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손학규 출마?…분당을 복잡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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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손학규 출마?…분당을 복잡한 셈법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3.02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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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운찬 비토론 팽배…민주당 관계자 “손학규 출마 가능성 낮다”

전국단위로 격상된 4·27 재보선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강원지사의 경우 ‘한나라당 엄기영’ VS ‘민주당 최문순’ 구도로 좁혀졌다. 김해을은 오는 5일 귀국하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야권은 민주당 후보로 거론됐던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국민참여당 이봉수 예비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수도권 풍향계인 분당을 지역이다.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골치가 아프다”고 할 정도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은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고 국민참여당은 이종웅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지만 중량감이 낮다. 여야 모두 지금까지는 안개속인 셈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강재섭 전 대표, 박계동 전 의원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정운찬’ 카드에, 친이 주류는 ‘강재섭’ 카드에, 비당권파는 ‘조윤선’ 카드에 방점을 찍고 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은 사분오열됐다. 당초 정운찬 카드에 가장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던 홍준표 최고위원은 2일에도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주장한 이익공유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표면상으로는 정책에 대한 비판이지만 속내는 정운찬 카드에 대한 비토론이다.
 
홍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익공유제와 관련, “사회주의 하의 배급제와 비슷하다”며 평가절하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중소기업 간 납품단가에 대합 협의권이다. 당내 서민특위에서 법안을 제출해 지금 심의 중”이라며 정 위원장에게 쓴 소리를 던졌다.

이 같은 홍 최고위원의 정운찬 비토론은 중도성향의 정 위원장과 정치적 포지션이 겹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홍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강재섭 카드와 관련, “강재섭 전 대표는 5공 인물이다. 그 공천은 과거로의 회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친이 주류가 밀고 있는 강재섭 카드를 강하게 비판하며 구태정치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왼쪽)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분당을 지역은 일단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귀국한 다음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가 출마 쪽으로 가닥을 경우 당내 제3인물 수혈론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된다. 엄기영(강원)-김태호(김해)에 이어 정운찬 대안론이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김 전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하면 사실상 정운찬 카드도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친이 주류에서 밀고 있는 강재섭 카드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분당을 보궐선거를 앞둔 민주당 등 야권은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결국 손학규 카드까지 거론됐다. 쇄신연대 소속 문학진 민주당 의원은 “손학규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압박했다. 당초 손학규 흔들기라고 반발했던 범손학규계 일부도 손 대표 출마에 대한 의견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손 대표 측근인 차영 대변인은 “현재 출마 계획은 전혀 없다”며 손학규 출마설을 일축했고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손 대표 역시 출마설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 대표는 4월 재보선에서 전체 판세를 지휘해야하는 자리가 아니냐”며 “손 대표가 한 지역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분당을에 출마하는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 가능성은 낮다. 손 대표가 분당을 지역에 출마했다가 낙선되면 사실상 2012년 대선은 물론, 자신의 정치적 생명도 위태롭다는 점에서 그렇다. 손 대표는 이미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과 2008년 18대 총선에서 떨어진 전력이 있다.
 
게다가 신흥 부촌인 분당을 지역은 보수계층이 강력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손 대표가 범야권단일후보로 나선다고 하더라도 당선 자체가 쉽지 않다. 손학규 카드의 실패가 현실화되면 민주당은 조기전대론으로 인한 각 계파간 권력투쟁이 심화된다. 2012년 총대선을 앞두고 계파간 갈등의 재점화는 야권 공멸의 길이다. 4월 재보선에 손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강남을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는 정운찬 위원장과 정치 1번지 종로지역을 노리는 손학규 대표, 그들의 행보에 국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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