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멀티플렉스 20년] 서정 CGV 대표, “스마트 시네마 장착하고 NEXT CGV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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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멀티플렉스 20년] 서정 CGV 대표, “스마트 시네마 장착하고 NEXT CGV로 간다”
  • 김기범 기자
  • 승인 2018.07.11 0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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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CGV강변서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 개최
서정 대표, 글로벌 컬처플렉스 미래 비전 위한 ‘NEXT CGV’ 제시
'씨네&포레' 같은 혁신과 창의적 융합만이 한국 산업계가 살 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10일 오전 서울 CGV강변에서 열린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에서 서정 CJ CGV 대표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CJ CGV

"지난 20년의 성과를 통해 쌓은 NEXT CGV 역량을 기반으로 미래형 극장 플랫폼 모델을 선도하고 글로벌 컬처플렉스를 확산해 나가겠다"

지난 10일 오전 서울 CGV강변에선 명실상부한 '국내 극장 사업자 1위' CJ CGV(이하 CGV)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은 ‘20주년 CGV 영화산업 미디어포럼’이 열렸다.

이날 서정 CGV 대표는 20년 전 국내 최초로 멀티플렉스 시대를 연 CGV강변의 과거를 되짚으며 최첨단 시설로 무장한 현재를 보여줬다. 이는 곧 CGV의 미래 조망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한편으론 새로운 글로벌 생태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대한민국 산업계의 절실함이 드러나기도 했다. 

◇ CGV강변 개관 이후 20년... 멀티플렉스 리딩 사업자로 우뚝

1998년 11개 상영관을 갖춘 CGV강변 개관으로 국내 최초 멀티플렉스 개념을 도입한 CGV는 이후 20년 동안 한국 극장사업을 선도해 왔다. CGV강변에서 비롯된 멀티플렉스의 역사는 곧 CGV의 역사였고, 동시에 한국 극장사업의 변화를 의미했다.  

그 결과 국내 멀티플렉스 산업은 양적 성장을 이뤄내 지난해엔 연 관람객 2억20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CGV용산아이파크몰을 리뉴얼 오픈한 작년 CGV는 중국 완다 그룹을 필두로 하는 글로벌 극장 시장에서 스크린 수 기준으로 5위에 올랐다.

양적 성장의 중심엔 '골드클래스', '씨네드쉐프', 'IMAX', ‘CGV아트하우스’와 같은 다양한 콘셉트의 독자적 프리미엄 상영관 개설이 있었다. 여기에 59개국에서 543개관을 오픈한 '4DX'와 9개국 142개관의 '스크린X' 등 CGV가 자체 개발한 특별관은 전 세계 극장 사업자들의 러브콜까지 받았다.

아울러 CGV는 차세대 ‘컬처플렉스’ 개념을 통해 극장사업에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했다. 일명 ‘참여형 문화 놀이터’가 그것이다.  

▲ 서정 CJ CGV 대표 ⓒ CJ CGV

이러한 CGV의 전략은 주효했다.

지난 1년 동안 CGV용산아이파크몰의 전체 객석률은 다른 CGV 극장 대비 7.7%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특히, 특별관 객석률은 훨씬 높아 4DX는 13.1% 포인트, IMAX는 17.9% 포인트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VR 아케이드와 가상 스포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V 버스터즈(V Busters)'는 지난해 기준 CGV 내 기타 엔터테인먼트 공간 대비 2.3배 높은 방문율을 기록했다. 국내 최초 영화 굿즈 전문 스토어 '씨네샵(CINE SHOP)'도 작년 이용객 수 증가에 기여했다.

이에 고무된 CGV는 지난 4월 세계 최대 영화산업박람회 '시네마콘'에서 컬처플렉스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다. CGV강변 개관 이후 20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멀티플렉스 부문을 선도하는 리딩 사업자로 변신한 것이다. 

◇ 글로벌 컬처플렉스로 나가기 위한 ‘NEXT CGV’ 제시

이를 대변하듯 서 대표는 이날 포럼에서 ‘글로벌 컬처플렉스’라는 미래 비전을 일궈내기 위한 ‘NEXT CGV’의 역량을 강조했다.

NEXT CGV 역량의 3대 요소로는 △스마트 시네마 △몰입감 혁신 △문화 플랫폼 강화를 들 수 있다.

