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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공불락´ 허인 KB국민은행장
2018년 06월 26일 17:33:44 윤종희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종희 기자)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에 힘을 쏟고 있다. 또 고객에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는 다른 시중 은행장들도 똑같다. 때문에 이런 것으로 허인 행장을 설명하는 건 무리다. 좀 더 깊이 허 행장 스타일을 살펴봐야 한다.

허 행장은 극히 이성적이다. 감정에 휘둘려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어떻게 해야 조직이 강화되고 이익을 낼 수 있을지 정확하게 파악한다. 주변에서 자신의 판단에 문제를 제기할 경우 감정보다는 이성으로 친절히 설득한다. 만약 주변의 문제 제기가 옳다고 판단하면 상처 받거나 하지 않고 그냥 받아들인다. 전체적으로 원만하고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감정에 동요함 없이 원만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 ⓒ뉴시스

허 행장은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언뜻 투쟁 일변도일 것이라는 인상이 든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지난 1998년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과 합병할 때다. 당시 장기신용은행 노조위원장이었던 허 행장은 반대 투쟁을 원하는 노조원들과 달랐다. 허 행장은 합병 여부를 결정하는 건 경영자의 몫이라고 판단했다. 대신 노조위원장으로서 합병 이후 조합원들이 권리를 침해받지 않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얼마 전 허 행장은 160여명의 젊은 직원들의 건의 사항을 수렴하고 발전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워크샵을 진행했다. 이 워크샵의 특징은 바로 참가 자격이다. 전 영업점 과장급 이하로 제한을 뒀다. 높은 직급이 아닌 낮은 직급 목소리에 방점을 둔 것이다. 고정 관념 같은 것에서 자유로운 낮은 직급의 얘기를 듣기 위해서다.

이런 허 행장은 젊은 직원들에게 상사와의 소통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보다는 예의를 갖춰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하라고 조언한다. 이는 다름 아닌 허 행장 스타일이다. 그는 또 순간적 좌절감에 세상을 탓하고 운명론에 빠져버리는 법이 없다. 그 보다는 매 순간 올바른 선택으로 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이 또한 허 행장이 젊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점이다.

최근 허 행장은 자신의 책상 위에 올려진 은행 동영상 광고 시안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서 자기 감각에 맞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딸로부터 “은행장이 봤을 때 바로 이해가 된다면 젊은 사람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고,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광고가 젊은 층에 통하는 거니 ‘컨펌’ 해주고 선택하라”는 얘기를 듣고는 ‘오케이’ 사인을 했다.

이후 나온 방탄소년단·청춘마루·매직카 등의 동영상 광고는 대 히트를 쳤다. 불필요한 감정 없이 젊은 층 기호에 충실히 맞춘 결과다.

허 행장은 지난해 11월 은행장으로 내정된 이후부터 ‘고객에게 충실하자’를 경영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국민은행이 시중 은행 가운데 1등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고객이라는 것이다. 종종 고객들이 떠나는 악몽에 시달릴 정도로 고객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은행장들도 고객 우선주의를 외친다. 그러나 허 행장의 고객 우선주의에는 감정보다는 객관적인 뭔가가 스며있는 것 같다. 객관적으로 고객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인지 꾸준히 고민하고 실천하려는 의지가 더 강한 느낌이다.

순간적 감정에 동요하지 않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조직을 아우르는 허인 행장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난공불락’(難攻不落)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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