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승패는 맞혔지만…‘득표율’ 예측은 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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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승패는 맞혔지만…‘득표율’ 예측은 또 실패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6.15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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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방송3사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율 비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선거 기간 내내 여론조사 기관들이 예고했던 ‘여당 압승 야당 참패’가 그대로 나타나자, 일각에서는 ‘제20대 총선에서 체면을 구겼던 여론조사 기관들이 자존심을 회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 시사오늘 그래픽=김승종

6·13 지방선거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선거 기간 내내 여론조사 기관들이 예고했던 ‘여당 압승 야당 참패’가 그대로 나타난 셈.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20대 총선에서 체면을 구겼던 여론조사 기관들이 자존심을 회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KBS와 MBC, SBS가 공동으로 의뢰하고 <한국리서치>·<칸타코리아>·<코리아리서치센터>가 6월 2일부터 5일까지 수행해 6일 공개했던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을 비교하면 ‘여론조사가 정확히 결과를 예측했다’는 명제는 ‘절반만 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많은 지역에서 여론조사에 비해 실제 득표율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김문수·안철수, 여론조사보다 8%포인트 이상 올라

방송3사가 공동 의뢰하고 <코리아리서치센터>가 6월 2일부터 5일까지 조사해 6일 발표한 결과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는 49.3%의 지지율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13.6%)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10.7%)를 각각 35.7%포인트, 38.6%포인트 차로 앞섰다.

그러나 실제 득표율 격차는 달랐다. 박원순 후보는 52.7%로 여론조사 오차범위 내에서 움직였으나, 김문수 후보는 여론조사보다 무려 9.7%포인트 오른 23.3%, 안철수 후보는 8.8%포인트 상승한 19.5%를 기록한 까닭이다. 이에 박원순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격차는 29.4%포인트, 박원순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격차는 33.2%포인트까지 줄어들었다.

안철수 후보를 보수 후보로 상정하고 계산할 시, 두 보수 후보의 득표율을 합치면 42.8%까지 치솟는다. 방송3사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얻은 지지율을 합산해도 24.3%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여론조사가 약 18.5%에 달하는 ‘샤이 보수’를 포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 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방송3사 여론조사와 실제 득표율 비교 ⓒ 시사오늘 / 자료제공-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부산·경남·경기·울산서도 ‘샤이 보수’ 발견

이런 흐름은 다른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방송3사가 공동 의뢰하고 <한국리서치>가 같은 기간 시행·발표한 부산시장 후보 지지율 결과를 보면, 민주당 오거돈 후보가 50.5%, 한국당 서병수 후보가 20.4%로 두 후보 격차는 30.1%포인트였다.

하지만 실제 득표율은 오거돈 후보 55.2%, 서병수 후보 37.1%로 18.1%포인트까지 줄어든다. 여기서도 ‘샤이 보수’가 12.0%포인트가량 존재했다는 뜻이다. 경남 역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43.3%, 한국당 김태호 후보가 27.2%로 두 후보 간 격차가 16.1%에 달했지만, 실제 득표율 차이는 김경수 후보 52.8%, 김태호 후보 42.9%로 9.9%까지 좁혀졌다.

이외에도 경기(여론조사 격차 29.2%포인트 → 실제 득표율 격차 20.9%포인트), 울산(여론조사 격차 19.5%포인트 → 실제 득표율 격차 12.8%포인트) 등에서도 ‘샤이 보수’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지지율 변화가 있었다.

대구·경북에도 ‘샤이 보수’ 많았다

한국당이 승리를 거둔 대구·경북도 예외가 아니었다. 방송3사가 의뢰하고 <한국리서치>가 6월 2일부터 5일까지 실시해 6일 발표한 대구시장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한국당 권영진 후보의 지지율은 28.3%, 민주당 임대윤 후보의 지지율은 26.4%였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1.9%포인트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권영진 후보가 53.7%, 임대윤 후보가 39.7%를 얻어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14%포인트에 달했다.

같은 기간 방송3사가 의뢰하고 <코리아리서치센터>가 수행·발표한 경북도지사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도 한국당 이철우 후보(29.4%)와 민주당 오중기 후보(21.8%)의 차이는 7.6%포인트에 불과했으나, 실제 득표율 차이는 17.8%포인트(이철우 후보 52.1%, 오중기 후보 34.3%)나 됐다.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뿐만 아니라 한국당 우세 지역에서도 10%가 넘는 ‘샤이 보수’ 층이 존재했지만, 여론조사 기관들이 포착해내지 못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론조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15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예측한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과는 괴리가 있었다"며 "단순히 당락을 맞췄다고 해서 안도할 게 아니라 정확한 예측을 하기 위한 대대적인 손질 작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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