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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이 말한 신작 ´해리´ 키워드 넷
<현장에서> 민주주의 탈을 쓴 위선적인 신부와 악녀의 거짓 보고서
2018년 07월 31일 18:46:41 윤진석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진석 기자)

공지영(55) 작가의 소설들은 술술 읽힌다. 가독성이 좋다. 재미가 있으면서, ‘우리가 정말 잘 살고 있을까?’ 자문하게 된다. 부조리한 시대의 단면을 꿰뚫는 힘이 있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작가의 삶과, 취재력으로 대중소설의 외피를 입히는 데 능하다. 오랜만에 신작 장편소설 <해리>(2권·해냄 출판사)를 펴냈다.

<해리>는 민주주의 탈을 쓴 위선적인 신부와 악녀의 거짓을 다룬 보고서이자 문제작이다. 야만의 현장을 날것으로 보듯 숨 막히는 긴장감이 백미다. 30일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출간 기념회가 열린 가운데, 작가가 설명하는 <해리>. 키워드 넷으로 정리했다. 

   
▲ 공지영 작가가 신작 소설 <해리>로 돌아왔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공지영 작가가 5년 만에 장편을 냈다. 신작 <해리>다. 위선의 악을 벗겨내는 문제작 <해리>는 “의외로 악들이 단조롭다면, 오직 창조하고 다양한 것은 오히려 선한 거더라”라는 작가의 예술관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집필 과정은 몇 해 전 한 소설을 구상하다가, 우연히 맞닥뜨리게 된 어떤 사건에 영향을 받으면서다. 오래 취재했고, 여러 실화들을 수집했다. 그 실화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허구로 재창조한 것이 <해리>라고, 작가는 말했다. 다만, 9년 여간 320여명이 사망했음에도 대구대교구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던 ‘대구 희망원 사건’의 경우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다뤘다고 부연했다.

본격 이야기에 앞서, 작가는 어릴 때 좋아했던 책의 한 구절을 이야기 하고 싶다고 했다. 그 책은 대학교 때 좋아했던 책으로, 작가가 습작 시절 열심히 줄 쳐서 읽어 내려간 헝가리 문학가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이다. 

“밤하늘의 별을 보고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가.”

전체 이야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밤하늘의 별을 보고 갈 수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구절만큼은 강렬히 뇌리에 남는다고 했다. 이를 작가에 대입하면, 작가에게는 시대의 핵심을 읽어야 하는 사명이 있고, 그 위에 작가가 가진 고유의 예술적 삶을 입히는 외피의 과정이 뒤따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마치 아놀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처럼, 하고 작가는 비유했다. 

   
▲ 소설가 공지영의 신작 <해리> 표지 캡처ⓒ시사오늘

1.  악
한층 진화된 신종 ‘악’의 발견

그 관점에서 소설 <해리>는 어떤 악녀에 관한 보고서이다. 책 <해리>에서는 ‘해리’라는 악녀와 진보 성향의 정치 활동으로 많은 이들에게 존경을 받아왔지만, 실상은 성 범죄자이자, 비리로 얼룩진 가톨릭 신부가 등장한다. 또 이들과 장애인 수용 시설인 가톨릭 무진 교구 소망원의 비극적 연결고리까지…. 선함을 가장한 ‘악’, 그래서 혼란을 가중하는, 악에 관해 다뤘다.

“제가 악이라는 것에 시선을 집중하게 된 이유는 민주주의가 후퇴했던 ‘이명박근혜 9년’간 목격한 ‘악’들이 그 이전에 있었던 단순함과는 굉장히 달라진 것을 감지하면서였습니다. 예컨대 진보나 민주주의 탈을 쓰는 것이 곧 돈이 되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은 사기꾼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또 앞으로 몇 십년간의 악은 그런 민주주의 탈을 쓰고 엄청난 위선을 행하는 무리일 것임을 작가로서 감지했고, 이 소설로 형상화했습니다. 소설로 보면, 우리가 쉽게 선이라 믿었던 사제직, 장애인 봉사자, 기자, 그리고 수많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위선을 행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돈을 긁어모으는 위선들이 등장합니다. 이런 것들이 소위 막말을 하는 극우적 정치인보다 우리들을 훨씬 더 혼란스럽게 한다는 문제인식을 갖고 쓰게 됐습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단 한사람 동의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야만의 현장을 날 것으로 보듯, 침묵의 카르텔을 저격한다. 또한 궁극적으로 거대한 악의 세력 앞에서 희망이란 진정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고, 희망을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깨어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2. 거짓말
왜 ‘해리’인가?

작가의 기존 소설에 등장하는 악은 나름의 일리가 있는 ‘악’이었다. 그러나 <해리>에서의 ‘악’은 다르다. 그리고 작가는 이 악을 극한으로 모는 실험을 했다. 예전 <도가니>가 악과의 싸움에 대한 과정을 다뤘다면, <해리>에서는 약자들을 괴롭히는 당사자들의 거짓말을 탐구하는 과정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악한들을 극한으로 밀어붙였습니다. 그러자 이 악한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은 끝없는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을 처음엔 거짓말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마치 수많은 인격들이 튀어나오는 해리성 인격 장애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보편적으로 내재된 정신병적인 그러한 잔상들을 제목으로 차용하게 됐습니다.”

   
▲ 공지영 작가는 <해리>를 통해 악의 끊임없는 거짓말을 다뤘다.ⓒ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3. 실험
<도가니>의 무진을 <해리>로 옮겨왔다

작가는 <도가니>와 <해리>의 세계를 잇는 몇 가지 실험을 해보았다. <도가니>의 배경인‘무진’이라는 도시를 <해리>에서도 불러들인 점, <도가니>의 여주인공 서유진이 <해리>에서 주조연으로 등장한다거나, 역으로 <도가니>의 주조연이었던 경찰이 이번엔 단역으로 출연하는 것 등이다. <도가니>의 등장인물이 <해리>의 세계로 옮겨오면서 나이도 변모를 겪었다. <도가니>에서 30대 후반이었던 서유진은 <해리>에서는 40대 초반으로 넘어오는 점도 재미요소다. 

4. SNS

작가의 또 하나의 실험은 ‘페이스북’ 형태를 삽화로 넣은 점이다. 소설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주요 테마로 쓰였다. 위선과 사기의 도구로 SNS가 활용되는 세상을 꼬집기 위해 작가는 삽화도 대표 SNS ‘페이스북’형태를 취했다. 

# 그 밖의 작가의 말.

- ‘이재명-은수미 조폭연루설 의혹’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 뒤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영화 아수라를 봤다”

- 관련 논란과 소설 <해리>의 관계성은? "그 (논란)이전에 이미 집필 끝난 것"

- (이재명-김부선 논란 등 언급이 조심스러운 이유) "하루에도 기사가 열다섯 개 이상은 쏟아지는 것 같다. 그저 제가 앞뒤 못 가리고 어리석어서, ‘벌거벗은 임금님’이 지나가면 ‘어, 벌거벗었네.’이 말을 한 것일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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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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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다리 2018-08-01 08:49:14

    공지영씨, 정치적으로 너무 병맛이네요. 소설 자체의 순수함 보다는 본 의도를 갖고있는게 너무 명확히 보이니.. 참으로 안됐습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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