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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의 기명투표법] “국회, 이름 밝히고 본회의 표결하라”
<법안 톺아보기(21)>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
2018년 06월 21일 17:54:14 정진호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지난 5월 24일 국회 본회의 기명 투표를 골자로 하는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 뉴시스

“결국 끼리끼리 해먹고 봐주고 하는 거였다. 여당이고 야당이고 국민 무서운 줄을 모른다. 다음 촛불 집회는 국회 앞에서 하자.”

“국회에 쓰레기들이 다 모여 있다. 더러워서 못 봐주겠다.”

“적폐청산은 대통령 혼자 하나. 민주당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똑바로 하라. 예뻐서 찍어주는 것 아니다.”

“다른 당은 몰라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석수만큼도 찬성표가 안 나오는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동업자 정신 뭐 그런 것인가. 더럽다.”

5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졌다. 홍문종 의원은 사학재단을 통해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염동열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 청탁 의혹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우리 헌법은 ‘국회의원은 현행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기에,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는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무기명 투표로 실시된 두 사람의 체포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홍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총투표 275명 가운데 찬성 129표, 반대 141표, 기권 2표, 무효 3표로, 염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찬성 98표, 반대 172표, 기권 1표, 무효 4표로 과반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러자 누리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무엇보다도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던 쪽에서도 반대표가 쏟아져 나왔다는 데 실망감을 금치 못하는 모습이었다. 표결 당시 한국당 의석수는 113석.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수십 표의 ‘야권 반대표’가 나왔다는 의미다.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비판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되자, 민주당은 빠르게 수습에 나섰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특권과 반칙 없는 사회를 이끌어야 할 국회가 제 식구 감싸기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킨 것은 자가당착이며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민주당 내 몇몇 의원들은 체포동의안 부결이 ‘익명성에 숨어 표를 던질 수 있는’ 현행법 탓이라며, 무기명 투표를 기명 투표로 전환하는 제도 개선에 나섰다.

손혜원,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내놓은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바로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법안이다. 손 의원은 “현행법상 일반적인 의안 표결의 경우에는 기명 투표를 하게 돼 있고, 개별 조항에 무기명 투표를 하도록 돼 있는 경우에는 무기명으로 표결한다”며 “하지만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국회가 민의를 제대로 반영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모든 투표를 기명 투표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법안은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에서 시행하는 선거를 제외한 다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기명 투표를 실시하도록 하려는 것”이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본 법안이 통과되면, 안건의 신속 처리, 체계·자구 심사, 무제한 토론 실시, 법률안·기타 인사에 관한 사항, 탄핵소추 발의 등 현재 국회법상 무기명 투표를 하도록 돼 있는 사항이 모두 기명 투표를 하도록 변경된다. 

   
▲ 본 법안이 통과되면, 안건의 신속 처리, 체계·자구 심사, 무제한 토론 실시, 법률안·기타 인사에 관한 사항, 탄핵소추 발의 등 현재 국회법상 무기명 투표를 하도록 돼 있는 사항이 모두 기명 투표를 하도록 변경된다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선진국 의회, 기명 투표가 원칙

일각에서는 무기명 투표가 국회의원을 정치적 외압에서 자유롭게 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만큼, 다소간의 부작용이 있더라도 무기명 투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명 투표가 국회의원의 소신에 따른 결정을 막고, 여론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적 표결 행태를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손 의원은 “해외에서는 오히려 무기명 투표를 하는 국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국회의원은 표결로 말하는 존재이므로 이를 공개해 본인의 정치적 색깔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익명성에 숨어 국민에게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 일이 없도록 국회를 개혁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 하원에서는 실시하는 모든 표결을 공개한다. 영국·독일·일본 역시 의장 혹은 부의장 선출이나 연방총리 선출 시 등에만 예외적으로 비밀 투표를 허용할 뿐, 그 외의 모든 투표는 기명 투표로 처리한다.

제19대 국회서도 폐기…꾸준히 감시해야

다만 법안 통과 여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많다. 민주당은 손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 직후인 5월 24일 정책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기명 투표를 당론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뜻을 모으는 데 실패했다. 당장 민주당 내에서도 ‘기명 투표만이 정답은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제19대 국회에서도 당시 새누리당 김용태 보수혁신위원회 국회개혁소위 위원장의 국회법 개정안을 비롯해 총 3건의 ‘체포동의안 기명 표결’ 법안이 발의됐으나,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유야무야(有耶無耶) 묻혀버린 바 있다.

이와 관련, 제19대 국회에서 당시 여권 의원실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2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그때 송광호 (전 새누리당) 의원이 철도부품업체에서 청탁을 받고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어서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넘어왔는데, 찬성표가 70표인가(정확히는 223명 유효투표 중 찬성 73표, 반대 118표, 무효 24표, 기권 8표)밖에 안 나와서 부결됐다. 새누리당만 반대한 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이탈표가 많았던 것”이라며 “그래서 방탄국회니 뭐니 여론이 나빠지니까 국회에서 기명 투표 법안이 나왔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이 법안들은 상임위에서 한 번도 논의된 적이 없다. 발의만 해놓고 좀 잠잠해지니까 그냥 묻어놨던 것”이라면서 “이것(기명 투표 법안)은 여야의 문제가 아니고 국회의원 본인들의 특권 문제기 때문에 통과되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마 손 의원의 법안 역시 상임위 논의도 안 될 것”이라며 “계속 언론이 거론하고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그러지 않으면 절대 바뀔 수 없다. 기자님도 이번 기사로 끝내지 말고 꾸준히 감시하시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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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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