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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도의 時代架橋] 무역전쟁과 한국 危機論
미·중 관세 패권전, 악화일로 가능성
한국경제 복합적 최대 피해 전망
글로벌 위기 입체대응 전략 가동을
2018년 07월 14일 10:43:10 이병도 주필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병도 주필)

미·중(G2) 무역마찰이 마침내 전면전으로 비화했다. 기어이 글로벌 무역전쟁의 포문을 서로 열고 말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對중국 무차별 ‘관세폭탄’ 결행, 그리고 이에 맞선 중국의 對美 보복관세 전면 단행이 대충돌의 시작이다.

사태는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제2, 제3의 G2 추가 직접 관세공세 전쟁에 이어 제3국으로까지 불똥이 옮겨붙어 세계 무역대전으로 비화하면 최악이다. 1930년대 대공황 같은 침체기가 올 것이란 극단적 비관론까지 제기된다.

문제는 한국경제다. 대내외적으로 경기하강 조짐 등 침체에다 이미 대미 직접 통상마찰까지 뚜렷한 한국 경제로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번 무역전쟁으로 미·중 무역의존도가 극히 높은 한국이 최대 피해국이 될 것이란 우려가 국제경제 전문 라인들에서 동시에 제기됐다. 중국과 미국은 우리의 1, 2위 수출시장이다. 관세전쟁이 장기화하면 한국 수출은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통상에서 예상치 못한 돌출 위기를 맞은 국면이다.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통상전쟁 소용돌이 속에서 수출마저 곤두박질치면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 없는 한국 경제의 새 위기론(危機論)_.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인지, 오늘의 '현실'과 장.단기적 방책을 점검한다.

70여년만의 소용돌이

미국과 중국은 최근 각기 340억달러(약 38조원)어치의 상대국 수입품에 동일액의 관세 폭탄을 치고받는 무역 전쟁을 정면으로 벌이고 말았다. 미국은 중국산 산업부품‧설비기계 등 818가지 제품에, 중국은 미국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함께 돼지고기와 대두, 옥수수, 쇠고기, 자동차, 화학제품 등 545개 품목에 각각 25%씩 관세부과 결정을 내렸다.

미국이 먼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시간까지 똑같이 맞춰 맞보복에 나섰다. 미국의 이번 관세는 지난달 15일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훔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對중국 관세폭탄 계획을 선언한 뒤 첫번째 조치다.

사태는 계속 악화될 전망이다. 양국은 2주일 안에 또다시 이미 관세 부과 방침이 정해진 500억달러 가운데 나머지 160억달러(약 17조9000억원) 규모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 부과 맞실행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관세 부과가 결정된 500억달러 외에) 유보하고 있는 2000억달러어치가 더 있고, 3000억달러어치가 또 더 있다”며 천문학적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 방침도 재확인했고, 시진핑 중국 주석은 "뺨을 맞으면 주먹으로 돌려준다"고 맞보복을 예고하기까지 한 실정이다.

중국의 항변은 오늘의 무역분규 강도를 잘 보여준다. 중국은 “미국이 WTO 규정을 위반하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전쟁을 시작했다”고 비난한데 이어 “국가 핵심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보복 조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경우,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천문학적 추가 관세폭탄까지 예고, 전쟁격화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게 된 것이다.

이번 무역전쟁은 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과 반덤핑관세 부과 같은 통상적인 무역분쟁과 차원이 다르다. 세계경제의 34%를 차지하는 충돌로 WTO의 전신인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체제가 1947년 출범한 이후 70여 년간 유지된 글로벌 자유무역 질서는 뿌리부터 흔들리게 됐다.

여기에다 유럽연합(EU)·캐나다·호주 등 미국의 동맹국들도 최근 미국에 맞불 관세로 맞서면서 보호주의 분규는 바야흐르 전 세계로 본격 확산되기 시작했다. 1930년대에는 미국과 유럽의 관세보복이 세계 공황을 키웠는데,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사실상 세계 경제를 수렁으로 밀어 넣게된 형국이다.