먼저 고객 맞춤형 관람 환경 조성 및 서비스 고도화의 미래형 극장 플랫폼을 뜻하는 스마트 시네마는 CGV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빅데이터 등을 토대로 영화 추천부터 예매, 좌석·퇴장로 안내, 주문·결제, 주차 정산까지 영화 관람의 모든 것을 스마트 서비스와 접목시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몰입감 혁신은 기술·서비스의 융합을 통해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미래 상영 기술이다. 이미 세계 최초로 4DX와 스크린X를 선보인 CGV는 모션체어와 다면상영의 몰입감을 융합한 ‘4DX with ScreenX’, 4DX 기반 가상현실(VR)을 접목한 ‘4DX VR 시네마’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문화 플랫폼 강화는 친목(親)·놀이(樂)·휴식(休)·배움(學)을 카테고리로 관객들에게 다양한 여가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복합의 장’을 제공한다. 

일례로 이날 서 대표는 지난 6일 CGV강변에 개관한 국내 최초의 잔디 슬로프 특별관 '씨네&포레(CINE&FORÊT)'를 소개했다. 서적 1000여 권이 비치된 로비 라이브러리 '북&라운지(BOOK&LOUNGE)' 개설만으론 성에 안차는 모양새다.

‘영화와 숲'이라는 의미의 씨네&포레는 CGV의 창의와 혁신을 의미한다. 지난해 개최된 ‘제1회 CGV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선정된 아이템이 현실화 됐다.

이날 공개된 좌석 수 48석의 씨네&포레 상영관은 '그린테리어(Green+Interior)'로 도심 속 숲을 연상시켰다. 완만한 경사의 슬로프형 바닥은 실내 잔디로 덮여 있어 내추럴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한, 1인용 소파 형태의 ‘빈백’(36석), 쿠션감 좋은 ‘매트’(8석), 휴양지 느낌의 ‘카바나’(4석)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순록이끼 ‘스칸디아 모스’로 꾸며진 벽면과 산소발생기도 상영관 내부를 쾌적한 힐링의 장으로 만들었다.  

▲ CGV강변 ‘씨네&포레(CINE&FORÊT)’ 상영관 내부 모습 ⓒ CJ CGV

◇ 기술과 혁신의 질적 1등 추구... 한국 산업계의 지향점

NEXT CGV를 제시한 CGV의 행보는 현재 국내외 영화산업을 둘러싼 암울한 현실과 관련이 있다.

한국 영화산업은 2013년 한 해 영화 관람객이 2억 명을 돌파한 이후 답보 상태다. 북미 시장의 경우 지난해 12억4000 명으로 최근 10년 내 최저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세계 박스오피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 프라임, 유튜브 프리미엄과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부부의 일반 관객들은 극장을 찾지 않게 됐다. 실제로 연 5회 이하로 영화를 관람하는 ‘라이트 유저’ 층은 2013년 39.4%에서 지난해 35.7%로 감소했다.

이날 서 대표는 이에 대한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CGV도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진출을 고민했지만, CJ 그룹 내부에서 유사 비즈니스에 대한 후발 진입보단 본연의 극장사업에 올인(all-in)하는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결국 변화하는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CGV가 택한 방식은 정공법이었다. 대신, 현실에 만족하지 않은 혁신과 창의로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결심이 작용했다. 

11일 현재 국내외에 개관한 CGV의 극장 수는 총 463개다. 이중 해외 극장 수는 312개로 국내 극장을 앞선다. CGV는 올 연말 국내외를 합쳐 500개 극장 수를 돌파한다. 또한, 올해를 기점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게 된다.

서 대표는 “해외 매출이 국내를 추월한다는 사실은 CGV의 글로벌 컬처플렉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기존 시장 경쟁에서 탈피해 새로운 시장을 창조해 나가는 ‘블루오션 시프트’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CGV는 지난 20년의 멀티플렉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20년을 대비하기 위한 NEXT CGV 역량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세계 극장의 미래를 제시하는 질적 1위 브랜드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물량 공세로 맞서는 양적 1등이 아닌, 기술과 혁신의 질적 1등을 달성하겠다는 미래 비전이다.

NEXT CGV 전략은 어떤 면에선 우리 산업계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을 시사한다.

상기했듯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순수 극장사업은 현재 그 수익성이 악화 추세다. 수익성이 줄어든다는 것은 비단 영화산업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를 이끌던 제조업을 비롯한 한국산업계 전반과도 일맥상통한다.

꾸준한 자기 혁신, 그리고 실생활과 연결된 창의적 융합.

지난 10일 내세운 서 대표와 CGV의 의지는 국내 산업계에 의미심장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담당업무 : 에너지,물류,공기업,문화를 담당합니다.
좌우명 : 파천황 (破天荒)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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