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이의 댓글 톡]당신은 ‘워라밸’에 만족합니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변상이의 댓글 톡]당신은 ‘워라밸’에 만족합니까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8.07.26 17: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퇴근 후 취미생활 두드러져…임금 삭감 우려는 여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일(work)과 삶(life)의 균형(balance)’이라는 의미를 품은 워라밸은 직장인,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 게티이미지뱅크

7월 초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의 첫 막이 올랐습니다. 정부에 따르면 최대 6개월의 시정기간을 두고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법정근무 40시간·연장근무 12시간’을 포함해 총 52시간을 초과 근무할 수 없게 됐습니다.

단축근무 제도와 함께 언급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워라밸’입니다. ‘일(work)과 삶(life)의 균형(balance)’이라는 의미를 품은 워라밸은 직장인, 특히 2030세대 사이에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과연 단축근무 정책은 워라밸의 근간이 되고 있을까요? 

제도 시행 한 달 여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가운데 2030 직장인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까요? <시사오늘>은 주로 직장인들이 자유로운 글을 주고받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들여다봤습니다.

우선 처음엔 대한민국 직장인에게 낯설었던 워라밸 기조가 이제는 조금씩 익숙해져가는 분위기가 엿보였습니다. 잦은 야근으로 그 동안 실현하지 못했던 운동·독서 등 취미생활에 시간을 투자하는 모습이 두드러졌습니다.

“집이랑 회사가 거리가 멀어서 야근이라도 하는 날이면 저녁 시간은 거의 없었다. 5시 퇴근 후 헬스장 가는 것만으로 나한텐 저녁이 있는 삶이 생겼다.”

“무언의 압박이 사라진 느낌이다. 주말만 기다려왔다면 이제는 퇴근시간이 기다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 젊은이들이 다양한 취미생활에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데에는 워라밸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 취미생활을 단순한 여가활동의 도구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취미도 취미지만 은퇴 후에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같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회사만 믿고 다닐 순 없지.”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데 퇴근 후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사회 분위기상 오히려 퇴근을 부추기고 있다. 덕분에 해보지 못한 운동도 할 수 있고, 정말 말 그래도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 문제는 그만큼 돈도 많이 깨진다는 점.”

주 52시간 근무제 정책 자체를 두고 정부에 불만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임금 삭감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솔직히 저녁없는 삶은 사무직군에서 야근 수당 없이 일하는 게 문제였지. 포괄임금제 불법으로 규정하고 야간 근로시간에 따른 초과임금만 철저하게 조사하고 지급하면 워라밸 해결된다. 지금처럼 주 52시간 법으로 정해두면 사무직군을 혜택받는거 없고 오히려 포괄임금에 포함된 시간 외 수당 임금마저 깎일 수 있다.”

“초과근무 휴일근무로 수당 많이 타가는 생산직들 초과근무 못하게 하고 임금도 낮추면서 부족한 일은 신규 뽑아서 하라는 정책같음.. 워라밸 핑계로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기업 부담 줄이기 정책인가.”

“근무시간 줄여주면 모두에게 다 좋은줄 아나봐요. 지금 있는 법에서 문제점을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퇴근 시간 컴퓨터 꺼져서 옆 사무실 가서 남은 일 하는 부서도 봤어요. 자발적으로 무임금 추가근무 하라는 건가. 대책 없네요.”

실제 이런 의견들은 정책 시행 초기부터 지금까지 우려되는 부분으로 언급돼 왔습니다. 일명 ‘저녁이 있는 삶’을 외치다 자칫 ‘저녁 값이 없는 삶’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웃픈(‘웃지 못할 슬픈 일’의 준말) 이야기도 나옵니다.

장기적으로 실질 소득이 줄어들고 업무강도가 강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직종에 따라 해당 정책이 무의미한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처럼 다양한 측면에서 ‘양날의 검’으로 떠오르기도 한 ‘주 52시간 근무제’. 현재로서는 대기업 위주로 단축시행 제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정책이 유예기간을 적용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떤 변화들이 일을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한번 더 역지사지(易地思之).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