이와관련,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최근 무역전쟁 지속 시 최대 2조달러(2,234조원)의 글로벌 교역량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뉴욕시립대) 등 세계 석학들도 잇따라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세계 경제에 대재앙이 오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기업들에도 부메랑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들도 높다.

   
▲ 지난해 11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오른쪽)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그를 국빈이상 기준의 예우로 맞이한 시진핑 중국 주석. ⓒAP=뉴시스

G2 충돌 배경

그렇다면, 지난 70년 동안 세계경제를 지탱해온 자유무역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에 미국과 트럼프가 이처럼 거침없이 나서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막대한 무역적자와 중국의 도약에 대한 경계심이 트럼프 행정부의 극한 조치를 불렀다.

지난해 미국의 전체 무역적자는 5,660억달러였다. 그 중 66.3%인 3,752억달러가 대중 무역적자였다. 하루 10억달러꼴의 무역적자를 내는 대중(對中) 무역 상황을 더 방치할 수 없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단호한 입장이다.

여기에다 이미 G2로 부상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21세기 패권국가로 부상하는 걸 저지하려는 전략적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IT 굴기’ 선언 이래 인공지능(AI), 로봇, 통신 등 미래 첨단기술 업종에서 미국을 무섭게 추격 중인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첨단업종까지 확대될 무역전쟁의 확전 가능성을 열어 놓고야 말았다.

따라서 이번 분규는 무역 차원을 뛰어넘는 글로벌 헤게모니 전쟁의 성격이 강하다. 중국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줄 수 없고, 미국은 중국의 급부상을 앉아서 구경만 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결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의 흐름이 아니다.

실제, 중국은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첨단 분야에서도 미국을 추월하려고 하고,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정보통신, 로봇공학, 항공우주 등 첨단 제품에 관세 장벽을 쳐 나가고 있다. 그야말로 단순 무역전쟁을 넘어 패권싸움의 성격이 짙다.

근본적으로 이같은 'G2 대충돌'의 정치외교적 배경엔 미국이 중국을 바라보는 전략인식의 변화가 자리한다.

지금까지 미국은 중국을 자유무역 질서에 편입시켜 정치적 민주화를 유도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천문학적 무역 적자도 감수해왔다. 그러나 근간의 '개헌'을 통해 절대 권력 독재자가 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중화(中華)'를 내세우며 미국 주도의 질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 중국이 자유무역의 막대한 이익을 누리면서도 미국과 경쟁하는 정치·군사 패권국가의 길을 질주하자 미국의 통상 전략도 공세로 전환된 것으로 진단된다. G2 통상격돌이 이제부터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질 구조적 문제가 됐다는 뜻이다.

한국으로서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교역 위축의 피해보다 정치 외교 통상 모든 면에서 '운신의 폭'이 훨씬 더 심각한 국면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여기에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중국 외에도, 유럽연합(EU),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국과 일본 등의 철강, 자동차 품목 등에 대해서도 ‘관세폭탄’ 포문을 연 상태다. 이에 따라 미중 간 전쟁이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세계 경제는 더욱 극심한 난기류에 휘말릴 수 밖에 없게 됐다.

특히 미국의 공세에 맞서 중국 뿐 아니라 이미 EU와 캐나다, 멕시코 등도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EU의 경우는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위협에 대해서도 추가 보복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런 흐름이 계속 확산되어 나갈 경우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전쟁의 직접 영향 외에도, 글로벌 경기 위축 등 부가적 영향까지 감당해야 하는 최대 피해국이 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국제경제 '마이너스 게임'

반향과 역기능은 곳곳에서 조망된다. G2의 관세전쟁은 누가 반사이익을 얻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모두가 손해를 보는 ‘마이너스 게임’이자 자칫 글로벌 경제가 공멸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

G2의 향배를 단기적으로 가늠하긴 쉽지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조치로 두 나라 모두 치명타를 입는다는 점이다.

