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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 회장님의 눈물겨운 내리사랑
<기자수첩>사회적 비난에도 경영 세습 우선…퇴색된 노블리스 오블리주
2018년 07월 06일 17:57:09 장대한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항공업계 오너가의 남다른 딸 사랑이 눈물겹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야 어느 부모나 똑같겠지만, 욕을 먹더라도 회사 내 영향력을 물려주기 위한 오너가의 내리사랑은 더욱 각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선 땅콩회항으로 말미암아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자숙 중이던 딸 조현아씨를 슬며시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시키며 이를 확인시켜줬다. 지금에야 또 다른 딸 조 에밀리 리씨의 물컵 갑질로 전국민적 지탄을 받게 되면서, 두 딸 모두를 경영 일선에서 내쳤지만 말이다.

앞서 조 회장은 땅콩회항 논란 이후에도 조현아 씨를 감싸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였다.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는 "딸이 그렇게 나쁜 아이는 아니다, 문제는 성질"이라며 "지금은 집에서 쌍둥이를 키우며 지내고 있다. 많은 생각을 할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두둔했고, 공식석상에서는 자녀들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조현아 씨의 경영 복귀를 암시하기도 했다.

이는 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후 기내식, 호텔 사업을 지휘했던 조현아 씨의 전문성을 살린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복귀로 이어졌다. 비록 1개월짜리 임명이었어도, 잘못한 자식을 부모로써 품에 안는(?) 모습과 부정적 여론을 감내하면서까지 용단을 내린 조 회장의 여식 사랑은 두고두고 회자될 법하다.

최근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여식 사랑도 빼놓을 수 없게 됐다. 기내식 대란으로 홍역을 치르는 와중에도 딸 박세진 씨의 금호리조트 상무 입사와 관련해 "예쁘게 봐달라"는 답을 남기며 진정한 딸바보(?)의 모습을 보인 것.

특히 박 회장은 딸의 부임지인 계열사 금호리조트가 그룹에서 차지하는 중요도도 적고, 큰 위치에 넣은 것이 아니라는 식으로 해명하며 계열사를 깎아내리는 자충수도 서슴치 않았다. 더욱이 여성의 사회진출과 인생공부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딸의 경영 참여를 진즉 염두에 뒀음을 밝혔다.

박 회장은 낙하산 논란을 의식했는지 "만약 아들(박세창 사장)이나 딸(박세진 상무)이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일을 하거나, 그룹에서 인정을 못받는다면 이를 용납하거나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바른 경영 철학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까지도 내비쳤다.

하지만 이러한 회장님들의 행보는 씁쓸한 여운은 남긴다. 온갖 포장을 덧붙여가며 자기 자식만을 치켜세우는, 어찌보면 삐뚤어진 내리사랑이 취업 불황에 알바 인생을 전전하는 청춘들과 취포자(취업포기자)들이 처한 상황과 오버랩되면서 사회적 박탈감을 더욱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금수저가 아니면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지금의 사회에서 '건물주, 공무원'이 답이 되어버린 후진적 사회 풍조를 조장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지울 수 없다. 온실 속의 화초처럼 귀하디 귀하게 자란 재벌 2, 3세들이 하루하루 간신히 버티며 사는 서민들의 애환에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을까. 하나둘씩 들춰지고 있는 오너가의 갑질 행태도 결국 무리한 경영 세습이 발단이 된 것은 아닐까 묻게되는 현실이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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