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보니] 언어폭력장 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대략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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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보니] 언어폭력장 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대략 난감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8.06.28 2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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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비방글 대조 양상 보니…"손흥민 조현우 군면제" vs "장현수 김민우 퇴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손흥민 조현우 선수의 ‘군 면제’ 청원글이 28일 청와대 게시판을 달궜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해 뛰어난 활약을 보인 공격수 손흥민, 골키퍼 조현우에 대한 군면제 추천 글이 잇따랐다.

네이버 아이디를 쓰는 청원인 A씨는 “손흥민, 조현우 특별 병역면제 추진하자”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어 “인간적으로 손흥민하고 조현우는 특별히 병역면제 해주자”며 “피파랭킹 57위가 피파랭킹 1위 꺾은 것만으로도 면제사유는 충분하지 않냐”고 말했다. 오후 2시 5분 기준 이 청원글의 동참수는 41명이다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군 입대를 면제해주는 '특별법' 청원도 잇따르고 있다. 청원인 B씨는 국익을 위해 군 입대를 면제해주는 "손흥민 특별법 제정을 청원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B씨는 "필자도 군필이지만, 세계의 대한민국을 알리는 운동선수의 앞날에 병역 의무가 걸림돌이 된다면 손흥민 특별법을 제정해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후 1시 30여분 기준 해당 청원글의 동참 수는 69명이다.

 

▲ 손흥민 조현우 축구선수 군 면제 청원글이 청와대 게시판에 잇따랐다.ⓒ시사오늘(청와대 청원게시판 캡처)

이외에도 “손흥민 조현우 축구 영웅을 군대에 보내지 말고 일정금액을 지불하고 군면제해라” “손흥민 대신 군대가겠다” “국위선양자 군면제 시켜주자” “손흥민 군대 꼭 보내셔야 하나요?” “병역특례로 손흥민 선수의 축구를 보게 해주세요” “손흥민 선수를 한국축구발전에 평생 봉사하는 조건으로 군면제를 청원합니다”등의 청원 글이 쇄도했다.

그런가하면 반대의 청원 글도 올라왔다. 청원인 C씨는 “손흥민 군 면제 해줄 거면 방탄소년단(방탄)도 군 면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달았다.

C씨는 "독일 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뛴 건 사실이지만 16강은 가지 못했다. 열심히 뛰었다는 이유로 군 면제 시켜주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렇다면 빌보드 핫200 1위로 세계를 제패한 방탄소년단들의 군 면제도 보장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한편으로 월드컵 F조 조별리그 과정에서 실수를 연거푸 보인 장현수, 김민우 선수에 대해서는 인신공격성 비난 글이 난무해 대조적인 양상을 일으켰다.  

청원인 D씨는 같은 날 “장현수 선수의 러시아부터 대한민국 국토대장정을 청원한다”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러면서 “태극전사들이 잘 싸웠지만 '대한민국 국가대표' 장현수 때문에 16강을 못 갔다”며 “장현수는 러시아에서 비행기를 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걸어오게 해 달라”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원인 E씨는 지난 24일 “대한민국이 패배하게 된 2개의 근원은 김민우 선수로부터 시작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했다.

그 밖에 "장현수 선수 박탈 시켜주세요" "장현수 군입대 시켜주세요. "태형을 하라" "국가대표전에서 퇴출시켜라" "장현수 입국금지" “배구선수로 만들어주세요" 등 악의적 희롱 글이 잇따랐다.

이처럼 특정 선수에 대한 언어 폭력적 비방글이 도를 넘어서고 있는 점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늘고 있다.

청원인 F씨는 “이번 사태를 보고 중세시대의 마녀재판을 떠올렸다. 국민성이 이 정도로 바닥인가 싶다”고 씁쓸해했다. 아울러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비난 글을 올리는 자는 얼마나 잘 하길래 멋대로 평가하고 여럿이서 한 사람을 인신공격하는가”라고 비판하는 글도 있었다. 어느 경우는 악플이 넘치는 청와대 게시판의 무용론을 언급하며 "폐쇄 청원"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스포츠 해설가 차범근도 지난 27일 독일전에 앞서 다음 스포츠에 연재되는 '차붐, 질문있어요'라는 기명 연재 코너를 통해 “축구가 아닌 선수들의 인격을 왜 짓밟고 희롱하느냐”며 분노했다.

차범근은 “지금 우리 선수들은 잔뜩 겁을 먹고 있다. 피파랭킹 1위 독일 때문이 아니라 무차별적으로 언어폭력을 휘두르는 일부의 일그러진 팬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음을 모아 응원하는 팬들을 방해하고 힘 빠지게 하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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