우선, 미국의 경우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로 내년 말까지 14만 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은 0.3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의 경우는 분쟁이 장기화하면 금융시장이 취약해 경제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치명적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미국의 압박에 따라 중국이 총수출을 10%만 줄여도 아시아 국가의 GDP 성장률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제 침체를 불러올 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제 발등을 찍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 실례로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대응으로 유럽연합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오토바이 업체인 할리데이비드슨은 생산시설 일부를 국외로 옮겼다. 보호무역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경고가 현실로 나타난 경우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멈추지 않는 것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들의 결속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름의 설득력을 갖는다.

한국경제 충격파

문제의 핵심은 역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충격파다. 얼마 전 방한한 유력한 국제경제 전문가 폴 크루그먼 교수는 "한국 경제가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명백히 경고한 바 있다. 국가경제에서 다른 나라보다 수출 의존도가 높고, 미·중 의존도는 더 높기 때문이란 근거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는 치명타가 될 것임을 의미한다.

사실, 한국은 그동안 작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수출로 돌파하는 전략으로 성장해왔다. 지난해엔 경제성장률(3.1%)의 무려 3분의 2를 수출이 만들어냈을 정도다. 특히 수출의 미국·중국 의존도가 40%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출이 위축되면 경제 자체가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따른 한·미 통상의 직접 마찰뿐만 아니라 이제는 미·중 무역전쟁의 거대한 파장까지 겪어야 하기에 그 강도가 급격히 높아지게 됐다. 업종별로도 전자제품, 자동차, 철강, 선박을 비롯한 주요 수출 품목이 모두 직접 위협을 받게 됐다. 주력 첨단산업인 반도체 마저도 장기적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더 심각한 구조는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 중 중간재 비중이 80%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대중 '관세폭탄'에 따른 중국 수출 감소의 충격이 고스란히 한국으로 전해질 수 밖에 없다. 중국이 완제품 수출에 타격을 입으면 중국에 부품을 납품하는 우리 업체들에 큰 불똥이 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만 감소해도 우리의 대중 수출은 282억 6000만 달러(약 31조 5200억원)나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화하면 한국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내수에 이어 수출까지 뒷걸음질하면서 성장이 내려앉을 공산이 크다. 한국에 들어온 외국인 자본도 빠져나가려는 흐름을 보이면서 외환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이것은 미·중의 비이성적 패권주의가 빚은 무역전쟁이 한국 경제에 얼마나 엄청난 쓰나미를 몰고 올 수 있을 것인지를 말해준다. 이와관련,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무역전쟁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0.4% 끌어내릴 수 있으며 내년에는 그 충격이 두 배로 증폭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실물경제의 충격이 금융위기를 부르고 통화전쟁까지 촉발하면 한국 경제는 복합위기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즉, 미·중의 고율 관세 부과는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으며, 물가 압력을 줄이려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발걸음을 재촉할 가능성이 높다. 그에 따라 신흥국들의 긴축발작이 재연되면 외국 투자자들에게 현금인출기로 인식되는 한국 자본시장은 큰 파장이 불가피하다.

한마디로, 이번 세계 무역전쟁은 전통적인 동맹의 가치마저 무시되는 난타전으로 치달으면서 한국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게 됐다. 결국 그동안 WTO를 중심으로 한 개방적인 교역 질서에 의존해온 한국 경제는 앞으로 어느 나라보다 큰 타격이 명백해 지고 있는 기류임이 분명하다.

처방없는 한국정부

그렇다면, 한국 내부의 경제현장 실상과 정부의 대응자세는 과연 어떤가. 벌써부터 이미 곳곳에 경고등이 켜지고 있는 데다 소비와 투자가 둔화되고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 반짝 회복되나 싶던 경기(景氣)도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주력 산업은 중국 등에 거의 다 따라잡히고 사실상 반도체 한 품목만 남았다.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9개월 만에 줄어든 것도 중국세에 밀린 스마트폰의 부진 때문이었다. 다가올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선 각종 규제로 이미 경쟁에 뒤처졌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마저 위축된다면 실로 악몽일 수 밖에 없는 지경이다.

이같은 '통상 태풍' 기류 앞에서 현재의 정부 대응은 실로 미덥지 않다.

