 그대로 적용이 돼 신뢰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지 않았나 싶다.”

- 정치세력화를 너무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자기세력을 처음 만든 것은 국민의당을 창당해 기득권하고 싸워봤고, 그렇게 해서 서른여덟 석의 정당을 만든 부분은 평가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 근데 정치세력화를 못한다는 한 전략가의 얘기로는 내 편이 아닌 자도 내편으로 만드는 게 정치인데, 노원병, 송파을 공천을 흔쾌히 주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

“저도 그것에 대해서는 지적을 했다. 통 크게 주면 되는데….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리더로 끌고 가면서 화합된 모습을 보여줄 때 서울시 선거에 있어 최대의 득표율을 만들어내는 거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보면, 완전히 마이너스로 갔다. 분명 오류이고 앞으로 변모해야할 지점이다. 결과적으로 안 전 대표 책임이다. 그런 것을 부추기는 목소리들을 단호히 끊어내야 했는데 못했다.”

- 일각에선 후보 단일화 시도가 패인이었다는 평가도 내놨는데.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 어찌됐든 김문수 전 의원의 득표력이 높았다.

“‘안철수’를 꺾었다는 상징성만으로 성과가 있을 거다.” 

- 안철수, 향후 정치 행보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이 시대 본인에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했으니, 어느 시점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본다. 대중들이 신뢰하고 요구했던 것, 시대와 대중이 요구하는 것에 대해 충실하게 복무할 것인가, 근본적인 고민을 다시 하지 않겠나.”

-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여의도 호사가들의 얘기일 뿐이다”

- '안철수 정치'에 여전히 기대를 거는 듯하다.

“저는 그분이 정치를 계속하고 일정정도 성과를 내서 한국정치 발전에 큰 기여를 하기를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안철수라는 정치인은 기성 정치권이 볼 때는 이단아다. 이방인이고. 자기들 생각엔 전혀 이상한 사람이 왔는데 대중들의 지지를 얻으니까 꼼짝 못했지만 사실 못마땅한 거다. '저 사람 우리랑 다른 사람이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야. 우리와 같은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야.'

근데 저는 그런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본다. 맨 날 똑같은 포맷에 들어와서 똑같이 짝짜꿍하고 죽이 맞는 정치 말고…. 한국정치가 이당이 저당으로 바뀌고 또 그 당으로 바뀌어도 대한민국의 산적한 모순이 더 심화되고 있지 않나. 개선되는 것이 하나도 없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기성정치권을 깨야한다고 본다. 여전히  ‘안철수’는 소임이 있다. 아직 나이도 젊고, 큰 성과를 내기 바란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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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호 2018-06-15 00:56:54
누가 안철수를 욕할수 있나? 가장 용감한 후보였다 벼랑끝에서 1달 동안 그렇게 열심히 달렸던 후보다 전국적인 지지도 가 이번 득표율이라고 봐도 될겄이다 나역시 서울 시민 아니지만 1달 동안 그의 선전을 기원했다 전국에 나같은 사람이 전국민의 19프로가 남아 있다고 본다면 아직 우리나라에 큰 정치 자산이다 욕해서 미래자산을 놓치지말아야 한다 지금은 그 과정 에 박수를 보네야 한다

조금만 냉정해보자 2018-06-15 04:19:09
안철수가 하려는 것은 명확하다.
지금의 각종 현안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내수 경제/수출 폭망, 각종 위치에서의 부패 등등.. 소위 우리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헬조선" 이라고 부른다. 이 모든 것들... 왜 진보 10년에는 해결을 못했고 왜 보수 10년에는 해결하지 못했나... 70년 대한민국 정치사가 남긴 제왕적 대통령제, 거대 양당제.. 이것은 국민은 철저히 안중에도 없고 선거 때만 되면 지역과 이념에 기댄 기득권을 살찌우기 위한 철저한 수단이 되어버렸다. 안철수는 이것이 문제라고 진단했고 끊임없이 기득권을 부수려한 것이다.

크로니클 2018-06-15 02:10:12
아래글쓴 허무맹랑한 골빈소리에 글을 적지않을수가 없다 민심이라 재대로된민심이 무엇인가 당신같은 사람들때문에 발전없는 대한민국인것을 박시장은 정당지지율이 50프로인데 56프로대 지지율이 나왔고 김문수님도 정당지지율이 20프로인반면 24프로지지율 밖에얻지못했다 안철수 정당지지율이 한자리후임에도 18프로 지지를 받았다 이것은 개인으로 보았을때 안철수라는 인물의 개인 평가로는 훌륭하다고 본다 아래 허무맹랑한 글쓴 두명 꼴통짓 하고 다니지 말길바란다

지나가다 2018-06-15 06:11:23
안철수는 아직 끝이 아니다!! 바미당을 이끌어 자한당과 통합하여 자한당의 확실한 괘멸을 이끌 역사적 소명이 남아있다! 안철수 화이팅!

안철수응원 2018-06-15 09:05:36
안철수님의 새정치를 받아들이기에는 국민수준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것같습니다...니편 내편 나뉘어 자기밥그릇 싸움밖에 할줄모르니... 정당지지율8프로에서 19프로 지지율이 나왔다는것은 안철수개인에 대한 호감도가 더 크다는 뜻입니다. 절대포기하지말아주세요... 힘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