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업계 매출 1위 교촌치킨이 올 여름 들어 곤욕을 치르는 모양새다. 발암물질 포장지 논란에 이어 꼼수 가격인상에 대한 지적까지 제기된 것이다.
2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치킨프랜차이즈 업계는 치킨값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점을 악용해 우회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원재료인 닭고기 가격이 최근 5년 간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신메뉴, 세트메뉴 출시로 꼼수 인상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닭고기 연평균 시세는 2013~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 등 여파로 전년 대비 4.5% 상승했지만 올해 다시 13.9% 하락세로 돌아섰다.
교촌치킨은 이 과정에서 2017년 교촌 라이스라는 새로운 메뉴를 출시했는데, 이는 단일품목이 아니라 웨지감자를 포함한 세트메뉴로만 판매됐다. 웨지감자를 제외하고 치킨 자체 가격을 1000원 가량 올린 셈이라는 게 물가감시센터의 분석이다.
이 같은 꼼수 인상으로 교촌치킨은 최근 5년 평균 매출액 증가율 17.7%를 기록, 이 부문에서 bhc(26.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교촌치킨 외에도 BBQ치킨, bhc 등은 최근 3년 간 기존 오리지널 후라이드 치킨 메뉴 대비 약 7~22% 인상된 가격에 신메뉴들을 연이어 출시, 막대한 영업이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감시센터 측은 "닭고기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임에도 치킨프랜차이즈들이 가격을 내리기는커녕 우회적으로 가격인상을 꾀했다"며 "앞으로 이 같은 부당 인상이 이뤄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물가감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전반의 치부를 드러낸 것이지만, 업계에서는 특히 교촌치킨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교촌치킨 포장박스 내부종이에서 발암물질인 형광증백제가 검출돼 이를 회수 조치했다고 밝혔다. 형광증백제는 피부염, 암 발병을 초래하고 간과 신장을 손상시키는 인체 유해물질로 분류된다.
해당 내부종이는 교촌치킨의 한 협력사가 제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사로 갈 펄프지 일부가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측은 "문제가 된 내부 속지는 일반적으로 잘 사용되지 않는 반마리 판매용 박스로 사용 비중은 미미하다"며 "전량회수 폐기했으며 품질관리체계를 보다 강화하는 조치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식품업 특성상 소비자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에 교촌치킨이 배달비 2000원 부과를 업계 최초로 공식화하면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는데, 이후 설상가상으로 악재에 계속 직면하고 있다"며 "금이 간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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