트럼프의 일방적 행태도 문제지만 손 놓고 있는 정부도 큰일이다. 미·중간 '관세폭탄 전쟁'이 터진 후에도 정부는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백운규 통상산업부 장관은 "단기적으로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남의 일'처럼 낙관하는 자세을 보였고, 통상 업무를 산업부 내 차관급 조직에 불과한 통상교섭본부에 맡겨놓은 채 정부 전체는 뒷짐을 진 것 같은 모습을 보인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 트럼프는 안보 위협을 이유로 무역 보복을 가하는데 정부의 “안보와 경제는 별개”라는 생각도 안일하다. "트럼프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만 하지 실제로 되는 일은 없다. 수단도 힘도 없으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당당하고 결연한" 대응을 그냥 주문하기만 한다. 이래선 안된다.

이미 중국은 치밀한 전략으로 트럼프에게 맞불을 놓고, 일본은 정상 간 유대 강화 외교술로 소나기를 피하고 있는데도, 한국 정부는 '시정' 구호에만 매달릴 뿐 실질적 처방은 없다. 참으로 한가한 인식이다. 미·중 간에 新냉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관련국들은 앞으로 안보와 통상 곳곳에서 거듭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보다 종합적이고 실행가능한 전략적 대책을 마련해 무역전쟁에 임해야 한다. 그야말로 철저한 대응책 수립이 시급하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공세가 미국에게도 실책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하지만 그건 미국의 문제일 뿐이다. 우리로서는 치밀한 현실적 대책을 강구해야 마땅하다.

미국의 보호무역 공세는 이제 금리인상, 달러 약세(원화 강세), 중국 경제 불확실성 증폭, 북핵 문제 등과 맞물려 우리 수출과 거시경제 전반에 실질적 위협으로 떠올랐다. 합리적 상호주의에 입각한 한미 FTA 협상, 미국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WTO 제소 같은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 문 정부의 경제정책 실질능력과 외교 통상협상 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수 밖에 없게됐다.

한국경제는 이제 트럼프發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장을 받게 됐다. 미국이 공세를 취하는 분야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최대 관심사인 미국의 세이프가드 남용, 서비스 부문 무역역조 등을 시정해 실리를 끌어내는 큰 과제를 다시 풀어내지 못하면 안된다.

단·중·장기 철저 대비를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즉시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생존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체계적인 대응체제 구축은 당장 서둘러야 할 과제다. 단순한 수출 상황 점검 수준을 넘어 실물과 금융의 복합위기를 넘을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마땅하다.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대응조직도 필요 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할 필요도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단기간에 끝날 사안도 아니고, 교역구조상 우리가 이를 피해갈 수 없다면 긴 안목의 준비도 당연하다. 수출을 다변화해 중국과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구조 개혁으로 경제 체질을 효율화 시켜야 한다. 노동 개혁과 규제 혁신을 통해 기업 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절박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 기업의 자체 경쟁력이다.

무역 전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제품 경쟁력을 높히는 과제다. 중간재 교역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 경쟁력 및 브랜드파워 제고, 생산 입지 재구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원가절감과 기술개발로 무역전쟁의 파고를 흡수토록 해야만 한다. 핵심 산업과 차세대 먹거리의 경쟁력을 높일 산업 정책도 긴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공동으로 박차를 가해나가야 할 중대 책무가 아닐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반드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전방위적으로 충격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을 언제나 염두에 두는 자세가 중요하다. 한국의 경제뿐 아니라 외교, 국방 등에도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입체적 분석도 치밀히 이뤄져야만 한다. 미·중 무역전쟁은 新냉전 상황으로 까지 치달을 수 있다. 철저한 준비의 대응전략에 나서지 않는 한, 예상을 넘는 피해에 직면할 가능성이 지배적임을 거듭 경고치 않을 수 없다.

   
 

이병도는…

1952년 경남 진양에서 출생했고 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후 1981년 연합뉴스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 야당출입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저서로는 , <6공해제>, <97년 대선 최후의 승자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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