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6월 14일 취임한 이래 대기업집단의 지배구조를 개편하는데 매진해왔다. 또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겠단 취지 하에 대기업집단 소속 비상장 SI·물류·부동산관리·광고회사 등에 대한 대대적인 칼날도 예고한 상태다.
그러면 김 위원장이 걸어온 400여일간의 행보로 인해 대기업집단은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까. <시사오늘>은 10대 그룹(삼성·현대차·SK·LG·롯데·신세계·현대중공업·GS·한화·두산) 지주사들의 시가총액을 살펴봄으로써 현 상황을 진단해봤다.
단, 아직 지주사 체제를 확립하지 못한 삼성과 신세계, 그리고 김 위원장이 취임한 후 지주사 체제를 마련한 롯데의 경우 조사에서 제외됐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7개 지주사(현대자동차·SK·LG·현대중공업지주·GS·한화·두산)의 7월 23일 기준 시가총액 합계는 75억42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김 위원장 취임일의 시가총액 합계(89조9341억 원)보다 16.13% 감소한 금액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화의 시가총액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6월 14일 기준 한화의 시가총액은 3조5680억 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약 3분의 1 수준인 2조3837억 원에 머물렀다. 다음으로는 24.85%(1조5889억 원) 하락한 GS가 존재한다. GS의 7월 23일 기준 시가총액은 4조8037억 원이다.
현대차와 두산의 경우 두 곳 모두 23% 가량 떨어졌다. 현대차와 두산의 현 시가총액은 각각 28조5258억 원, 1조8545억 원으로, 이는 김 위원장이 취임했을 당시보다 각각 8조7009억 원, 5644억 원 감소한 수치다. 또 현대중공업의 시가총액은 당시보다 17.95%(1조2378억 원) 줄어든 5조6596억 원으로 확인됐다.
7개 지주사 가운데 한 자릿수의 감소폭을 보인 곳은 SK와 LG가 유일하다. SK의 전거래일 기준 시가총액은 19조1732억 원으로, 지난해 6월 14일보다 1.09%(2111억 원) 하락했다. LG의 시가총액(13조281억 원)도 같은 기간 7.25%(1조181억 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각 그룹사마다의 실적 혹은 영업 성과에 따라 차이는 존재하겠으나, 공정위의 칼날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데는 동의하는 모습이다.
이날 재계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같은 경우에도 시행된 지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갑작스레 강화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느냐”며 “미·중 무역전쟁과 같은 대외 변수도 많은 상황 속에, 국내에 존재하는 변수들도 더욱 늘어나고 있어 기업의 입장으로서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증권업계 관계자도 “지난 3개월간 지주사들의 수급을 살펴보면 역사적으로 높은 강도의 순매도 현상이 일어났다”며 “이는 신정부 출범 이후 지주사와 대기업집단의 규제가 강화됐다는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기간 동안 주요 지주사들의 실적 기대치는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면서 “더불어 외국인들의 순매도 역시 크지 않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