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 10.9%오른 8350원…노사 모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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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10.9%오른 8350원…노사 모두 ‘불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8.07.14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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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 시사…노동계,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사실상 무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됐다. ⓒ뉴시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4시30분께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5차 전원회의에서 2019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의결했다. 8350원은 올해 최저임금 7530원보다 10.9% 오른 금액으로, 월급(주40시간 기준, 월 209시간) 환산 시 174만5150원이다.

이번 회의는 전체 위원 27명 가운데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5명과 공익위원 9명만 참석한 채 진행됐다. 지난 10일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 부결에 반발, 회의 불참 선언을 했던 사용자위원 9명과 최저임금법 개정에 항의하는 민주노총 추천 위원 4명은 이날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내년도 최저임금은 표결에 부쳐진 근로자위원 안(8680원)과 공익위원 안(8350원) 가운데 8표를 얻은 공익위원 안(근로자 안 6표)으로 결정됐다.

경영계 반발…소상공인연합회, ‘불복종 투쟁’ 나설 듯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되자, 경영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인상률은 소상공인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4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한 직후 입장 자료를 내고 “노동자위원과 공익위원만의 참석 속에 결정된 최저임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소상공인 모라토리엄(불복종)을 흔들림 없이 실행으로 옮길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넘어, 뒤집혀진 운동장에서 벌어진 최저임금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잘 짜인 시나리오”라며 “2019년 최저임금과는 관계없이 소상공인 사업장의 사용주와 근로자 간 자율협약을 추진하고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이 불과 1년 만에 29%나 올랐는데, 과연 1년 만에 매출이 29% 이상 늘어난 소상공인 업체가 얼마나 되는지 관계 당국에 묻고 싶다”며 “소상공인들은 폐업이냐 인력 감축이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기로에 놓였다”고 호소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역시 같은 날 성명을 내고 “경영계가 강력히 주장한 사업별 구분적용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최저임금을 추가로 인상한 것은 열악한 업종과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빼앗고 양극화를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면서 “실제 현장에서 인건비 부담과 인력난 등 여러 부작용을 짊어져야 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해 정부가 실질적 부담경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노동계, 속도 조절 나선 정부에 ‘불만’

노동계는 노동계대로 최저임금 액수에 불만을 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15.3% 이상을 기록해야 했지만, 그보다 4.4%포인트 낮은 10.9% 오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사실상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포기하고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은 최저임금 결정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최저임금 1만 원 시대의 조속한 실현과 산입범위 개악에 대한 보완을 애타게 기다려 온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희망적 결과를 안겨주지 못한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노동자위원 전원은 최소한의 요구인 15.3% 인상률을 지지했으나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날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를 보이콧한 민주노총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오늘 내일 결정 될 최저임금 인상률은 산입범위를 확대한 문재인 정부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한다”며 “민주노총은 도둑질 당한 최저임금 원상회복과 최저임금법 재개정 투쟁을 강력하게 이어갈 것이며, 하반기 노동적폐청산과 최저임금 개악법을 포함한 노동법 전면개정 총파업 총력투쟁을 더 힘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라, 당분간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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