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근무제]유통업계, 시범운영 효과 선방…우려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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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제]유통업계, 시범운영 효과 선방…우려는 여전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8.07.0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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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유통업계도 실질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분위기다. ⓒ 뉴시스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유통업계도 실질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분위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300인 이상 근무하는 기업들은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한다. 다만 유통업체들이 속한 도소매업·서비스업 등은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유예기간 1년을 적용받게 됐다.

우선, 유통업계는 올초부터 시범 운영을 통해 업체마다 단축근무 등을 실시해 큰 혼란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은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이미 근무시간을 조정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올해부터 오전 9시에 출근해 5시에 퇴근하는 주 35시간 근로제를 도입했다. 이마트 운영시간도 기존 밤 12시에서 11시로 1시간 줄었다.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임금은 이전과 동일하다. 

아울러, 신세계백화점은 이날부터 업계 최초로 본점과 강남점을 제외한 전점의 개점시간을 기존 오전 10시 30분에서 11시로 30분 늦춘다. 지난 3월부터 영등포점과 경기점, 광주점에서 11시 개점을 시범운영한 결과, 오전 시간대 방문객이 적어 쇼핑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그룹도 단축 근무 시행 정책에 발 맞췄다. 롯데백화점은 자율근무제로 8시 40분에 켜지고 오후 6시 40분에 꺼지는 스마트워크를 위한 ‘피씨 온-오프제’(PC ON-OFF)를 운영 중이다. 근무 시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PC가 꺼져 야근을 예방하는 제도다. 가족사랑데이로 지정된 수요일 금요일에는 자동으로 지정된 퇴근 시간 30분 전에 꺼진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1일부터 영업종료시간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앞당겼다. 롯데마트는 영업시간 단축으로 자정까지 근무하는 인원 중 10% 가량을 오후 2시부터 5시까지의 피크 시간대 근무로 전환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5월부터 근무 시간 단축을 시범 운영 중이다. 백화점 전 점포를 대상으로 기존 오후 8시인 점포 직원의 퇴근 시간도 7시 30분으로 앞당겼다. 8시에 켜져서 6시에 꺼지는 ‘피씨 오프제’(PC-OFF)도 시행 중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근로시간이 단축된 만큼 집중 업무 시간을 오전 시간대에 마련했다. 약 두시간 정도 집중업무 시간을 통해 효율적으로 일을 마무리할 수 있게끔 예방 장치를 둔 셈이다. 그러나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모양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근무시간이 줄다 보니 그동안 해왔던 업무량을 같은 시간에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오전 중 두 시간 정도 집중 업무 시간을 뒀지만 일이 몰리지 않는 경우에는 오히려 업무를 보기보단 붕 뜬 시간이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처럼 본사 방침에는 변화가 일었지만 본사 내 근무자가 아닌 현장 직원들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정부의 ‘저녁이 있는 삶’, ‘일과 삶의 균형’ 등을 목적으로 한 단축근무의 취지는 좋지만 모두에게 이득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생산 비중이 높은 식품·패션제조업 기업들은 일부 대책 마련을 했음에도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롯데의 경우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주류, 롯데푸드 등 롯데 식품 4개 계열사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량 감소 문제를 해소하고자 지난 5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생산직 근로자 200여명을 추가 채용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근로단축 시행의 문제는 업종별 특성과 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점”이라며 “무조건적인 기업 규모에 맞춰 적용하기보다는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기대 효과가 큰 직군이나 업종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했으면 만족도가 더 컸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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