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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구경으로는 만족하지만…" 2% 부족한 '삐에로쑈핑'
2018년 07월 16일 17:37:46 변상이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현재 코엑스 내부에는 삐에로쑈핑의 그랜드오픈을 알리는 광고로 가득하다. ⓒ 시사오늘

“엄마 삐에로다. 나 여기 가볼래!”, “도대체 여긴 뭐 파는 곳이야? 우리나라꺼 아닌거 같은데?”, “우와~ 여기 뭐야. 들어가보자.” “헐 멘붕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방문한 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이 있다. 바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심차게 선보인 ‘삐에로쑈핑’이다. 현재 코엑스 내부에는 삐에로쑈핑의 그랜드오픈을 알리는 광고로 가득하다.

6월 말 이마트가 선보인 ‘삐에로쑈핑’은 지난 10일 개점 11일만에 자체 추산 누적 방문객 11만명을 기록했다. ‘B급 감성’으로 파격적인 MD 구성을 선보인 이 곳은 말 그대로 없는 게 없는 ‘만물잡화상’이다.

<시사오늘>은 지난 15일과 16일 양일에 걸쳐 삐에로쇼핑을 둘러봤다. 주말이었던 15일은 삐에로쑈핑에 입장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고객들이 마치 놀이공원에 놀이기구를 타러 줄을 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찾은 평일에는 비교적 입장이 수월하고 매장을 구경하기도 여유로웠다. 우선 입구에 들어서면 ‘정신 없다’라는 표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정신이 없어서 ‘나가고 싶다’는 의미가 아닌 ‘일단 끝까지 둘러보자’라는 호기심에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

실제로 손님들은 북적거려 제대로 쇼핑을 할 수 없음에도 어느 곳 하나 빈 공간 없는 매장을 살펴보기 정신없는 모습이었다.

매장 1층에는 식품·의류·화장품·가전·생활용품 등 생활 전반에 아우르는 물품을 한 데 모아놨다. 아기자기한 상품들이 놓여있는 곳에 전기밥솥이 놓여있는가 하면, 어느 순간 눈 앞에 명품백도 발견된다.

대형마트나 다이소처럼 물품이 가지런히 정돈된 것도 아니다. 바닥에는 포장 쓰레기가 그대로 널부러져 있기도 하고 가격표가 뜯어져 바닥에 떨어져 있기도 했다. 물이나 음료제품은 제조회사 박스 안에 세련된 포장없이 날 것으로 진열돼있다.  

   
▲ 삐에로쑈핑 내 성인인증존 입구. ⓒ 시사오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더 파격적인 공간이 눈에 띈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과감하게 선보이지 못하는 ‘성인용품점’ 존(ZONE)이 마련된 것. 이곳은 만 19세 이하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입장 제한이 엄격한 건 아니다. 천막으로 ‘성인인증존’이라고 적혀 있지만 공식적으로 인증을 해야하는 시스템은 없기 때문. 자리를 지키는 한 직원은 “직원들이 육안으로 미성년자를 분별해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인존 외에도 삐에로쑈핑만의 장점이라면(?) 장점으로 꼽히는 건 흡연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흡연자들은 대부분 금연구역인 넓은 복합쇼핑몰 내에 흡연실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입을 모았다.

여자친구와 매장을 방문한 20대 남성은 “여자친구가 가보자 해서 같이 와봤는데 지금껏 가본 쇼핑몰과는 완전히 다르다”며 “성인용품 코너도 그렇고 갑자기 흡연실이 보여서 놀람과 동시에 반갑기도 했다”고 말했다.

삐에로쑈핑을 방문한 손님들의 주 반응을 보면 정 부회장의 야심작은 일단 통과한 셈이다. 삐에로쑈핑은 B급 감성의 ‘펀&크레이지’가 기본 모토로 설정됐다.

그만큼 단순히 구매보다 ‘쇼핑 경험’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트렌드를 접목해 기존 유통채널에선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쇼핑공간을 추구한다는 게 목표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삐에로쑈핑의 콘셉트가 소비자들에게 통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삐에로쑈핑은 주 타겟층은 2030 젊은 세대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가 적은 금액으로 최대한의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상품을 구성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상품들이 마냥 ‘싼 가격’은 아니라는 게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 삐에로쑈핑 내부. ⓒ 시사오늘

일부 고객들은 약 4만개 이상의 상품을 쇼핑하는 즐거움은 충분했지만 가격 면에서 불만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코엑스 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한국판 돈키호테가 생겼다해서 점심시간에 방문했는데 가격이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았다”며 “물건도 너무 많아서 뭐가 뭔지 모르겠고, 배치도 정신없어서 그냥 빨리 나왔다”고 말했다.

또 좁은 통로와 빼곡한 상품들로 이뤄진터라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고객이 둘러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실제로 매장 밖에서 유모차를 끈 고객이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서만 서성이는 모습도 엿보였다.

삐에로쑈핑을 방문한 30대 여성은 “처음에 구경할때 너무 정신없어서 직원한테 원래 이런곳이냐고 물어보니 이게 컨셉이라고 하니 할말이 없었다”며 “20대 초반의 친구들이 좋아할 것들이 많은 것 같다. 구경으로는 만족하지만 뭘 사러 올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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