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지선 참패 후폭풍…책임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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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지선 참패 후폭풍…책임 논란 가열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6.17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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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인적 청산 못한 것 후회”…중진들 “본인 책임 통감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 뉴시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이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가 ‘마지막 막말’이라며 패배의 책임을 몇몇 당내 의원에게로 돌리자, 중진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초선 의원들까지 중진 의원들의 정계 은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한국당의 내홍(內訌)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홍준표 “마지막 막말 하겠다”

시발점은 홍 전 대표였다. 홍 전 대표는 1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을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국회의원 제명은 2/3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조항 때문에 이를 강행하지 못하고 속 끓이는 1년을 보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막말 한 번 하겠다”며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 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의총에 술이 취해 들어와서 술주정 부리는 사람, 국비로 세계일주가 꿈인 사람, 카멜레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변색하는 사람,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 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탄핵 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 하고도 얼굴·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 속에서 내우외환으로 1년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사람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한국 보수 정당은 역사 속에 사라질 것이다. 국회의원 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념과 동지적 결속이 없는 집단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면서 “혁신 방향은 바로 이것이다. 가장 본질적인 혁신은 인적 청산”이라고 강조했다. 친박 등 자신과 각을 세웠던 당내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 홍 전 대표는 “내가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을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홍준표 전 대표 페이스북

홍 대표 ‘막말’에…중진 의원들 ‘부글부글’

이에 대해 한국당 의원들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미 떠난 사람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 다만 몇몇 의원들은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내비치기도 했다. 김진태 의원은 1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는 것”이라며 “막말로 당을 망친 분이 떠나고도 동료에게 악담을 퍼붓는 것을 보니 이 말밖에 생각이 안 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시사오늘>과 통화한 한국당의 한 관계자도 “(당대표) 자리에서 내려온 분이라 굳이 언급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라면서도 “홍 대표가 오면 표가 떨어진다고 해서 후보들이 자기 지역에 (홍 대표가) 오지 않기를 바랄 정도였는데, 그러면 본인이 책임을 지고 반성을 해야지 그야말로 ‘막말’을 하고 가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당내 기류를 전했다. 

초선 의원들 “중진 의원들 은퇴하라”

이런 상황에서 김순례·김성태(비례대표)·성일종·이은권·정종섭 등 일부 초선 의원들은 “지난 10년 보수 정치 실패에 책임 있는 중진 의원들은 정계를 은퇴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한국당은 지난 대선과 6·1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받았다. 더 이상 기득권과 구태에 연연하며 살려고 한다면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당은 모든 희생을 감수해야 하고 시대적 소명과 국민의 명령을 겸허히 받들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은 당 운영 전면에 나서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책임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우리의 이 걸음은 어떤 경우에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중진 의원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당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여옥 전 의원은 “홍 대표 시절 입 한번 뻥끗도 하지 않았던 이름만 초선인 사람들이 갑자기 왜 저러지? 싶다”며 “죽은 듯이 있다가 홍 대표 물러나니까 중진 사퇴? 자한당 초선분들은 ‘중진 찜쪄먹는 노회한 초선’분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선 관계자 또한 “그분들도 친박으로 공천 받고 들어와서 (정치) 하셨던 분들 아니냐”며 “본인들 잘못부터 반성해야지 다짜고짜 중진들을 나가라고 하는 것은 도의에 어긋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역사에 기록될 참패에, 좀처럼 후폭풍이 수습되지 않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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