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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보는 정치] 일본군을 위로한 고종과 현실인식
'북한의 빛과 그림자를 다 볼 수 있는 국무총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2018년 07월 22일 13:10:18 윤명철 논설위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논설위원)

   
▲ 북한의 빛과 그림자를 다 볼 수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뉴시스

1894년 발발한 청일전쟁은 청과 일본이 조선의 패권을 놓고 최후의 일전을 벌인 비극이다. 일본은 조선의 종주국인 청을 제거하고자 했다. 마침 동학농민운동이 봉기했다. 무능한 고종과 민씨 정권은 청에게 원군을 청했고, 일본은 텐진조약을 구실로 한반도에 진주한다.

일본은 서울에 입성하자 곧바로 경복궁을 점령하고 조선 정부를 무력화시켰다. 준비된 군대 일본은 준비되지 않은 청군을 풍도해전을 비롯해 충남 성환과 평양성에서 격파했다. 승기를 잡은 일본은 산둥반도의 위해도까지 침략해 점령했다. 전쟁은 일본의 승리로 끝났다.

무능한 군주 고종은 일본이 조선의 영토를 유린하고 백성을 학살하는 것을 지켜보고도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심지어 일본군이 전승을 거두고 개선하자 호궤하라는 명을 내린다. 즉 음식을 베풀어 군사를 위로하라는 후안무치의 명령이다.

<조선왕조실록> 고종 32년 2월 6일을 보자. 고종은 조령(詔令)을 내리기를, “이번에 일본국(日本國)의 군사들이 개선(凱旋)하니, 짐은 매우 기쁘다. 군무아문(軍務衙門)에 명하여 음식을 내려주어 짐의 간곡한 뜻을 표시하라”고 지시한다.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군주가 아닐 수 없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일주일도 채 안 지나 일본 군사에게 칙사를 파견해 위로하라는 어명도 내린다. 고종 32년 2월 12일 총리대신 김홍집과 군무대신 조희연은 “이번에 일본국(日本國)이 청(淸) 나라와 전쟁을 시작한 것은 왕국(王國)의 고유한 독립권을 실지 인정해 동양의 큰 형국의 평화를 유지하려는 뜻에서 나온 것”이라는 친일 발언을 일삼는다.

그들은 “그 후 일본국의 군사가 바다와 육지에서 크게 이기는 공로를 이룩했으니, 특별히 칙사(勅使)를 파견해서 위로하는 성상(聖上)의 뜻을 보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간청했다. 이에 고종은 두말없이 이들의 간청을 윤허했다.

요즘으로 치면 국무총리와 국방부장관이 대통령에게 침략군을 위로하자고 청했고, 대통령이 이를 수락한 셈이다.

청일 양대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 조선의 비참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무능한 군주와 집권세력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 자국의 백성을 학살한 일본군을 위로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아프리카·중동 지역을 순방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9일(현지시간) 케냐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북한에 여러 가지 변화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백성의 생활을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가 마침내 출현한 것”이라고 발언해 파문이 일었다.

최근 잇따른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가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했고, 이복형인 김정남 살해 지시를 내린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이낙연 총리는 북한이 세계사에 유례없는 3대 세습 독재체제라는 점을 잠시 잊었나 보다. 이 총리의 냉철한 현실 인식이 필요한 것 같다. 북한의 빛과 그림자를 다 볼 수 있는 국무총리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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